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경 대표, VR 개인화 기기 시대 전망 … 3주년 '리얼 VR 피싱' 장기 흥행 노려

최민경 DUG 대표.
최민경 DUG 대표.

데브즈유나이티드게임즈(DUG)가 가상현실(VR) 게임 업체로서의 도약을 예고했다. 3주년을 맞이한 낚시 게임 '리얼 VR 피싱'의 성공 이후 그려나갈 성장과 미래가 주목되고 있다.

DUG는 2016년 출범했으며 이후 국내 첫 오큘러스 플랫폼 입점 업체로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대표작 '리얼 VR 피싱'은 실제 낚시 환경을 완성도 높게 구현하며 호평을 받았다. 발매 1년 만에 누적 매출 300만 달러를 달성했으며 국내는 물론, 아시아 VR 게임 1위, 그리고 글로벌 톱 30위에 이름을 올리는등의 성과를 거둬 자타가 선두로 꼽는 업체다. 

# 사명 변경, 게임업체로서 도약 본격화 
DUG는 7월부터 최민경 대표 단일 대표 체제 전환과 함께 미라지소프트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게임업체로서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한 것이다. 

대표작 '리얼 VR 피싱'은 최근 출시 3주년을 맞았다. VR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인 메타 퀘스트 플랫폼에서의 톱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히트작으로서 자리 매김해왔다. 최민경 대표는 경쟁작 없이 낚시 게임 시장을 선점한 것에서 운이 좋았다고 겸손의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 평가나 객관적인 지표 측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룬 것 같다고 그는 되돌아봤다.

'리얼 VR 피싱'을 출시하는 시점에는 최 대표를 비롯해 3명이 전부였다. 3년이 지난 현재는 20여명 규모로 늘었으며 게임 역시 변화를 거듭해왔다. 론칭 시점에는 한국 배경의 15개 스테이지, 민물이나 호수만 존재했다. 이후 울릉도와 같은 새 스테이지를 비롯해 해수 낚시 등을 추가해왔다. 한국 배경뿐만 아니라 '미국 서부'를 비롯해 최근 발매한 추가 다운로드 콘텐츠(DLC) '일본'까지 작품의 볼륨을 더욱 확대하기도 했다.

# 북미 유저 비중 70%, 글로벌 흥행 성공
게임 내 '웹 브라우저'를 지원하는 것도 이 작품의 큰 특징 중 하나다. 별도의 팝업창이나 백그라운드에서 웹 서칭을 하거나 아마존 프라임, 트위치, 유튜브 등을 시청하고 오디오북 및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같은 기능은 미끼를 물기까지의 기다림과 같이 정적인 상황이 반복되는 낚시 게임의 호흡과 맞아 떨어지며 호평을 받았다.

멀티 플레이 기능을 확대해 나간 것도 유저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멀티 플레이의 도입과 더불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아바타'를 구현하고 경쟁의 재미를 더할 '리더 보드'를 수정하는 등 업데이트를 이어왔다.

이 같은 콘텐츠 추가를 통해 유저들의 게임 플레이 타임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특히 올해 최고 90분대까지 오르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는 50~60분대 수준으로, 여전히 유저들이 꾸준히 1시간 정도를 접속해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것. 이는 HMD 기기를 착용해야 하는 VR 게임 특성을 고려하면 놀라운 수치다.

VR 게임은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수요가 더욱 폭발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리얼 VR 피싱' 역시 글로벌 유저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북미 유저가 전체 유저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미국이 65%로 가장 비중이 크다. 그 뒤로 영국, 일본, 한국 등의 순이다.

남녀성비는 7대3 수준이며, 연령층은 30~40대가 전체의 25% 수준으로 가장 많지만, 그 외 연령층도 비슷하게 분포됐다는 설명이다. 25~34세도 20%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45~54세도 이와 비등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낚시 소재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고연령층에 치우치지 않고 폭넓은 유저층이 즐기고 있다는 것. 

# VR 수요 급증, 수익 창출 시장 형성
VR 시장은 메타 퀘스트2가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이후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해당 기기의 칩셋을 공급하는 퀄컴 측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11월 퀘스트2 판매량이 1000만대를 넘어섰다. 또 올해 5월께 판매량은 1600만대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최 대표는 퀘스트2와 비슷한 시기 발매된 플레이스테이션(PS)5 및 X박스 시리즈X|S 등 최신 콘솔 기기의 사례를 들며 VR의 시장 영향력을 되짚기도 했다. 

소니 측의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PS5 누적 출하량은 2170만대다. MS의 X박스 판매량 역시 1500~1600만대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비춰보면 VR 기기의 수요가 최신 콘솔과 비등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 이는 곧 VR 콘텐츠 개발업체들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된 것과 같다는 게 최 대표의 시각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전 세계의 부품 조달 및 상품 유통에 차질을 겪게 되면서 콘솔과 더불어 VR 기기 역시 공급난이 발생해왔다. 때문에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없어서 기기가 없어 판매하지 못하는 처지가 이어지기도 했다. 반면 어트랙션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VR 수요에 주목해 온 국내에서는 이와는 다른 양상으로 코로나19의 직격탄을 입게 됐다는 평이다. 때문에 일각에선 글로벌 시장을 향한 B2C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북미 등에서 VR 기기는 개인 디바이스로서의 위치를 향해 가고 있다. 기기를 서로 공유하지 않고 가족 구성원 수에 맞춰 구매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 당장 스마트폰처럼 되기까지는 이른감이 있지만, 차후 안경 형태의 디바이스 등을 통한 개인화 기기의 가능성을 그려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DUG는 일찌감치 이 같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를 파악하고 민감하게 반응한 업체라 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콘텐츠의 완성도에 집중해왔고, 이를 통한 자신감과 확신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생태계 활성화 측면에서 다른 스튜디오들의 게임이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더 패쳐'를 선보인 픽셀리티게임즈, '월드워툰즈: 탱크 아레나 VR'을 준비 중인 스토익엔터테인먼트 등을 응원하는 업체로 꼽기도 했다.

# VR의 개인화 미래, 콘텐츠 경쟁 대비해야
글로벌 시장 대비 국내에서의 VR 게임 성장세가 더딘 것은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이는 앞서 VR이 태동하며 열기가 고조되는 시기에 완성도가 떨어지는 기기와 콘텐츠를 접하며 실망한 이들이 많았던 것도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VR 열풍으로 너도나도 체험을 했지만, 심한 멀미를 겪거나 콘텐츠의 재미 측면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좋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됐다는 것. 또 이런 정서가 단기간에 급격히 팽배해지며 이후 큰 장벽으로 작용하게 됐다는 평이다. 반면 외국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 모든 연령층이 VR을 즐기고 있으며 커뮤니티도 활발하게 운영되는 등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런 상황이 아쉽지만, 지금이라도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최 대표는 밝혔다. 

국내에서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메타를 비롯해 글로벌 대형 업체들이 VR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보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피코'를 인수하고 신형 기기를 발매키로 하는 등 경쟁의 열기가 고조되는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메타의 신형 기기에 대한 기대감도 높은 편이며, 내년 발매를 앞둔 소니 측의 PS VR2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애플이나 구글 그리고, 그 외 대형 업체들이 VR 시장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도 잇따르는 중이다.

최 대표는 "시장 예측은 어려운 일인데, 현재 메타 퀘스트가 80~90%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만큼 당장 뒤집어질 수 있는 수치는 아닌 것 같다"면서 "탑 티어의 경쟁자들이 채워지면서 메타의 비중이 조금씩 희석되겠지만, 2~3년은 메타의 독주가 지속될 것 같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이 같이 VR 시장에서의 플랫폼 다변화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체들의 저변 확대 역시 주목되고 있다. 여러 플랫폼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보다 큰 스튜디오로 성장해 다른 업체들을 이끌어주는 역할이 VR 시장에서 요구되고 있다는 것. 최 대표 역시 이에 공감하지만, 아직 제 앞가림도 어렵고 가야할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DUG가 피코 플랫폼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트댄스를 통해 인수된 이후 피코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중이고, 기기 성능 등에서도 퀘스트2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최 대표 역시 피코 플랫폼 진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새 DLC '일본 파트2' 연말 발매 목표
DUG는 플랫폼 확대뿐만 아니라 '리얼 VR 피싱'의 콘텐츠 강화에도 매진하는 중이다. 최근 선보인 DLC '일본 파트1'의 뒤를 잇는 파트2를 올 연말께 발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DLC '일본 파트1'은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현장 촬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게임을 즐기는 유저로부터 사진 작업 도움을 받아 제작됐다. 이 과정에서 현지의 여러 장소를 추천받았으며, 이를 통해 앞으로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최 대표는 내다봤다. 현재로서는 공개하기 어렵지만, 이전까지는 보지 못한 새로운 어종들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DLC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업데이트 측면에서도 '리얼 VR 피싱'은 다양한 변화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기존 아바타 시스템으로는 유저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힘든 부분이 있어 '메타 아바타' 도입을 타진 중이다.

또 일일 퀘스트의 추가, 그리고 PvP 콘텐츠의 강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최 대표는 밝혔다. 이 외에도 아직 자세히 언급할 수 없는 단계이지만, PvP와 연계되는 멀티 플레이 콘텐츠도 기획 중이라고 귀띔하기도 했다.

보다 장기적인 DUG의 계획으로, 차기작에 대한 고민도 함께 이어지고 있다. 캠핑이나 아웃도어 액티비티 등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유저들에게 가장 좋은 형태로의 선택을 하겠다고 최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10년, 20년 서비스를 이어가는 온라인게임을 보면 그래픽이나 UI·UX 등이 달라지기도 한다"면서 "우리도 그렇게 진화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 당장의 수익보다 미래 시장 선점이 중요
그러나 장기적인 서비스를 위한 수익모델(BM) 측면에서의 변화도 고민의 지점이 되고 있다. 유저들로부터 이렇게 운영해서 돈이 되겠냐는 말을 듣기도 한다는 것. 때문에 배틀 패스 등과 같은 구독 모델이 검토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저들의 반감을 사게 된다면 이 역시 도입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최 대표는 VR 시장이 아직 성장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수익을 높이는 것보다 향후 시장이 커졌을 때 더 많은 파이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이에따라 DUG의 게임을 더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 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그는 " '리얼 VR 피싱'이 밀리언 셀러를 달성하며 낚시 게임으로도 이런 성과를 낼 수 있고, 장기간 서비스 가능한 콘텐츠라는 것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한편으론 낚시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실험적인 작품들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VR 게임은 기존 시장과 달리 아직 무주공산 상태로, 글로벌 스탠더드나 흥행 문법 같은 것들도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게임에서의 스탠더드나 문법들을 DUG가 만들어 나가고 있으며, 이런 작업들에서 가슴이 뛰기도 한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최 대표는 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VR 시장 도전에 대한 우려가 많았으나, 시장이 커졌고 이제 그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이 됐다"면서 "DUG 역시 투자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게임 매출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VR 게임에 대해 더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도전해줬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DUG 역시 인재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클라이언트, 서버, TA, 모델러 등 8개 직군을 모집 중이며 경력직뿐만 아니라 VR에 대한 비전이 뚜렷한 신입도 환영한다고 최 대표는 강조했다. 현재 20명에서 올 연말까지 40명 수준으로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며 그 이상의 성장을 향해 나아갈 것이라고 그는 밝혔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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