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된 투자정보 없이 사고 팔아…거품도 곤란하지만 실적 반한 저가 주식도 문제

올들어 게임 주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시라는 곳이 원래 냉 온탕을 오가는 데라곤 하지만, 요즘처럼 요동을 친다면 증시 개미들의 눈과 귀는 중심을 잃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결국 작은 희망의 불빛을 찾는다는 심정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추천 종목을 내다보긴 하지만, 이마저도 미덥지 않다는 게 솔직한 심정일 터이다.

게임 주의 경우 특히 그렇다. 정통한 애널리스트를 찾기가 쉽지 않고, 단순히 실적만 보고 달려 들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확한 투자 기준 등 그에 상응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곳을 찾아 나서 보긴 하지만 이마저도 마땅치 않다는 반응이다. 결국 증시 개미들 스스로 열심히 관련 정보를 찾아나서는 등 공부를 할 수 밖에 없는데, 게임주의 경우 그 조차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증권사를 포함한 기관들이 하나같이 시장 전망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으는 주식이 게임주다.

실적과 관계 없이 상승세를 주도하는 게임주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게임주가 적지 않고, 나름 포트 폴리오를 구성하고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는 기업의 주가는 저 평가되고 있다. 반면, 한 작품만으로 고공 행진을 지속하는 게임주도 있다. 기계적인 데이터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등락 폭이 워낙 크다보니 그럴 수도 있다 하겠다.

그러나 시장 전조 현상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있다 보면 의외의 결과를 거두기도 한다.

1983년 미국에서 터져 나온 아타리 쇼크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예컨대 이처럼 잘 나갈 수 없다고 하는 아타리라는 세계 최대 게임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워너 커뮤니케이션의 주가가 하루 아침에 곤두박질 친 것이다. 더군다나 이 회사의 주가는 조짐이 나타나기 이전까진 아무도 예상치 못했다. 증권사 일각에선 30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대한다는 전망치까지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들여다 보니 그 해답이 나왔다. 매출은 거의 두배 가까이 성장했으나 영업 이익은 반토막이 아니라 거의 제로 수준에 가까웠다. 내용물도 없는 외형만 키워온 것이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기 무섭게 뉴욕 증시는 대 폭락했다. 게임관련 주들이 동반 폭락했고, 이로 인해 수백개에 달하는 기업들이 한 순간에 빈털터리가 됐다.

하지만 이와 달리 예상치도 않게 저평가되는 사례 또한 상당하다. 말 그대로 실적도 좋고 작품성과 작품 출시 일정도 무난한데 이유도 없이 주가가 떨어지고 있는 경우다. 최근 주요 게임업체들의 게임주들이 대부분 여기에 속한다.

이에 대해 증권가 안팎에선 공매도자들에 의해 게임주들이 멍들고 있다고 일갈한다. 증시 자체가 좋지 않을 땐 이같은 공매도자들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 실제로 게임주의 경우 변변한 청지기들이 없는 데다, 상당히 보수적인 정보만 시장에 뿌려지기 때문에 이들 공매도자들의 농간에 의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솔직히 증시 개미들의 어처구니 없는 반응은 중국발 판호 소식에 따른 호응도다. 이를테면 판호를 받았다고 하는 주식에 대해 크게 고무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반응에 대해 정확히 말하면 틀렸다고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맞다고도 할 수 없다.

판호를 받아놓고도 1년 내내 현지에 작품을 내놓지 못하는 기업이 있는 가 하면 현지에 작품 서비스에 나서긴 했지만 흥행에선 대 참패를 기록한 사례의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 과거처럼 중국 게임시장이 황금 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점이다. 곳곳에 규제 폭탄이 깔려 있으며, 한국 게임에 대한 동경심도 사라지고 있다.

게임주가 제도권에 편입된지 거의 20년째를 맞고 있다. 그렇다면 적어도 널뛰기는 아니어도 제대로 평가된 몸값이 형성돼야 옳다. 그런데 최근의 주가를 살펴보면 시장 침체에 따른 상대적인 저평가가 아니라 아주 밑바닥이다. 이같은 현상의 원인을 살펴보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무엇보다 게임업체 스스로 자신들의 긍정적인 정보를 제대로 포장하지 않은 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다소 다른 관점의 얘기지만 정통한 게임 애널리스트들을 양성하고 지원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야 시장이 살고 산업이 제대로 설 수 있다.

그러나 게임주들을 바라보는 증시 개미들의 투자 방향도 과거와는 조금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예컨대 보여지는 실적도 그 것이지만 그 기업에 대한 인지도 등 신뢰도를 살펴보며 미래 가치를 내다봐야 한다는 것이다.

아타리는 1995년 아타리 쇼크를 겪은 지 12년만에 상장 절차를 밟고 기업을 공개했다. 아타리의 비디오게임 경쟁사인 일본의 닌텐도 보다 무려 10년 뒤에 기업을 상장한 것이다. 그러나 이전에 빚어진  파동여파 때문인지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한 채 지금은 프랑스 인포그램에 피 인수돼 겨우 명맥만 유지해 가고 있다. 닌텐도는 여전히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고 있는데 반해 아타리는 그렇게 무너져 내린 것이다.

애널리스트의 정확한 시장 전망과 그에 따른 주가 형성 그리고 개미들의 이성적인 판단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게임계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게임주가 제대로 형성돼야 한다. 거품도 곤란하지만 실적에 반해 너무 저평가되는 건 시장에 좋지않은 시그널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아타리 쇼크 이후 미국 게임시장은 30분의1로 축소되는 등 몇년간 암흑기로 보내야 했다.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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