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엔리얼이 새로운 증강현실(AR) 글라스 '엔리얼 에어'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국내에서의 AR 글라스 대중화에 도전하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엔리얼 에어'는 타입C 케이블의 디스플레이 포트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등과 연결해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연결된 기기의 화면이 AR 글라스로 비춰지는 미러링 기능이 지원된다.

AR 글라스를 통해 공간의 제약 없이 보다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회사 측은 내세우고 있다. 또 사이클과 같은 피트니스, 출퇴근을 위한 이동 과정 등에서 AR 글라스의 매력을 실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어느덧 AR 글라스가 우리 일상에 가까이 다가왔다는 것을 체감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또 한편으론, 우리 게임업계에는 덧없이 지나가는 일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가상현실(VR)과 더불어 AR이 첫 주목을 받은 것도 벌써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내게 됐다. 한국에서의 AR 열풍을 불러일으킨 '포켓몬GO'가 등장한 것도 6년을 넘어섰다.

'포켓몬GO'가 출시되는 시기 국내에서는 지도 데이터 반출 문제로 인해 서비스에 난항을 겪게 됐다. 이 가운데 당시 속초에서 플레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인파가 몰렸고, 속초행 고속버스표가 매진되는 등 신드롬이 번져나갔다.

이는 곧 AR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국형 '포켓몬GO'를 찾는 것과 AR의 집중 육성에 대한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금의 메타버스와 같은, 어쩌면 더욱 뜨거운 열풍이 불어닥친 것이다.

이후 국내 업체들도 AR 게임을 여럿 출시했으며 속초와 같은 관광 효과를 기대한 지자체들의 AR 게임도 다수 등장했다. AR 게임 소재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방영되기도 했다.

AR 게임은 유저의 위치를 기반으로 실제 장소와 상호작용 하는 등의 요소가 구현됨에 따라 현실에서의 열기를 더욱 체감하기 쉬운 편이기도 했다. 그러나 얼마지나지 않아 '포켓몬GO'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달아오른만큼이나 빠르게 식었다는 평을 받게 됐다. 또 이후 등장한 AR 게임들 모두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렇게 AR 게임은 있지만 없는 것과 같은 처지가 됐다. 당시 '리니지2 레볼루션'을 시작으로, '리니지M' 등을 통한 모바일 MMORPG의 지각변동이 시작됨에 따라 AR 게임은 시장에서 더욱 빨리 사라지게 됐다.

반면 '포켓몬GO'는 여전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유저가 즐기는 게임 중 하나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포켓몬GO'의 이용자는 202만명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AR 게임 열풍이 지나가며 '포켓몬GO 역시 한물 간 것처럼 평가됐으나, 유저 데이터로 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 최근 일산 호수공원 등에서 열린 대규모 이벤트 '사파리 존: 고양'에 유저들이 몰리며 이 같은 인기를 과시하기도 했다.

'포켓몬GO' 이후 이와 비견되는 AR 게임 성공 사례를 찾아보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지켜만 보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업체들은 VR과 더불어 AR 기술에 투자하고 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어쩌면 이 같은 기술과 함께 또다른 '포켓몬GO'의 등장이 반복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앞으로 우리 업체들의 노력과 도전이 결실을 맺으며 이 같은 우려가 빗나가게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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