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등 빅3 합쳐야 넥슨재팬 하나에 불과…묻지마식 투자에서 벗어나야

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핫한 종목 중 하나는 바로 게임주다. 그동안 게임주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을 거치면서 비대면산업의 핵심으로 게임이 부각되자 더욱 큰 관심을 받게된 것이다.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지인들에게서 가끔 연락이 오는데, 필자가 게임관련 언론에 종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특정 게임업체에 대한 정보를 묻기 위해서였다. 그들의 궁금증에 답 해 주기도 하지만, 투자는 각자의 판단에 따른 것이니 책임은 질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 나중에라도 '당신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원망을 듣고 싶지 않으니 말이다. 

기자들은 자신이 맡고 있는 해당 업종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알고 있으니 주식투자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이러니컬 하게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각 기업들이 내밀한 정보를 기자들에게 공개해 주지도 않을 뿐더러, 이런 정보를 알고 투자한다면 불법으로 적발될 수 있다. 또 이런 저런 기업정보를 많이 안다고 해서 그 정보대로 사업이 진행되는 경우도 드물고, 주식시장의 흐름에 따라 호재가 있어도 주가는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게임과 함께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블록체인 관련사업인데, 게임과 블록체인이 연결되면서 더욱 주목을 받기도 한다. 위메이드의 경우가 그런 사례라 할 수 있다. 이 회사 주가는 '미르4'가 해외에서 블록체인게임으로 인기를 끌자 단기간에 수십배가 뛰어 오르며 투자자들을 잠 못이루게 만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블록체인 가상화폐시장이 급락해 덩달아 주가가 쪼그라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이런 현상이 단순히 가상화폐로 인한 것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위축됨에 따라 게임업체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크래프톤 등 국내 게임업체 빅3의 주가가 너무 과도하게 저평가된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국내 코스피 상장사인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넷마블의 시가총액이 1년새 반토막 아래로 쪼그라들면서 넥슨재팬을 팔면 이들 3사를 모두 살 수 있을 정도가 된 것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1일을 기준으로 넥슨재팬의 시가총액은 2조 5303억엔(주당 2806엔)을 기록했다.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24조 315억원(100엔당 950.37원 기준)에 이른다. 

반면 크래프톤의 시가총액은 10조 9431억원(주당 22만 3000원 기준), 엔씨소프트 7조 7278억원(주당 35만 2500원), 넷마블 5조 8276억원(주당 6만 7800원)을 기록했다. 넥슨을 제외한 빅3의 시총 합은 총 24조 4985억원으로 넥슨 한 회사의 몸 값과 비슷한 수준이다. 낵슨재팬의 경우 주가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국내 빅3는 절반이하로 급락했기 때문에 벌어진 현상이다. 

물론 이러한 저평가 현상이 게임업종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경우를 봐도 지난해 7월 1일 8만100원이던 주가가 지난 1일에 5만6200원으로 2만3900원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9.8%가 떨어진 가격이다. 이 정도의 하락에도 투자자들은 아우성을 치고 있다.   

최근 게임주들이 급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 원인을 '정확한 정보의 부재'에서 찾고 싶다. 많은 투자자들이 게임주를 매력적인 것으로, 또는 위험한 것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대부분 본인이 공부를 하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이렇다, 저렇다 하는 말을 듣고 '묻지마'식으로 따라하고 있다. 

게임업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험이나 지식이 적을 수 밖에 없다. 그렇다 보니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임업종을 공부한 사람이 적을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나, 주변 지인의 카더라 소식에 따라 판단을 내리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다. 이는 가장 기본적인 투자원칙에도 벗어나는 일이다. 

얼마 전 몇몇 증권사에서 엔씨소프트와 크래프톤, 위메이드 등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보고서를 내놓자 주가가 휘청거린 사례들이 있다. 애널리스트들의 평가나 전망이 옳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들의 말을 그대로 믿고 투자 하거나, 투자를 거둔다 하더라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모두 투자자 개인이 지는 것이다. 

게임산업에 대한 최근의 전망보고서는 매우 유용한 정보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이 정보들을 평가하고 옥석을 가리는 것은 모두 투자자들의 몫이다. 그러니 보다 신중하고 정확한 판단을 위해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김병억 더게임스데일리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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