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기 시작하는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 속 게임업계 역시 적잖은 영향을 받게 됐다.

게임업계는 앞서 언택트 환경으로의 전환이 부각되고 가상공간의 생활인 메타버스의 열풍이 불면서 급변의 시기에 직면하게 됐다. 미래 시대의 상징 중 하나로서 게임이 주목을 받으며 향후 가능성의 가치가 높게 평가되기도 했다.

메타버스뿐만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 게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플레이 투 언(P2E) 시스템이 주목을 받는 가운데 주요 업체들이 신작을 출시하며 이 같은 시장을 적극 개척하려는 모습이 나타나게 됐다. 특히 MBX 생태계 기반 신작을 내놓은 넷마블을 비롯해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넥슨 등의 대형 업체들이 모두 블록체인 게임 시장 진출에 대한 의지를 밝히며 주목을 받았다. 

# 역성장 우려에 미래가치 재조정
게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과 맞물려 언택트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업체들의 인력 확충, 연봉 인상, 보상 구조 강화 등의 열기도 고조돼왔다. 그러나 이 같은 비용 상승을 상쇄할 매출 증대 및 실적 확대로 이어지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워 게임업계는 오히려 역성장의 우려를 사게 됐다.

이는 시장에서 흥행한 신작이 크게 줄어들고 업계 전반의 라인업 무게 중심이 뒤로 쏠리면서 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또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기를 맞이하며 게임업계에 대한 미래 가치도 재조정되는 흐름이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양적 완화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이와 연결되는 금리 인상 등의 연쇄 작용이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치게 됐다. 이 가운데 그간의 성장세가 둔화되며 숨고르기에 들어간 게임업계는 고난의 시기를 견뎌야 했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전쟁이 세계 경제의 예상치 못한 큰 변수로 작용하면서 이 같은 상황이 더욱 심화됐다. 곡창 지대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에서의 공급망이 무너지며 푸드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커지는 등 경제 흐름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게임업계의 성장 가능성은 당장 시장에서의 우선 순위에 밀려나며 가치평가 하락도 불가피했다는 평이다. 

또 중국에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베이징, 상하이 등의 지역을 봉쇄함에 따라 생산 및 유통 라인이 중단되며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로인해 게임의 성장 가치보다 당장의 경제 안정 흐름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게 됐다.

# 일상 회복, 근무환경 변화에 촉각
국내에서는 엔데믹 시대로의 전환을 위해 진통을 겪는 시기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최고 일일 확진자가 62만명에 달했으며 많게는 30~40만명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는 수준으로 대유행이 번졌다. 

그러나 거리두기 해제에도 점차 신규 확진자가 감소세를 보이며 1만명대 미만으로 떨어지게 됐다. 이 가운데 이미 국민의 3분의 1이 넘는 1800만명 이상이 코로나에 감염되며 일상으로서 자리잡게 됐다. 

이후 사회적 격리가 해제되고 방역 체계가 완화되며 엔데믹 시대로서 리오프닝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e스포츠 역시 오프라인 관중 개방으로 열기를 더했으며 전세계 '리그오브레전드'의 강팀들이 맞붙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 부산에서 개최되며 화제가 됐다. 앞서 생존 위기에 내몰린 PC방 업계도 간신히 숨통이 트이긴 했으나 그간의 충격을 회복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이다.

일상 회복 분위기와 맞물려 2년간 이어진 재택근무에서 전면 출근으로의 전환 움직임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게임업계 역시 이 같은 근무환경의 변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 새 정부 출범, 게임 정책은 안갯속
올해는 대선을 거쳐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했다. 대선 후보 간의 격차가 크지 않은 접전 끝에 새 대통령이 당선됐다. 새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하는 것을 비롯해 수뇌부 및 내각 인선 등 세대 교체의 절차를 밟아나가게 됐다.

게임업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장관으로는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이 임명됐다. 박 장관이 그간 게임과 접점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에서 게임업계를 향한 정책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셧다운제가 폐지되고 올해부터는 게임시간선택제가 적용된 것도 변화 중 하나다. 올해는 웹보드게임의 규제 완화가 추진돼 게임머니 월 구매한도를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하는 등의 변화가 예고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점수보상형 아케이드 게임(리뎀션 게임)의 시범사업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앞서 대선 경쟁이 한창인 시기 게임산업진흥법 전부 개정안에 대한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는 법안 발의 이후 1년여 만에 입법 관련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주목을 받게 됐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이 같은 법안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을지도 업계의 관심이 높은 편이다.

# 블록체인 게임 열풍, 국내는 신기루?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기반의 P2E 게임이 사행성 및 환금성 등으로 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역시 제도권의 과제 중 하나로도 여겨져왔다. 

주요 게임업체들이 대부분 블록체인 게임에 뛰어들고 있으나, 규제로 인해 글로벌 시장에만 별도의 버전을 출시하는 실정이다. 국내 유저들이 제약을 받는 상황 등이 문제가 되면서 논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건쉽배틀' '열혈강호' '다크에덴' '크립토볼Z' 등이 위메이드의 위믹스 플랫폼에 합류하는 등 블록체인 게임 신작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컴투스 그룹은 '크로매틱 소울:AFK 레이드'와 더불어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의 웹 3.0 버전을 출시했으며 네오위즈도 '크립토 골프 임팩트'를 선보이며 시장 경쟁을 본격화했다.

넷마블은 'A3: 스틸 얼라이브'의 글로벌 버전에 블록체인 기능을 추가한데 이어 완전 신작 '골든 브로스'를 선보였다. 이후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의 글로벌 버전을 통해 블록체인 생태계 MBX의 확대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또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판권(IP)을 활용한 블록체인 및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발표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의 북미·유럽 등 2권역 출시를 통해 블록체인 모델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했으며 크래프톤도 관련 사업의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자회사 라이징윙스를 통한 '솔리테어 포 컴피츠'의 출시 준비에 나서는 등 주요 업체들도 시장 진출 의지를 나타내 주목되고 있다. 

# '던파 모바일' 가세 선두권 경쟁 심화
올해는 전반적으로 기대작의 출시가 뒤로 밀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 라인게임즈의 '언디셈버'가 존재감을 나타낸 이후 웹젠의 '뮤 오리진3'가 등장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가운데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차지하는 등 시장에서의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리니지' 시리즈와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 이어 선두권 경쟁 구도 양상이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그러나 상반기가 마무리되가는 시점에서야 업체들의 기대작들이 몰리는 양상을 보이며 신작을 통한 분위기 전환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위메이드의 '미르M: 뱅가드 앤 배가본드' 등을 비롯해 다수의 신작 출시가 6월에 몰리면서 이들의 본격적인 흥행 성과는 다음 분기에 온전히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다.

반면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 아크'가 스팀 등을 통한 글로벌 서비스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고 동시 접속자 132만명을 기록하며 스팀 선두권을 차지했으며 이 같은 열기를 꾸준히 유지함에 한국 게임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이 외에도 김정주 넥슨 창업주의 별세가 업계 안팎으로 큰 충격을 주는 시기이기도 했다. 그의 자산 상속 절차를 비롯해 향후 넥슨의 지배구조 변화 등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넥슨의 동일인(총수)으로 고인의 배우자인 유정현 NXC 감사가 지정된 가운데 앞으로의 행보에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으나 당장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없는 상황이다.

넥슨이 큰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 가운데 기존 넷게임즈와 넥슨지티의 합병으로 넥슨게임즈가 출범하며 더욱 주목을 받게 됐다. '히트' 'V4' 등을 흥행시킨 박용현 대표가 이끄는 넥슨게임즈는 '베일드 엑스퍼트' '히트2' 등의 신작 출시를 예고하며 존재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