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기술력 집약, 글로벌 히트작 자리매김 … 탄탄한 IP 성장 가능성 검증 완료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30일 온라인게임 '블레이드&소울' 서비스 10주년을 맞이 했다.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업체로서 MMORPG 장르의 역사를 이어감에 따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이 회사는 과거 '리니지' '리니지2' '아이온' 등 명작 MMORPG를 선보이며 온라인게임 업체로서의 위상을 더해왔다. '리니지' 시리즈는 레거시 판권(IP)으로서 자리매김했으며 '아이온'은 PC방 순위 160주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면서 MMORPG 장르로 대중성을 꿰뚫는 모습을 보여줬다.

'블레이드&소울'은 이 같은 엔씨소프트의 새로운 도전으로도 주목을 받아왔다. 이전까지의 '리니지' '아이온'을 통해 선보인 세계관과는 상반되는 동양 팬터지를 선택함에 따라 기대와 우려를 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년 이상의 개발 기간 동안 약 500억원의 개발비가 소요된 가운데 개발력이 집약된 명작을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 5년 간 개발력 집약, 동양 팬터지 도전
'블레이드&소울'은 멸문의 홍문파 막내 '나'의 이야기로 시작돼 점점 넓게 펼쳐지고 확장되는 탄탄한 구성의 스토리가 전개된다. 동양의 것을 바탕으로 재해석된 독창적 비주얼, 최고의 기술력으로 구현해낸 그래픽, 동양 무술 바탕의 짜릿하고 호쾌한 액션 등을 통해 새로운 MMORPG의 세계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2012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최고 영예인 대상(대통령상)을 비롯해 기술창작상 3개 분야(사운드, 그래픽, 캐릭터)를 수상했다. 또 현재 전 세계 9개 지역(한국, 중국, 일본, 대만, 북미, 유럽, 러시아, 태국, 베트남)에서 서비스하며 세계인이 즐기는 글로벌 게임으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블소'는 무협 영화에서 보거나 상상 속에서나 할 수 있는 액션을 격조 높게 표현했다. 이종격투기, 무에타이(태국), 팔극권(중국), 발도술(일본) 등에서 볼 수 있는 액션을 실감나게 구현했다.

상대방을 꺾거나 걸어 넘어뜨리고 공중에 들어 올리는 액션 연출이 전투의 박진감을 더한다. 이 가운데 지붕 위 뛰어넘기, 담벼락 타기, 물위 달리기, 허공 뛰어다니기, 공중 뛰어오르기, 올라타 제압하기(마운트), 잡아 던지기 등 무협 액션의 로망을 실현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캐릭터의 동작과 움직임(애니메이션)이 다양하게 구현돼 전체적인 퀄리티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 동작과 동작을 이어지는 움직임(트랜짓 애니메이션) 역시 풍성해 액션감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이다.

# 장인정신 깃든 비주얼로 완성도 더해
'블소'는 2D 일러스트의 느낌이 게임 속 3D 환경으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표현되도록 구현하고 있다. 게임 속에서 일러스트가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개발진은 원화의 매력을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느낄 수 있도록 원화를 풀 3D 화(化)하는데 초점을 뒀다. 빛의 표현 역시 이 작품의 아름다움을 더하고 있다.

'블소'의 배경은 중국 정통 무협 요소뿐만 아니라 낙엽이 쌓여 있는 돌담길의 고즈넉한 느낌, 가을 단풍이 든 설악산의 운치 등 친숙한 분위기를 3D 세상에 펼쳐놓았다. 또한 정서적으로 친숙한 한국의 요소를 비롯해 아시아 여러 나라의 동양적인 이미지를 담았다.

이는 상업적 성공을 이끈 것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측면으로 엔씨소프트의 장인정신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시네마틱 연출도 이 같은 노력이 집약된 사례로 빼놓을 수 없다.

'블소'의 개발진은 별도의 테크 시네마팀을 둘 정도로 연출에 공을 들였다. 이는 사명에 내포된 ‘넥스트 시네마’를 추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스토리텔링의 완성도와 새 기준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로 ‘블레이드&소울’은 완성됐다는 것이다.

이는 방대한 분량의 목소리 연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일부 반복 퀘스트를 제외하면 주요 퀘스트가 모두 음성지원이 이뤄졌다는 점은 이 회사의 이유 있는 고집이었다.

이 회사는 단순히 시각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게임성에 대한 고민 역시 깊게 파고들어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오토 타깃팅 방식을 채택, MMORPG 초심자와 마니아층을 동시에 사로잡을 수 있는 게임성을 구현했다. 또 반격 및 합격기 등 간단한 조작으로도 액션성이 극대화되는 요소들이 곳곳에 녹아들었다는 것이다.

# 현지 특화 공략, 글로벌 히트작 면모 과시
이 같은 작품성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 받으며 글로벌 히트작으로서의 위상을 드높여왔다. 지난 2013년 텐센트를 통해 중국 시장에 론칭됐으며 당시 동시접속자 150만명 돌파 등 대기록을 세우며 흥행돌풍을 불러일으키는데 성공했다.

‘블소’의 해외 진출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2014년 일본으로 글로벌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특히 일본의 경우 작품 론칭에 앞서 TV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등 현지 유저 특성을 고려한 맞춤 전략을 구사하기도 했다.

같은 해 대만 시장에 론칭하며 해외 시장 공략을 가속화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각각 지역에 따라 특화된 접근법을 사용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대만은 같은 중화권이라 볼 수도 있지만, 이전까지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전개했으며, 마케팅 수단 역시 현지 문화와 호흡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이에 대만 매출이 앞서 출시된 일본보다 좋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후 2016년 북미·유럽 시장에 출시됐으며 2주 만에 동시접속자 23만명을 넘어서는 등 호응을 이끌어 냈다. 이 같은 지속적인 서비스 지역 확장 행보를 거듭함에 따라 글로벌 히트작으로써 영향력을 강화해왔다는 평이다. 

# e스포츠 개최 · AI 기술 접목 가능성 검증
'블소'는 PvP 콘텐츠를 특화해 유저 간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고, 보는 사람이 공감하며 함께 호흡하는 e스포츠의 흥행 가능성을 검증해왔다. MMORPG를 활용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레적인 시도로도 '블소'의 존재감을 더해왔다.

엔씨소프트는 2015년부터 해외 여러 국가들이 참가하는 e스포츠 ‘블소 토너먼트 월드 챔피언십’을 개최했다. 2017년부터는 한국, 중국, 대만, 태국, 일본, 러시아, 베트남, 북미, 유럽 등 참가 지역이 9개로 대폭 늘어나, 해가 갈수록 더욱 치열한 국가대항전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2018년 대회에서는 러시아 대표팀이 월드 챔피언십을 거머쥐면서, 처음으로 해외 선수가 우승을 하기도 했다. 2019년에는 비무 PvP가 아닌 생존 전투 ‘사슬군도’를 첫 도입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꾀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는 2018년 e스포츠 대회 ‘블소 토너먼트 월드 챔피언십’ 결선 현장에서의 이벤트 매치를 통해 인공지능(AI)과의 블라인드 대전을 성사시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 세계 9개 지역(한국, 북미,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대만, 태국, 베트남)의 대표팀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각각 다른 학습체계를 적용한 3개 AI(공수 균형, 방어형, 공격형)를 유럽, 중국, 한국 프로게이머의 상대로 선보였다. 

비무 AI는 프로 선수와 대등한 실력을 갖춘 것뿐만 아니라 특정 플레이 성향을 통해 실제 사람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예를 들어 방어형 AI는 상대 체력을 줄이기보다 자신의 체력 보존을 중요하게 여겨 상대 선수와 거리를 벌려 유리한 기회에 반격하는 게 특징이다. 공격형 AI는 상대에 근접해 빠른 시간에 승부를 내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경기에서 각 비무 AI는 유럽, 중국, 한국의 최고 선수들과 팽팽한 접전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다양한 게임의 요소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로서 가능성을 검증했다는 평이다. 현재는 ‘무한의 탑’ 콘텐츠에 AI 기능이 적용됐다. 딥러닝을 적용한 AI와 대결하며 마치 실제 유저와 전투를 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OST · 뮤지컬 등 IP의 재탄생 
탄탄한 스토리와 그 자체로 뛰어난 완성도를 인정받고 있는 ‘블소'의 OST는 게임을 넘어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2015년 진서연을 주인공으로 한 뮤지컬 공연 ‘묵화마녀 진서연’을 선보여 게임 IP의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2016년 개최한 월드 챔피언십에서는 EXO-CBX(엑소-첸백시)와 레드벨벳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블소 OST를 재해석한 ‘N-POP’으로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블레이드&소울'은 정체되지 않고 과감한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라이브 월드의 엔진을 '언리얼 엔진4'로 교체했다.

엔진 교체를 통해 향상된 그래픽 뿐만 아니라 비동기 방식에 따른 로딩 시간 단축으로 더욱 쾌적한 게임 환경을 구현했다. 예를 들면 축지 후 위치할 장소, 입장 용혈문의 뒤, 캐릭터가 서 있는 장소에서 ‘질주’로 닿을 장소 등 아직 캐릭터가 도달하진 않았지만 예측 가능한 장소들은 미리 로딩을 한다. 이를 통해 맵 이동에 필요한 로딩 시간을 크게 단축시키는데 성공했다. 

또한 엔진 컨버팅으로 디테일하고 안정된 성능을 구현하고 지연현상(렉) 또한 줄어들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를 통해 보다 장기적인 서비스를 위한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지게 됐다는 평이다.

# 새 클래스 악사 등 10주년 업데이트 공세
엔씨소프트는 10주년을 맞아 15번째 신규 클래스 '악사'를 선보이는 등 대규모 업데이트를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악사는 현악기를 연주하며 공격을 펼치는 클래스로, 아름다운 연주로 자신을 보호하거나, 동료 캐릭터에게 이로운 효과를 줄 수 있다. 소리와 진동을 이용해 강력한 원거리 전투를 펼치는 게 특징이다. 악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고속 성장 이용권’도 제공된다.

이 회사는 신규 봉마 던전 ‘혼돈의 흑신목’도 공개했다. ‘혼돈의 흑신목’은 가면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보스 몬스터의 공격 패턴을 파악해 공략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천목반지' '천목귀걸이’ 등의 아이템도 획득 가능하다.

또 ▲소울 리그 ▲소울 부스트 ▲천하제일 경공대회 등의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한다. 이와 맞물려 ▲새로운 직업을 경험할 수 있는 ‘직업변경 패키지 시즌3’ ▲1000여개의 외형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는 ‘옷장 바로 구매’ ▲10주년 기념 의상 세트를 획득할 수 있는 ‘텐션 업! 그랜드 페스티벌' 등의 혜택을 제공하며 유저 몰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징적인 10주년을 맞아 기반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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