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떠나는 남궁훈 전 대표의 행보…사회에 기여하는 길 걷기를

유럽이나 미국 등 서양에서는 자수성가한 기업인들이 존경 받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단지 그들이 돈을 많이 벌었다는 것에 있지 않고 그들이 어렵게 이룬 부를 사회와 이웃들을 위해 나눠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로 거론되는 이가 바로 노벨이다. 그는 19세기 다이너마이트로 엄청난 돈을 벌었지만 그 다이너마이트가 전쟁 무기로 사용되면서 비난을 받았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헌납하며 인류를 위해 공헌한 사람들을 선발해 상을 주도록 했다. 그 노벨상이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인문, 과학 분야 최고의 상이 된 것이다. 

이러한 서양 기업인들은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많큼 많다. 우리가 쉽게 기억하는 인물만 해도 적지 않겠지만 대표적인 인물이 철강왕 카네기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는 한 때 세계 최고의 부자로 등극하기도 했다. 수많은 부자들이 죽을 때까지 돈을 벌기 위해 현업에서 물러나지 않지만 그는 최정상에 올라섰을 때 과감히 그 자리를 내려놓고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통해 번 돈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다름 아닌 자선과 교육사업이었다. 

우리나라는 아쉽게도 부자들이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이 매우 드물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발생했을 때 속죄하듯 얼마얼마를 기부해 자선단체를 만들겠다는 선언을 해도 막상 구체적인 행보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런 점에 비춰 볼 때 최근 카카오에서 물러나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후학들을 가르치겠다고 나선 남궁훈 대표가 관심을 사고 있다.

물론 그를 카네기나 빌 게이츠 같은 글로벌 리더들과 같은 선 상에 놓고 말하는 것은 크게 오버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많은 경제인들이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 더 큰 돈을 벌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도 작지만 용기 있는 인물들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해 그를 거론하게 된 것이다.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는 약 97억원의 보수를 받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게 또 다른 재산이 얼마나 있는 지는 알 수 없지만 그동안 여러 업체의 대표를 거치며 적지 않은 재산을 모았을 것으로 추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완전한 은퇴가 아닌 새로운 도전을 위해 잠시 준비의 시간을 갖겠다고도 했다. 그는 “50세가 넘으면 열정이 식을 줄 알았고, 카카오를 마지막으로 은퇴의 삶을 생각했었는데 다시 열리는 새로운 시대는 나를 도전하고 싶은 의욕으로 채워줬다”고 말했다.

그가 새로운 도전을 통해 크게 성공한다면 마지막으로 하게 될 일은 아마도 후학들을 가르치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게임 1세대 중에는 남궁 훈 말고도 김범수, 김택진, 방준혁, 권혁빈 등 자신이 창업한 기업을 국내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아직 현역이고 할 일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언젠가 자신들이 어렵게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고 존경 받는 기업인으로 남게 된다면 우리에게 두고 두고 큰 힘이 될 것이다.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의 행보를 지켜 보면서 또 다른 게임인들이 우리 사회에 크게 기여해서 존경받는 인물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병억 더게임스데일리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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