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충들이 게임 좀 한다고 금메달을 받고 군대에 안 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이 군 면제를 받게 된 것과 관련해 일부 커뮤니티에서 나온 말이다. 이들은 가수와 연예인 한류스타 등을 언급하며 이들도 군대에 간다고 지적했다.

극히 일부의 소수의견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e스포츠, 더 나아가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떠한지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남성 청년들에게 있어 군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는 잘 알고 있다. 또한 신체적으로 문제가 없는 남성이 군 면제를 받게 될 때 부러움을 사고, 불법적으로 이를 회피하면 지탄받는 점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국가대표 선수들의 활약과 e스포츠의 가치가 훼손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의 경우 개최국인 중국에서 자국의 승리를 위해 갖가지 꼼수를 부렸던 상황이다.

이러한 역경을 넘은 국가대표 e스포츠 선수들이 질시의 대상이 아닌 부러움의 대상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이번 e스포츠 선수들의 금메달 획득을 계기로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한 층 개선되길 희망한다.

수 년 전만 하더라도 뉴스에서 게임을 하면 뇌 손상이 온다거나, 강력범죄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일이 잦았다. 당장 지난 8월만 하더라도 검찰이 신림동 칼부림 사건의 원인 중 하나로 게임 중독을 꼽았다. 일반 가정에서도 게임을 하면 공부 안하고 게임만 해서 뭐가 되겠냐, 아직도 나이가 몇인데 게임을 하냐 등의 말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e스포츠 국대 선수들의 활약은 게임을 정말 잘 하면 십 수억원의 연봉을 받고 금메달 리스트도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게임을 많이 한다고 누구나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업계에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국제 스포츠 대회 정식종목으로 첫 데뷔한 e스포츠가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스포츠의 경우 고령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지만 e스포츠는 젊은 유저층을 대상으로 인기를 확산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다른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치러질 때 국대 선수들의 병역문제가 논란이 되는 것이 아닌, 순수한 찬사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길 바란다. 또한 정부에서는 주요 종목으로 부각된 e스포츠를 육성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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