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콘진 등 연구 결과 보고서 속속 발표 … 업계 , 긴장의 끈 놓치 말아야

최근 게임 과몰입(게임이용장애)을 두고 이를 질병코드로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고조되고 됨에 따라 안팎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업계에서는 상황을 주시하며 산업계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다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은 최근 ‘게임 이용자 패널 임상의학 코호트 연구 결과 발표회’를 갖고 게임 이용자의 과몰입과 관련된 내용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유저가 게임 과몰입 행동을 보여도 대부분 1년 이내에 정상 범위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보건복지부 의뢰를 통해 이뤄진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를 위한 과학적 근거 분석’에서 게임과몰입을 정신질환으로 규정하기에는 과학적 근거의 부족함이 많다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연구 등은 지난 2019년 게임과몰입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 여부를 놓고 과학적 근거를 얻기 위해 이뤄진 것들이다. 최근 이러한 움직임에 따른 결과물이 나오면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 문제가 새삼 불거지게 된 것이다. 이  경우 지난 4년여에 걸쳐 장기간 이뤄지며 업계의 주요 쟁점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는 현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과몰입에 대해 질병 코드로 도입하고 이를 등재할 것을 처음으로 공식화 했다. 같은 해 5월 해당 내용이 포함된 국제질병분류 제11차 개정판(ICD-11)이 공개됐으며 유예 기간을 거쳐 올 1월부터 실제 적용됐다. 국내에서는 2020년 한국표준질병분류(KCD) 개정에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적용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KCD가 개정되는 2025년까지 적용 여부를 다시 결정해야 한다.

해당 문제는 첫 소식이 알려진 2018년부터 게임업계 전반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2019년에는 도입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출범하는 한편 다양한 토론회와 세미나 등이 열렸다. 하지만 2020년들어 코로나19가 발생하며 해당 문제는 국내에서 소강상태를 보였다.

게임 과몰입을 질병코드로 등록 추진을 모색해 온 WHO는 과몰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바깥에서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실내에서 하도록 자제 권고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6월사이 글로벌 각 국가들이 엔데믹 행보를 보였고, 여기에 게임 과몰입에 대한 연구결과 보고서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게임 질병 코드 도입 여부가 단기간 내 결정될 사안은 아니라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실제 게임 과몰입이 질병코드화해 등록될 경우 주류나 담배처럼 매출의 일부분이 치료비로 징수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추가 비용 등 게임산업이 입게 될 피해가 만만치 않게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에 따른 파급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2년간 피해액이 약 10조에 이르게 되며, 8만개의 일자리가 증발할 것으로 예측됐다. 가시적인 산업피해 외에도 게임산업 종사자들의 사기 감소, 산업의 사회적 인식 악화 등  무시못할 주홍글씨가 산업계에 쏟아질 건 분명하다 하겠다 .

다만 업계에서는 최근 불 붙은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 문제가 한 동안 다시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여름철 코로나19가 다시 확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3538명을 기록했던 일일 확진자 수가 전날 기준 7만 3582명을 기록한 것.

하지만 이번 확산이 잠잠해지면 앞서 이뤄진 연구 결과 등을 바탕으로 게임 과몰입에 대한 질병코드 도입 문제가 본격화 될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새 정부 출범에 따른 다소 희망적인 낙관론을 펼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관망해선 곤란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근 게임업계와의 첫 간담회에서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라며 업계의 입장을 반영한 발언을 쏟아냈다. 또 윤석열 대통령 역시 후보시절 게임공약을 비중 있게 내놓는 등 게임은 질병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업계 스스로 빌미를 제공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사행성 문제 등이 계속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상당수 기업들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블록체인 분야에 사업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 게임의 사행성 논란을 부추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보폭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자율 규제를 엄격히 준수하고 사행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이에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적인 게임 규제책인 셧다운제 도입 시행이 업계의 강력한 반발 속에서도 무려 10년이나 지속됐다”며 “한 번 도입된 제도는 쉽게 폐기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치 말아야 한다"며 게임 질병 코드 도입 문제에 대한 업계의 관심과 주위를  환기시켰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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