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31일 첫 시행ㆍ규제 완화 예측 어려워 … 텐센트 "여름방학 중에도 청소년 게임 제한 계속될 것"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중국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고강도 게임 규제가 시행 이후 1년을 넘길 전망이다. 정부 차원에서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을 제한함에 따라 현지 게임산업이 큰 피해를 입고 있음에도, 규제는 당분간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중국 정부의 게임 규제가 최소 올해 여름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인 텐센트는 주초 공식 웹사이트와 위챗 등의 SNS를 통해 “중국 청소년들은 여름방학 중에도 금요일과 주말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매일 1시간씩만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게임 업무를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서는 지난해 8월 31일 18세 미만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게임을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제하는 ‘미성년자의 인터넷 게임 중독 방지 통지’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 청소년들은 금요일과 주말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매일 1시간씩, 즉 일주일에 총 3시간만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조치 시행 전 관영매체를 통해 “온라인 게임은 전자 마약”이라고 비판하며, 해당 기사에서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게임업체들에게 책임감 있는 경영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게임업체들은 허가되지 않은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을 차단하기 위해 자사의 게임에 안면 인식 인증 등 여러 장치를 추가해 지금까지 운용하고 있다.

텐센트가 굳이 해당 조치에 대해 다시 밝힌 것은 최근 중국에 퍼진 게임 규제 완화에 대한 소문에 적극 반박하기 위함이다. 지난주까지 중국 청소년들 사이에서 “여름 방학 중에는 평일에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며 현지에서 큰 화제를 낳았다. 특히 매년 6월에 열리는 중국의 대학 입시 ‘가오카오’가 끝나며 “예비 대학생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게임 제한 조치가 해제될 것”이라는 루머도 흘러나왔다.

이에 텐센트는 직접 청소년들을 상대로 해당 소문을 적극 반박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청소년들이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날짜가 표시된 달력을 제작해 공지하며 루머가 확산되기 전 원천 차단에 나섰다. 텐센트가 공지한 달력에는 7월부터 8월까지 금요일과 주말에 초록색 원이 표시돼 있다. 또한 달력 하단에는 “미성년자는 표시된 날짜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게임에 접속 가능합니다”라고 친절하게 알리고 있다.

출처: 텐센트게임즈 '왕자영요' 웨이보.
출처: 텐센트게임즈 '왕자영요' 웨이보.

텐센트의 공지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청소년 게임 제한 조치는 최소 올해 8월 마지막 주까지는 계속된다. 해당 조치가 지난해 8월 31일에 시작했음을 감안한다면 달력이 끝나는 날짜에는 시행 1주년을 맞게 된다. 

문제는 해당 조치가 시행된 이후 중국 게임산업이 괴멸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점이다. 중국 게임산업은 지난 2020년 무려 20.7%의 극적인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최대 규모의 게임 시장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6.4%의 성장에 그쳤으며, 중국 내 게임 유저의 숫자도 전년 대비 0%대의 증가율에 그쳤다.

또한 텐센트는 지난해 매출 106조원에 그치며 지난 2004년 상장 이후 역대 최저 성장률을 기록했다. 텐센트의 주가는 지난해 7월 574.5홍콩달러(한화 약 9만 7200원)였으나, 1년 사이 324홍콩달러까지 내려 앉으며 약 50%에 달하는 주가 붕괴를 경험했다. 이 밖에도 중국 게임산업이 큰 피해를 입으며 글로벌 게임 시장 역시 위축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규제 시행 초기 “1년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이제는 “언제 끝이 날 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며 상황을 비관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규제가 지속된다면 중국 게임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찾아 해외로 대규모 엑소더스에 나설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또한 국내 게임업체들도 중국 시장보다는 북미와 유럽, 인도 등 신규 시장 개척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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