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하는 게임마다 매번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모르겠다."

최근 MMORPG 마니아 친구로부터 푸념을 들었다. 과거 '검은사막',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등을 즐겼던 이 친구는 몇 달 전부터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플레이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본인이 플레이하는 작품마다 게임업체 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유출하는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3일 '오딘'의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내부 직원으로 의심되는 유저가 사전에 취득한 게임 정보를 유출했다는 제보와 의혹이 있었다"며 "조사 결과 해당 유저를 카카오게임즈의 직원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게임즈에 따르면, 해당 직원은 인게임 상위 길드 소속으로 단체 경쟁에 참여한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길드 내 일부 인원에게 본인이 카카오게임즈 직원임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업데이트 정보를 활용해 아이템을 사전 구매하며 이익을 얻었고, 일부 점검에 대한 게시/완료 시점을 길드 내 소수 인원에게 공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번 사태로 인해 실망감을 느꼈을 플레이어들에게 깊이 사과하고, 관련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향후 ▲서비스 담당자의 길드, 커뮤니티 활동 제한 ▲기획서 및 주요 정보에 대한 접근 인원 최소화 ▲주기적인 서비스 윤리 교육 강화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플레이어들과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업체 직원의 권한 남용 사건은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2017년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에서는 QA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미공개 업데이트 정보를 사사로이 유출한 것이 드러난 바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넥슨의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에서 게임업체 직원이 운영자 권한을 이용해 아이템을 무단으로 생성하며 당시 현금가치로 약 53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2021년에는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에서 업데이트 정보 유출 사건이 발생했으며, 지난 2022년에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에서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쯤 되면 게임업체 직원의 일탈은 연례 행사 수준으로 일어나고 있다.

게임업체 직원의 권한 남용이 이어질수록 게임업계는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특히 경쟁 콘텐츠가 주류인 한국 MMORPG는 공정성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 직원의 비위로 특정 인원이 정보를 주도하는 사태가 거듭 발생할 경우 게임을 계속 플레이할 의욕이 꺾인다.

문제는 게임업체가 개별 직원의 일탈 행위를 일일이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반복되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원 개인의 직업 윤리 의식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게임업체에서도 이를 위한 윤리 교육 강화 및 재발 방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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