"최근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인 당근칼이 폭력성을 조장하고 상처를 입힌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주장을 비웃고 있지만 게임업계 종사자로서는 남의 일 같지가 않아 쓴웃음만 나오네요.”

최근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인터뷰 중 당근칼 이슈와 관련해 이 같이 말했다. 당근칼은 단검 형태의 플라스틱 장난감으로 최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당근칼이 폭력성을 조장하고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에 동조해 개별학교나 지역 교육청 등이 소지 금지령까지 발표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업종이 달라 따로 변호할 생각은 없지만 도대체 당근칼의 어디에서 그렇게 끔직한 모습을 봤는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이어 “당근칼에 대한 비판이 게임이 범죄를 유발하며 청소년의 신체와 정신에 악영향을 미치고, 비만을 유발하며, 중독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과 비슷해 보인다”고 부연했다.

실제 게임은 현재 당근칼이 받고 있는 지적들을 십 수년 넘게 받고 있다. 당장 올해만 하더라도 검찰이 신림동 흉기 난동 원인 중 하나로 온라인 게임을 언급했다가 큰 비판을 받았다. 또한 FPS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지적하는 말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지속되자 강력범죄나 사건사고 날 때 자사 게임이 엮이지 않을까 몸을 바짝 움츠리고 있다.

물론 게임에 대한 지적과 당근칼에 대한 지적을 완전히 같은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다른 게임과 당근칼이 비슷한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그냥 아동문제나 사람들의 불안감을 부추길 때 아무거나 가져다 쓰는 것 같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은 만만해 더 잦게 지적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

칼 모양 장난감이라는 것이 아예 없었다면 이해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근칼 이전에는 장검 형태의 플라스틱 칼을 가지고 놀았다. 여기에 칼 보다 더 위험한 총 모양의 장난감도 수 없이 많았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고추묘목으로 칼 싸움을 하기도 했는데 이건 진짜로 다치기도 했다. 이제 와서 장난감 칼을 비판하는 것은 이해하기 쉽지 않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게임의 정의를 어떻게 내리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온라인 디지털 게임을 기준으로 해도 20년 역사를 훌쩍 넘는다. 그 동안 게임을 즐겼던 수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사회인이 됐다. 게임이 아예 없던 것도 아니고 그 동안 수 많은 사람들이 잘 즐겼는데 걸핏하면 게임이 안 좋은 것을 유발한다는 것을 그만 좀 보고 싶다.

향후에 당근칼 같은 이슈가 다시 터졌을 때 “남의 일 같지가 않다”가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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