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너즈워'로 글로벌 기업 우뚝…연매출 1조 종합 콘텐츠 기업 포부

컴투스가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는 모바일게임 전문업체로서는 첫 도전이라 그 의미가 남 다르다 하겠다.

이 회사는 지난 1998년 창업한 1세대 모바일게임 업체로 벌써 25년의 역사를 이어 온 중견기업이다. 당시 컴투스와 비슷하거나 더 잘 나갔던 수많은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졌지만 이 회사는 아직도 살아 남았을 뿐만 아니라 올 해 연매출 1조를 달성하겠다고 당당히 선언 할 정도로 일취월장 해 왔다. 

물론 수 많은 위기가 있었고 창업자였던 박지영 전 대표가 회사를 게임빌(현 컴투스홀딩스)에 매각하면서 주인도 바뀌었다. 피처폰 게임으로 시작해 스마트폰 게임까지 꾸준히 한 길을 걸어왔다는 것 만으로도 이 회사는 한국 게임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고 할 수 있다. 

컴투스를 알기 위해선 두가지 사건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나는 2013년 게임빌에 매각된 사건이었고 두번째는 2015년 '서머너즈워: 천공의 아레나'의 글로벌 히트였다. 당시 컴투스와 게임빌은 모바일게임 시장을 주도하던 쌍두마차라 할 정도로 라이벌관계에 있었다. 

그런데 누구도 예상치 못한 빅딜이 이뤄졌고 컴투스와 게임빌 양사 모두 긍정보다는 부정적인 여론에 시달려야 했다. 컴투스의 경우 잘 나가고 있던 회사를 왜 팔았냐 하는 것이었고, 게임빌의 경우는 같은 서비스를 하는 기업을 인수해서 이중으로 경영부담을 키울 필요가 뭐냐는 것이었다. 

이러한 우려는 2년 뒤 '서머너즈워'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로 뒤 바뀌었다. 2014년 국내에 먼저 론칭됐던 '서머너즈워'는 다음 해 글로벌 시장에 서비스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글로벌 론칭  2년이 지난 2017년 이 작품의 누적매출은 1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모바일게임으로는 최초의 기록이었다. 이후 2조원, 3조원으로 누적매출은 빠르게 늘어났다. 

컴투스는 지난해 전년동기 대비 28.4% 증가한 7174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반면 영업손실 166억원과 당기순손실은 94억원으로 적자전환했지만 이는 미래를 향한 적극적인 투자 때문에 발생한 적자였다. 비록 적자가 났다고는 하지만 그 액수가 크지 않고 그 내용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4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6.2% 증가한 2045억원으로 분기 최대 성과를 냈다. 매출이 증가한 것은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프로야구 라인업’ 등 기존작품의 인기와 신작 ‘서머너즈 워: 크로니클’ 성과가 반영된 것이었다. 또 위지윅스튜디오, 마이뮤직테이스트 등 미디어 콘텐츠 투자도 결실을 봤다. 

작년 이 회사의 매출구조를 살펴보면 게임이 4960억원, 미디어 콘텐츠 사업이 2214억원으로 비게임분야가 크게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역별 매출은 4분기 기준은 한국이 52.9%, 북미 21.6%, 아시아 13.2%, 유럽 10.2%, 기타 2.1% 등으로 골고루 나눠져 있다.

이러한 매출구조의 변화는 이 회사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종합콘텐츠기업으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미디어콘텐츠 사업부문의 매출이 전체의 30%를 넘어선 것이다. 

이 회사는 올해 10개 게임(내년까지 총 12개)을 출시하는 동시에 미디어 콘텐츠 30개, 컴투버스 오피스 상용화를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게임사업에 미디어 콘텐츠 사업 등 신성장 동력을 추가하며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게임, 드라마, 영화, 음악, 공연 등을 아우르는 콘텐츠 밸류체인을 통해 '컴투스 콘텐츠 투 글로벌'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 10주년을 맞는 해다. 그 10년 동안 양사를 합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지만 지금까지 양사는 별도의 조직과 기업문화를 유지하며 이어져 오고 있다. 이 또한 의미가 적지 않다. 양사는 때로는 라이벌로, 때로는 협력자로 지금까지 상호시너지를 발휘해 오고 있다.

송병준 컴투스 이사회 의장은 이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 하다. 컴투스와 컴투스홀딩스라는 두 회사를 각각 독자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고히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송 의장과 함께 현재 컴투스의 사령탑을 맡은 이는 송재준 대표다. 그는 게임빌을 통해 기업경영 마인드를 키워왔고 이제 컴투스를 글로벌기업과 종합 콘텐츠기업으로 성장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두 사람은 글로벌 영향력 강화와 종합콘텐츠 기업으로의 도약이라는 큰 과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도 한 순간의 실수로 휘청거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쉽지 않은 도전이다. 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역량을 생각하면 시점이 문제이지 목표 달성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올해 매출 1조원은 상징적인 의미가 적지 않다. 그렇다고 매출 1조원이 끝이 아니며  과정에 불과하다 해야 할 것이다. 컴투스가 모바일게임 1세대 기업에서 30년, 50년을 이어가며 한국을 대표하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우뚝 서는 모습을 보고 싶다. 

[더게임스데일리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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