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많은데 게임 문화라는 건 다소 생소하고 낯설다는 말을 자주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그 과정은 있는데, 이로인해 파생되는 삶의 모습과 행태들은 이내 곧 조각되고 지워져 버리기 때문이다.

게임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부여받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겠다. 실례로 최근 정부는 수출시장이 위축되자 게임을 비롯한 30개 수출품목에 대한 '상황 점검회의'를 갖기로 한 것이 그것이다. 여기엔 주요 수출 품목들이 대거 망라돼 있는데 게임이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게임은 60여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경쟁 장르인 영화나 음악에 비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성장 속도는 가히 초고속급으로 달려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포장은 뒤로한 채 길만 열어 왔다. 예컨대 게임의 문화 사회적인 가치 평가를 제대로 해 왔어야 하는 데 이를 게을리 해 온 것이다. 폭력과 과몰입, 사행성 등 게임의 태생적인 문제점만 재생산 됐고 사회에 그런 것들만 그대로 투영됐을 뿐이다. 

최근 논란을 빚고 있는 암호화폐 '위믹스' 에 대한 가시돋친 주장들도 실은 실체조차 없는 한쪽의 일방적인 목소리에 기인한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이를 다소 과장되게 표현하면 엉뚱한 말이라도 게임계의 사건이니까 국민들이 그대로 귀를 기울여 줄 것이란 아주 편협한 사고에서 기인한 것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안타까운 일들은 한 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른 바 진 경준 뇌물 혐의로 기소된 고(故) 김 정주 회장(넥슨 창업주)에 대한 무죄 평결도 앞서 언급된 '위믹스' 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건도 결과적으로 보면 게임계의 마녀사냥과 같은 것이었다. 본지는 당시 검찰의 김 회장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펴며 김 회장의 무죄를 주장했는데 재판부도 이를 그대로 인정했다.

게임 문화가 없으면 산업이 바로설 수 없다. 마치 사상 누각과 같다 할 것이다. 제도권으로부터 제대로된 대우를 받을 수도 없다. 그런데 게임계는 이를 그냥 간과해 온 것이다.

사회와의 나눔이라는 이름 아래 수백억원의 자금을 기부하고 조성하면서도, 게임 문화를 위한 기금 조성엔 아주 인색하다.  해당 기금이 있으면서도 전시용처럼 쓰지 않는다. 

본지는 그간 '게임의 날' 제정이 시급하다며 업계와 각계의 도움을 절실히 요청해 왔다. 하지만 반응은 한마디로 뜨뜻미지근하다. 나만 존재할 뿐 우리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풍토 아래서는 문화 융성이란 꽃이 피워 오를 수 없다. 그러니 제도권에서 얕잡아보고 맘대로 휘젓고 있는 것이다. 

게임산업이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서라면 무엇보다 게임 문화 및 문화 기반 조성이 절실하다 하겠다.

주변에선 산업은 어느정도 궤도를 찾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흩날리고 있는 게임문화란 유리 그릇이다.  그렇다보니 게임계 마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하류 수준을 맴돌고 있는 게임문화를 그대로 두고 만 본다면 그건 방치이자 게임계의 수치이다.

조각을 짜맞추고 키워야 한다. 그래야 게임계에 힘이 생긴다. 이를테면 게임 문화를 융성케 하려는 업계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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