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ㆍ액토즈 윈윈 대타협 성공…미래 위해 힘차게 도약하길

20여년 전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은 한 마디로 미 개척지였고 현지 업체들은 거의 없다 시피 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를 넘어 중국에 진출해 성공신화를 탄생시킨 작품들이 속속 등장했는데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2'도 그 중 하나였다. 

이 작품 외에도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나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 같은 작품들이 속속 중국에 진출해 온라인게임 시장을 급성장시키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이들 작품은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며 개발업체들에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중국에 진출한 '미르의 전설2'는 엄청난 인기를 끌며 최고의 게임으로 우뚝 서게 됐다.  당시 동시 접속자 80만명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서비스 및 IP 활용 등의 갈등이 번지면서 위메이드와 액토즈소프트, 그리고 중국 퍼블리셔인 샨다 간의 분쟁이 시작됐다.

원래 위메이드는 액토즈소프트에 소속됐던 개발팀이 독립해 설립한 회사였다. 이러한 동반관계에 변화가 생긴 것은 중국 샨다가 액토즈소프트의 지분을 인수하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서다. 마치 부모와 자식 같은 관계에서 남남으로 돌아서게 된 것이다. 이후에는 아예 원수처럼 서로를 비방하면서 저작권을 놓고 다투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그런데 최근 20여년 간 지속돼 온 치열한 저작권 갈등이 극적으로 타결 됐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 뉴스는 마치 수십년 묵은 체증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듯한 후련함을 느끼게 해 주었다. 비록 지금은 한국 업체와 중국 업체로 정체성이 달라졌지만 한 배를 탔던 두 기업이 서로 원수처럼 으르렁 대는 것은 업계 전체를 봐서도 매우 좋지 않은 모양새였다. 서로의 이익이 걸려 있는 만큼 타협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제는 타협이 불가능 할 것이라고 포기하고 있을 때 전격적으로 대타협이 이뤄졌다는 소식이 나온 것이다. 게임업계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은 서로 이익을 놓고 다투기 보다는 힘을 합쳐 역경을 헤쳐 나가야 할 때이기 때문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서 '미르의 전설2·3' 에 대한 중국(홍콩 마카오 대만 제외) 내 사업권을 액토즈소프트에 모두 넘기는 데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또 '미르' IP 게임 및 IP 관련 개발권, 운영권, 개편권, 수권 권리 및 단속권 등도 액토즈소프트가 관리토록 했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매년 1000억원씩 총 5000억원의 로열티를 지불하는 조건이다. 

지금 글로벌 게임시장은 치열한 경쟁과 변화로 소용돌이 치고 있다. 20여년이나 묶은 저작권 문제에 매달려 기력을 낭비하기에는 너무 절박한 상황이다. 발목을 잡고 있는 족쇄를 부수고 앞으로 나가야 할 때인 것이다. 저작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양사 모두에게 마이너스였다. 이제 그 족쇄가 사라진 만큼 모든 힘을 경쟁력을 높이는 데 쏟아야 할 것이다.

위메이드의 경우 최근 선보인 신작게임 '나이트 크로우'가 시장에서 좋을 반응을 얻으며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그동안 '미르의 전설'을 뛰어넘을 만한 후속작이 없어서 전전긍긍해 왔지만 이제는 또 다른 성공작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또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을 게임과 연계시켜 만들어 낸 위믹스의 생태계도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불안한 면이 적지 않지만 시장의 반응을 보면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액토즈소프트 역시 오랜 기간 발목을 잡아왔던 '미르의 전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한 만큼 중국 시장에서 한 단계 더 크게 도약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번 저작권 문제 타결로 인해 두 기업은 모두 윈윈할 수 있었다. 이제는 과거의 묵은 먼지들을 털어버리고 앞으로 나갈 일 만 남은 것이다. 저작권 협상에서 새로운 모범 사례를 남기게 된 두 기업이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업체로 자리잡아 가기를 응원한다.   

[김병억 더게임스데일리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