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CJ ENM에 둥지를 틀고 있던 게임 전문 방송국 OGN이 오피지지(OP.GG)에 인수되면서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지난 2000년 e스포츠 방송이란 다소 낯선 아이템을 가지고 케이블 방송계에 진입한 OGN은 e스포츠와 게임업계간 교량역을 수행하는 등 산업계에 적잖은 공을 세워왔다. 

그러나 특수한 아이템인 만큼 관련 콘텐츠 개발에도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에 대기업의 품을 떠나 전문업체로 둥지를 바꿔 튼 것도 다시 말하면 그만큼 e스포츠 시장이 어렵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오피지지측은 OGN 인수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역량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추가해 경쟁력을 높여 나가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OGN의 주력 사업인 e스포츠 리그 방송 뿐 아니라 게임, 가상현실(VR) 및 확장현실(AR) 등 신기술 전반에 걸친 콘텐츠를 개발해 선보이는 등 면모를 일신하겠다는 것이다.

20여년 전 '스타크래프트'가 절정의 인기를 누릴 당시, OGN의 전신인 게임전문 케이블방송인 '온게임넷'이 탄생했다. 이 방송사의 등장 이후 MBC게임 등 e스포츠 전문방송사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e스포츠 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게임업체들이 자체적으로 리그를 운영하고 방송까지 진행하면서 게임 전문방송사들의 입지를 흔들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온게임넷'도 CJ ENM에 인수돼 'OGN'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이번에 오피지지에 피인수된 것이다. OGN은 이번 주주변경을 통해 콘텐츠 전문 제작 사로 변신, 온라인 플랫폼으로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OGN의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들자, 결국 문을 닫는 수순을 밟게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오피지지에 피인수되며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게 됐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화려했던 과거의 영광에 취해 안주하지 말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게임시장 환경은 예전과 크게 달라져 있다. 고민하지 않으면 놓치기 딱 맞는 산업구조다.  무엇이 정답이냐고 물어볼 만큼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게 작금의 게임업계의 현실이다. 그렇다면 그 자리에서 머물러선 절대 변화를 꾀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과거엔 대기업 위주였다면 과감하게 중소기업 또는 스타트 업 중심으로 무게 중심을 바꿀 필요도 있다. 따라서 지금 OGN에 던져진 명제는 환골탈태만이 살 길이라는 점이다. 이같은 현실을 직시해야 안팎의 삭풍에도 견뎌내며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OGN은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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