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게임기업인 베스파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다. 법원에서 이를 받아들일지의 여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재무적인 것 외에 별다른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한  받아 들여질 공산이 크다. 

어찌됐든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지 불과 4년 만에 거래 정지에 이어 기업 회생 절차라는 가시밭길을 걷게된 베스파의 처지가 못내 안타깝기만 하다.

베스파는 2017년 모바일 게임 ‘킹스레이드’로 업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작품이 나름 흥행 시장에서 성공하면서 2018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이후  ‘임모탈즈’ ‘어그레츠코: 월급쟁이의 역습’ 등 여러 작품을 선보였으나 흥행작의 반열에 올라서지 못했다.

그러나 그 여파는 대단히 컸다. 지난 2월 자기 자본 50%를 초과하는 사업손실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고, 야심작으로 선보인 ‘타임 디펜더스’ 마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다 전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봉 인상이 부담이 됐다.

이 회사는 최근 전체 직원의 3분의 2에 달하는 100여명의 직원에 대한 권고사직을 통보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가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베스파의 구조적인 문제점도 그 것이지만, 너무 쉽게 시장진입을 허용하고 있는 현재의 코스닥 시장의 심사 과정이다.

게임은 업종 특성상 한 작품만으로도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인정 받을 수 있다. 현재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상당수 게임 기업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작품 출시 1년만에 코스닥에 진입하는 기업은 거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시장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한국거래소측에 대해 너무  안이하게 시장 진입을 허용해 주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를테면 심사 기준에 기업 성장성 뿐 아니라 해당 산업에 대한 기여도 및 사회공헌 여부 등을 입체적이고 구체적으로 평가해서 통과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거래소의 심사기준은 오로지 한쪽으로 쏠려 평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달이 나는 것이다. 

실적 하나만으로 시장 진입을 허용하는 것은 대단히 경솔한 판단이라고 생각한다. 기업을 공개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오로지 재무제표만 들여다 볼 게 아니라 적어도 그 기업의 도덕적 가치 역시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시장 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을 건전하게 이끄는 방법이라고  믿고 싶다.

베스파의 여파는 게임 시장에도 적지않게 미칠 전망이다.  따라서 제2, 제3의 베스파를 양산해선 곤란하다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코스닥 심사 기준이 보다 쫌쫌해 져야 함은 물론, 겉으로 드러나 보이지 않는 유무형의 사회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시스템 전반에 관한 대변혁이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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