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한 PC방에서 칼부림이 났는데 다행히 사망자가 나오지 않아서 게임업계를 탓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인터뷰 중 이 같은 말을 꺼냈다. 앞서 서울 강남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이 자신을 기분 나쁘게 했다고 20대 남성이 칼을 휘두른 사건을 거론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때 게임업계가 억울하게 뭇매를 맞은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고 부연했다.

당시 해당 사건이 발생했을 때 국정감사에서 한 국회의원이 게임과몰입 때문에 살인이 발생한 것이라며 말해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를 꺾었다. 또한 국민 청원에서 게임과몰입에 대해 정부가 규제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글이 잦게 게재되며 애꿎은 게임업계가 숨을 죽여야 했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는 거라 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게임업계가 얼마나 이런 일에 많이 시달렸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그간 각종 강력 및 경범죄는 물론 미성년자의 비만, 자녀의 성적감소 등 무슨 문제만 생기면 다 게임 때문이라는 기적의 논리가 펼쳐져 왔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뿐만이 아닌데 미국에서도 총기사고가 발생했을 때 게임을 문제로 삼는 발언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수출 효자 산업,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디지털 시대 새로운 예술, 국민 취미 등 게임을 높게 평가하는 다양한 수식어가 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무조건적으로 게임을 비판하려는 시각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업계가 무조건 옳고 바르다는 것은 아니다. 또한 모든 작품이 문제의 소지 없이 예술적이라는 것도 아니다. 게임업계가 잘못한 일이 있다면 이에 대해 지적 받는 일이 당연하다. 하지만 적어도 아무 상관 없는 일에 게임업계가 비판 받는 일은 부당하다고 본다.

이러한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의식 전환도 필요하겠지만 정부의 노력도 더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왕 게임을 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인정한 만큼 적극적인 육성책과 시상을 통해 사회적 인식을 높여줬으면 한다.

아울러 빈번히 언급되는 게임과몰입 질병코드 등재에 대해서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정적으로 밝혀 줬으며 한다. 벌써 몇 년째 업계의 불안 요소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 요소들이 해결됐을 때 국내 게임산업 성장에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2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의 74.4%의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의 74.4%나 즐기는 만큼 선인도 악인도 게임 유저라는 것이다. 이 중 극히 일부의 사람들이 펼친 사건을 무조건 게임탓으로 몰지 않기를 바란다.

마땅히 그런 일이 없어야 하겠지만 혹시라도 게임관련 시설에서 또 어떠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괜히 게임업계가 마음을 졸이기 보다는, 진심으로 함께 위로해 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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