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운영 상의 미숙을 이유로 유저들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이 작품은 일본의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이며, 뛰어난 퀄리티로 말미암아 지난 7월 양대 마켓 1위를 석권하는 등 큰 인기를 자랑했던 작품이다.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최근 국내 서비스와 타 국가 서비스의 재화 차별 지급, 운영사항 고지 불성실, 번역 문제 등 서비스 품질의 낮음을 이유로 운영사인 카카오게임즈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있다.

현재 유저들이 항의의 뜻으로 판교역 인근에서 벌이고 있는 일명 '마차 시위'는 국내외에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다수의 유저들이 참여한 100억원 규모의 집단 환불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운영사에서는 지난 3일 조계현 대표가 직접 나서 사과문을 작성한 바 있다. 그러나 유저들의 거듭된 반발이 이어지자 카카오게임즈는 소비자 간담회를 통해 현 상황을 타개하고자 했다. 유저들은 간담회는 환영하지만 진행 중인 집단 환불 소송 건은 계속 이어갈 것이며, 이에 동참할 유저들의 환불 신청 내역을 계속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솔직히 우마무스메 소비자 간담회가 열린다고 했을 때부터 간담회가 절대로 잘 풀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100억원 규모의 막대한 금액이 모인 소송이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유저 측에서는 소송 관련 법조인까지 간담회에 참석한다고 했다. 간담회에서 적절한 개선책을 듣지 못한다면, 모인 환불 예정 금액 그대로 집단 환불 소송을 불사하겠다는 각오였다.

이미 간담회 주체들의 관계는 유저와 운영사의 관계가 아니었다. 막대한 돈이 걸린 집단 소송의 원고와 피고의 관계였다. 순수하게 소비자의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유저들의 자구책이었다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소송이라는 위험한 무기를 들고 상대에게 휘두르는 듯 보였다. 이 정도의 돈이 걸린 문제라면 간담회에 진심이 끼어들 여지는 없다.

아니나다를까 17일 열린 우마무스메 소비자 간담회는 다소 지리멸렬한 소송 전초전으로 보였다. 운영사는 진심 대신 신중하게 말을 골랐고, 개발사와 기술팀에 책임 여부를 넘기며 다소 방어적으로 간담회에 임했다. 이에 유저측은 100억원 규모의 소송을 언급하며 한때 간담회장이 얼어붙기도 했다. 제한 시간 없이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명쾌한 답이 나오지는 못했다.

기자가 보기에 이번 소비자 간담회는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았다. 우마무스메 유저들은 게임사의 운영 미숙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개선안,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원했다. 하지만 이번 간담회에서는 충분한 답변을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운영사 측에서도 이번 간담회에서 유저들과 쌓인 앙금을 완벽히 풀 수 없었다. 다소 경직된 분위기에서 간담회가 진행되며 유저들의 질의 사항에 쉽사리 답변하지 못했다.

앞으로 우마무스메 사태가 어떻게 흘러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과거 고객 간담회를 진행한 후 유저들과 적극 소통했던 '메이플스토리'와 '페이트/그랜드 오더'의 사례와 같이 건의 사항에 대한 운영사의 적절한 후속 대처가 있을 수 있다. 유저들도 운영사에게 다시 마음을 열 때가 올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번 간담회는 둘 다 아쉬웠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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