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의 대작 오픈월드 게임 '젤다의 전설: 티어스 오브 더 킹덤'이 지난 12일 출시됐다. 이 작품은 흥행작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의 후속작이며, 올해 최고의 오픈월드 기대작으로 꼽힌 게임이다.

신작 젤다의 전설은 출시 첫 날부터 오프라인 콘솔 매장을 뜨겁게 달구며 오픈런과 매진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비평 사이트에서도 이번 작품에 높은 점수를 매기는 것을 주저하지 않으며, 13일 메타크리틱 기준 9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 중이다.

전작도 마찬가지지만 이 작품은 뛰어난 그래픽을 갖추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닌텐도 스위치'의 저열한 사양에 맞추기 위해 텍스처를 뭉개버렸고 표현을 최대한 자제했다. 파스텔 톤의 색채와 카툰 렌더링 그래픽으로 게임 전체에서 찰흙과 같은 느낌을 주는 수준이다. 전작과 비슷한 시기에 플레이스테이션에서는 '호라이즌 제로 던'이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더 싸구려 그래픽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작품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드넓은 오픈월드와 자유도, 상호작용, 그리고 창의성이다. 전작의 경우, 생각한대로 이뤄지는 뛰어난 상호작용으로 전세계의 찬사를 받았다. 불이 초목을 태워 번지는 것 뿐만 아니라 상승기류가 형성되는 것, 물과 금속에 전류가 흐르는 것 등을 활용해 온갖 기상천외하고 다양한 플레이를 제공한다. 또한 물을 얼리는 '아이스 메이커', 자력으로 금속을 조종하는 '마그넷 캐치', 대상의 시간을 멈추는 '타임 록' 등은 사고의 폭을 더욱 넓혀준다.

신작 또한 다양한 기능이 추가됐다. 새로운 능력은 무기와 방패에 다양한 오브젝트를 결합할 수 있는 '스크래빌드', 오브젝트와 오브젝트를 결합해 기존에 없던 특이한 물건을 만드는 '울트라 핸드', 오브젝트의 움직임을 되돌리는 '리버레코' 등 활용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녔다. 벌써부터 이를 활용한 다채로운 게임 플레이가 등장하고 있으며, 게임 플레이 시간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게임 속 배경인 넓은 하이랄 대륙을 어디로나 이동할 수 있다는 것도 게임을 즐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벽 타기와 패러세일을 통해 말 그대로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으며, 어느 지역이든 풍부한 콘텐츠를 지니고 있다. 콘텐츠로 가득한 넓은 오픈월드 맵은 앞서 설명한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와 결합해, 비선형적 구조의 게임 진행 및 모험과 탐험의 재미를 극도로 높여준다.

최근 글로벌 게임업계는 '오픈월드' 열풍이다. 게임 제작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며 넓은 맵에서의 게임 플레이, 그리고 인물 및 오브젝트와의 상호작용으로 게임 속 세계를 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작품들이 다수 출시되고 있다. 이 장르 특유의 개방적인 게임 플레이는 잘 만든 작품일 경우 그 어떤 게임보다 뛰어난 몰입감을 주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넓기만 한 실속 없는 맵, 목표가 없는 플레이로 지루함만 준다.

한국 게임 가운데에도 '오픈월드'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나온 작품들은 많았다. 하지만 이들 모두 쓸데없이 맵만 넓게 만들고 자유도가 없는 선형적 게임 플레이를 갖춰, 이동거리만 길고 하는 것은 이전과 똑같은 경험을 제공했다. 혹평은 당연한 결과였다.

덕분에 한국 게이머들의 머릿 속에는 몇 년 전부터 늘 같은 의문이 떠오른다. "한국에서는 '젤다' 같은 게임을 못 만드는 걸까?" 한국 게임의 그래픽 퀄리티 및 연출, 게임 제작 기술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다. 분명 세계 무대에서도 밀리는 것이 아닐 텐데 말이다.

한국 게임업체들은 여전히 도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쓰론 앤 리버티', 펄어비스의 '붉은사막', 카카오게임즈의 '아키에이지2' 등 많은 자원과 노력이 투입된 작품들이 내년까지 꾸준히 출시된다. 이 중 작품성으로 호평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이 몇이나 될 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도전하는 자세는 높게 사줄 만 하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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