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의 현주소와 미래는(상)] 지난해 첫 매출 20조원 달성, 세계 4위 규모 … 세계 시장 향해 입지 강화 '박차'

한국 게임시장은 지난해 사상 최초로 매출 20조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세계 게임 시장 가운데 미국, 중국, 일본의 뒤를 이은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며, 전체 시장 점유율의 7.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게임시장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때부터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통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의 경우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한 실내 활동의 증가로 11%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모바일 게임이 57.9%로 절반 이상의 비율을 차지했으며, 온라인 게임이 26.8%로 그 뒤를 이었다. 콘솔 게임의 경우 5%의 점유율을 거뒀다.

최근 세계 게임시장은 점차 글로벌화되고 있으며, 다양한 게임 플랫폼과 디바이스의 등장으로 언제 어디서나 다른 국가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로 인해 후발 주자들이 선진 게임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자국 게임산업의 파이를 키워 나가고 있다.

한국 역시 최근 미국과 중국, 일본 시장에 진출하며 괄목할만한 성과를 얻고 있다. 지난 2021년 국내 게임업체의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86억 7287만 달러(한화 약 11조 5100억원)다. 이 중 절반 이상인 57.2%의 수출액이 북미와 중국, 일본 시장에서 발생했다.

세계 최대 게임 시장 미국, 콘솔과 캐주얼 게임 강세 

지난 2021년 글로벌 게임 시장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8.7% 성장한 2197억 5800만 달러(한화 약 290조 8500억원)다. 이 중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미국으로, 총 484억 3100만 달러 규모다. 이는 전체 게임 시장의 무려 22%에 달하는 비율이다.

미국의 경우 콘솔 게임 시장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미국 콘솔 게임 시장은 197억 2900만 달러, 그 뒤를 모바일 게임 시장이 169억 1400만 달러로 바짝 뒤쫓고 있다. 또한 온라인 게임은 61억 4100만 달러, 아케이드 게임은 56억 46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미국에서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게임 장르는 모바일 캐주얼 게임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지난해 캐주얼 게임 시장 규모는 170억 5000만 달러(한화 약 21조 4028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미국에서의 수익 규모가 74억 3300만 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전체의 약 43%다. 쉽고 단순한 조작 방식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특성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서비스하는 '캔디 크러쉬 사가'는 출시 후 현지 애플 앱스토어 1위를 도맡아 차지하고 있으며, 드림게임즈의 '로얄 매치' 등 3매치 퍼즐 게임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최근 '로블록스' '포켓몬GO'와 같은 새로운 캐주얼 게임 강자가 등장하며 시시각각 판도가 바뀌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최근 미국 게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대작 콘솔 플랫폼 게임을 개발 중에 있다. 특히 해외에서 실적이 있는 독립 스튜디오를 해외 자회사로 편입하고, 개발 자율성을 보장하며 작품 출시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크래프톤의 '칼리스토 프로토콜', 연내 출시가 예정된 넥슨의 '더 파이널스'는 이와 같은 케이스다.

또한 국내 게임업체의 3매치 퍼즐 장르 및 캐주얼 게임에 대한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장르의 경우 큰 개발 비용이 필요하지 않고, 차기작의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이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스타트업 및 중소 게임업체들이 쉽게 발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모비릭스의 경우 200여개 이상 캐주얼 게임을 서비스하며 전체 매출 90%가 해외에서 발생했다.

모바일 게임 강국 중국, K게임 수출 활발

아시아 게임 시장은 최근 전세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시장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구매력이 높은 게임 시장이 있으며 차이니즈 타이페이와 동남아시아 역시 신흥 게임시장으로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 게임 시장과 성격도 상당히 비슷해 국내 게임업계의 주요 타깃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국 게임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한 2658억 8400만 위안(한화 약 48조 6400억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2위를 차지했다. 중국 게임시장은 코로나 팬더믹으로 인해 득보다 오히려 실이 많았는데, 불황으로 게이머들의 구매력이 급감하며 악영향을 미쳤다. 또한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위해 IT 업계 전반에 각종 규제가 가해진 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했다.

중국은 게임시장의 전체 규모에서는 미국에 뒤지지만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크다. 지난해 중국의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는 1930억 5800만 위안으로, 한화로 따지면 약 35조 3200억원이다. 한국 게임시장 전체 규모의 2배 수준에 달하는 막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이전부터 중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왔으며 성과 또한 크다. 지난 2021년 기록한 게임 수출액의 34%가 중국 시장에서 발생했으며, 이 중에서는 이미 장기 흥행에 성공한 작품들이 다수다. 크래프톤의 'PUBG: 배틀그라운드'는 막대한 중국 인기를 바탕으로 2021년 전세계 매출 1위를 달성했으며,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온라인'은 3위에 올랐다.

특히 중국 게임시장의 경우 판권(IP)의 효과가 매우 큰 편이다. 위메이드의 '미르의전설2'는 지난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현지 서비스명에서 따와 '전기류'라는 장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위메이드는 미르 IP의 신작 '미르4'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 중국 서비스를 계획 중이며 막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밖에도 웹젠의 '뮤' IP 역시 최근 리퍼블리싱 업체 밸로프를 통해 중국 판호를 획득했다. 해당 IP는 현지명 '전민기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향후 성과를 기대해볼만 하다. 이 밖에도 엠게임은 '열혈강호 온라인'의 중국 현지 흥행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대기업과 중소 게임업체를 가리지 않고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아쉬운 점은 국내 게임업체가 중국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현지 퍼블리셔와의 협력이 필수적이고, 서비스 허가인 '내자 판호'를 획득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2017년부터 이어져온 한한령으로 인해 국내 게임업체는 지난해 말까지 신작을 중국에 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다. 한중 외교의 성패가 곧바로 현지 흥행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K게임, 서브컬처 흥행 틈타 대일 수출 비중 증가

지난 2021년 일본 게임시장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226억 7200만 달러(한화 약 30조 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대체적으로 모든 플랫폼에서 게임 수요가 줄었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또한 11.5%에서 10.3%로 1% 이상 감소했다. 과거 한국 게임시장과 일본은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의 격차가 있었으나, 이제는 3% 미만의 점유율 차이로 격전을 펼치고 있다.

일본 게임시장은 온라인 게임이 제대로 발을 뻗지 못한 곳이다. 이전부터 슬롯머신을 기반으로 한 아케이드 게임 시장이 발달했으며, 90년대에는 닌텐도와 소니라는 콘솔 게임업계의 양대 산맥을 보유하며 콘솔 게임 위주로 시장을 전환했다. 이후 모바일 게임 시장의 태동기에 겅호 온라인 엔터테인먼트의 '퍼즐앤드래곤'이 게임업계에서 유례없는 대박을 치며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 주도권 전환도 빠르게 진행됐다.

국내에서는 과거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등이 일본 게임시장을 공략하며 뛰어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하지만 온라인 흥행도가 낮은 일본 게임시장 특성상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 일본 게임시장은 모바일 서브컬처 게임들의 잔치다. 타입문의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흥행을 기점으로 많은 게임업체들이 현지 서브컬처 시장을 적극 노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사이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호요버스의 '원신' 등 다양한 서브컬처 게임들이 현지 앱 마켓 상위권에 포진했다.

추세를 틈타 일본에서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던 한국 게임업체들도 서브컬처 게임으로 현지 공략에 성공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국산 게임의 일본 수출 비중은 전년 대비 6.7%p 상승한 10.5%를 차지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모바일 게임에서 선전하며 대일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넥슨의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는 최근 일본 서비스 2주년을 맞아 현지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대규모 흥행세를 기록했다. 시프트업의 '승리의 여신: 니케' 역시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일본 양대 마켓 1위를 장기간 점령하며 흥행 몰이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내 게임업체들이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한 다수의 서브컬처 게임을 선보이며 일본 게임시장 공략이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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