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로 인해 인공지능(AI)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제도권에서도 부랴부랴 관련 기술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게임업계 입장에서는 그 동안 관심도 없더니 갑자기 이제 와서라는 느낌이다.”

최근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인터뷰 중 이 같은 말을 꺼냈다. ‘챗GPT’ 이후 AI가 화두가 되며 AI 활용과 개발 등을 자주 질문 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품질과 적용 범위에 있어 차이는 있지만 이미 십 수년 전부터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게임을 할 때 사람이 모자라면 컴퓨터를 상대로 넣거나, 비선공 몬스터의 행동 등 콘텐츠적인 부문부터 개발 효율화를 위한 방안 등 이미 수 많은 분야에서 AI가 활용되고 있다. 물론 ‘챗GPT’ 같이 파급력이 크고 눈에 띄는 부문들은 아니지만 적어도 AI가 게임업계에 새로운 분야는 아니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넷마블의 경우 ‘사람과 함께 노는 지능적인 AI’ 개발을 목표로 2014년부터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2018년 AI 기술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심도 있게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AI센터를 설립했다. 엔씨소프트에서는 지난 2011년 AI연구개발 조직을 구성했고 다양한 연구결과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비단 AI뿐만이 아니다. 앞서 메타버스가 화두가 됐을 때에도 업계에서는 게임과 뭐가 다르냐며 반문을 나타냈다. 당시 A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그냥 우리가 만들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남들이 뒤늦게 와서 메타버스 게임이니 뭐니 하고 평가한다. 우리한테 나쁠 것은 없어 그냥 두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업체들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기술 개발에 매진할 때는 신경도 안 쓰다가 갑자기 이를 강조하는 모습은 좋게 보기 힘들다. 제도권이 게임산업에 정말 관심이 하나도 없던가 아니면 요즘 화두가 된다니까 날림으로 정책을 세우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신기술 분야에서 게임이 부각될 일은 수 없이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앞서 언급한 AI와 메타버스 외에도 게임엔진을 통한 디지털 트윈, 디지털 치료제(기능성 게임),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블록체인 등 그야말로 게임이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기술 집약체이기 때문이다.

제도권에서 신기술 분야에 후발주자로 참여하고 업계의 비웃음을 사는 꼴을 피하기 위해 지금이라도 게임산업의 기술력을 주목했으면 한다. 향후에는 “우린 원래 하던 건데 갑자기 이제 와서”라는 말 대신 “정부가 4차산업혁명의 꽃인 게임을 통해 기술력을 발전시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