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산업 상반기 결산 / 블록체인 게임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올해 상반기는 업계 화두로 떠오른 블록체인 게임 시장에 도전하는 업체들의 열기가 한층 고조된 시기가 됐다. 당장 작품을 내놓지 않더라도 대형 업체들이 모두 블록체인 사업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다.

블록체인 게임 시장은 앞서 '미르4'를 통해 플레이 투 언(P2E) 게임 열풍을 불러일으킨 위메이드가 선두로서의 기세를 충분히 보여줬다는 평이다. 지난해부터 시장 공략에 돌입한 컴투스 그룹과 네오위즈 외에도 그라비티 등이 첫 신작을 내놓으며 업체들이 본격적인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넷마블이 기존 인기작의 블록체인 버전을 포함해 오리지널 블록체인 게임을 내놓는 등 대형 업체의 시장 진입도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다만, 크래프톤이 자회사 라이징윙스를 통한 신작 출시를 비롯해 엔씨소프트, 넥슨 등 그 외 대형 업체들의 시장 경쟁은 하반기에 본격화될 예정이다. 또 카카오게임즈 및 라인게임즈 역시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을 예고했으나 신작을 출시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위믹스 홈페이지 화면 일부.
위믹스 홈페이지 화면 일부.

# 위믹스 플랫폼 라인업 확대 두각
위메이드는 지난 3월 계열사 라이트컨이 개발한 '라이즈 오브 스타즈'를 출시하는 등 위믹스 플랫폼의 라인업 확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 작품은 론칭 당시 유저가 쏠리며 열흘 만에 서버를 3배 이상 늘리기도 했다. 이후 전용 토큰 실더리움에 대한 스테이킹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시도로 수요를 확대해왔다.

또 조이시티의 ‘건쉽배틀: 크립토 컨플릭트’, 룽투코리아의 '열혈강호 글로벌', 위메이드커넥트의 '다크에덴M'과 '에브리팜' 등이 위믹스 플랫폼에 합류했다.

다수의 업체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에 뛰어들었으나 신작을 출시하며 구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편이다. 이와 비교하면 위믹스 플랫폼의 행보는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건쉽배틀: 크립토 컨플릭트'는 출시 2주 만에 동시 접속자 10만명을 넘어섰으며 4대의 서버에서 33대까지 증설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이후 랭킹 사이트 플레이투언넷에서 전략 장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룽투코리아의 자회사 타이곤모바일이 개발한 ‘열혈강호 글로벌’은 출시 일주일 만에 동시접속자 50만명을 넘어섰으며 서버를 기존 20개에서 90개로 증설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크로매틱 소울: AFK 레이드'
'크로매틱 소울: AFK 레이드'

# 4월 신작 경쟁 열기 최고조
위메이드와 더불어 일찌감치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 구축에 공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컴투스 그룹도 C2X 기반 신작 출시에 속도를 내는 업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지난 4월 '크로매틱 소울: AFK 레이드'를 출시했다. 이 작품은 론칭 전 판매된 팬 카드 38만개가 3분만에 소진되는 등 기대감이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컴투스 역시 4월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의 웹3.0 버전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글로벌 일일이용자(DAU)가 이전 대비 400% 규모로 증가하며 호응을 얻었다.

네오위즈도 4월 네오핀 생태계의 첫 게임 '크립토 골프 임팩트'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합류했다. 이 회사는 또 기존 모바일게임 '브라운더스트'의 글로벌 버전 '브레이브 나인'에 블록체인 시스템이 적용된 서버 '테라'를 오픈했다.

그라비티 역시 4월 온버프 코인 기반의 P2E 시스템 및 NFT를 적용한 '라그나로크 라비린스 NFT'를 동남아 지역에 론칭했다. 이후 태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를 기록하는 등의 성과를 거뒀다.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

# 대형업체들 사업 전개 본격화
올해는 크래프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대형 업체들이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을 예고하거나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대형업체 중 넷마블이 가장 빠르게 신작을 내놓으며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축통화 MBX 생태계의 비전을 제시하며 저변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A3: 스틸 얼라이브'에 블록체인 기반 콘텐츠를 선보였다. 이후 게임 매출뿐만 아니라 DAU, 리텐션(잔존 및 재접속) 등 주요 지표들이 눈에 띄게 상승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또 4월 첫 신규 IP 블록체인 '골든브로스'의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 버전을 출시했다. 이 같은 얼리 액세스를 통한 유저 반응을 점검하고 완성도를 더해 정식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5월에는 '제2의나라: 크로스 월드'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며 기존 인기작을 활용한 블록체인 시장 공략 사례를 늘려가기도 했다. 

크래프톤은 웹 3.0 시대의 ‘크리에이트 투 언(C2E)’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이후 자회사 라이징윙스는 '솔리테어 포 컴피츠'의 사전예약 신청을 접수하는 등 시장 진출을 타진 중이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 엔씨 · 넥슨 하반기 기대감 더해
엔씨소프트는 앞서 ‘리니지W’ 북미·유럽 등 2권역 출시와 맞물려 NFT 등 블록체인 기능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다만, 기존 P2E 게임과는 다른 방향성으로 준비 중에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플레이 과정에서의 큰 보상에 당첨된 것 같은 기분을 전달하는 구조를 짜고 있으며, 과거 '리니지'에서 '오우거의 피'를 통해 '파워 글러브를 얻는 것을 예로 들기도 했다. 게임 내 경제 시스템의 영향을 최소화하며 NFT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는 입장이다.

넥슨은 게임 지식 공유 플랫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구축에 대한 계획을 깜짝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이 회사는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해 NFT 기반 생태계를 구현해 넥슨의 가상세계를 한 차원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메이플스토리’ IP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를 아우르는 NFT 중심 생태계인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를 설계 중이라고 밝혔다.

'버디샷'
'버디샷'

# 카카오 · 라인, 그룹 기반 생태계 구축
이 외에도 카카오게임즈는 자회사 메타보라를 통한 첫 블록체인 게임 '버디샷' 출시를 예고해 주목되고 있다. 카카오프렌즈 IP를 활용한 캐주얼 골프 게임으로, 시장에서의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특히 지난 4월 '버디샷' NFT 캐릭터 200개가 1분 만에 구매 선점 완료된 후 10분 만에 완판됐다. 이후 총 800개의 NFT를 대상 제한 없이 선착순으로 판매했으며, 화이트 리스트 판매와 마찬가지로 모든 물량이 완판됐다. 

또 라인게임즈가 너디스타와 협력해 NFT 중심의 웹3 기반 게임을 선보이고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모바일게임 '엑소스 히어로즈'를 활용한 NFT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 회사는 또 라인의 자회사 라인넥스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NFT 퍼블리싱 플랫폼 '도시(DOSI)'를 활용해 함께 NFT 생태계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미국 금리 인상을 비롯해 러시아 전쟁, 중국 봉쇄 등 세계 경제 흐름의 급변으로, 위험 자산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테라·루나 사태까지 겹치며 우려가 더욱 커지기도 했다. 이에따라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옥석 가리기의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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