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윤 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식을 갖고 5년의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통상 있을 법한 신임 대통령과 국회의 밀월관계는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여소야대의 정치권의 풍향은 야당에서 여당이 된 국민의 힘과 여당에서 야당으로 처지가 바뀐 더불어민주당의 상대를 길들이기 위한 끝판 승부를 벌일 태세여서 벌써부터 풍랑을 예고해 주고 있다.

일각에선 이러다가 국무 총리는 커녕 각료 조각조차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윤 석열 정부는 부동산과 교육 문제 뿐 아니라 문화 정책에 대한 새로운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았다. 이전 문 재인 정부가 뿌려놓은 문화 울타리의 묘목들을 계속적으로 가꾸고 거둬 들이는 생산적이고도 창의적 정책을 적극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후보 시절, 게임관련 공약으로 ▲확률형 아이템 정보 완전 공개 및 국민 직접 감시 강화 ▲게임 소액 사기 전담 수사기구 설치 ▲장애인 게임 접근성 불편 해소 ▲e스포츠 지역 연고제 도입 등을 집권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약은 말그대로 공약이어서 포괄적인 성격이 짙다. 대선 공약은 특히 그런 편이다.  조각이 이뤄지고 새로운 체제가 출범하게 되면 세부적인 구체 계획이 수립되겠지만, 우리가 지금 여기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정권의 성향에 따라 문화 산업이 널뛰기를 해선 곤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게임의 경우 과거 보수 우파 정권 시절,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오히려 불순한 오락이라는 이름 아래 수모를 당하기도 했고, 여당 대표의 입을 통해 사회의 악이라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럼에도 게임산업은 수출 선봉에 서서 외화를 벌어들였고, 한류 문화사절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 냈다.

반면, 보수 좌파 정권 시절엔 수출도 그 것이지만, 내수가 특히 활황세를 나타냈다. 게임 장르가 다양화되면서 스타트업들이 줄을 이었다.  생산과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산업은 일취월장했다. 하지만 그로인한 사회적 역기능을 자초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새로운 마케팅 툴로 불리며 업계의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로 인한 파장은 적지 않았다.  

예컨대 한쪽에선 규제의 대못을 끊임없이 박아댄 반면 , 다른 한쪽에선 사회적 병리현상을 사전에 예측하지 못한 채 간과해 버린 것이다. 이같은 악순환이 거듭되면서 산업은 중심을 잡지 못한 채 휘청거렸고, 시장주변은 피폐해져 갔다. 관심을 끌고 있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에 대한 완전공개 여부도 그렇다. 새 정부는 이를 완전공개하겠다는 입장인데 이는 업계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기 보다는 유저 입장만을 반영한 것이다. 우파적 결단 치고는 상당히 좌파적이고 낯선 조치다. 

게임업계는 그간 자율 규제의 안착을 위해 힘을 기울여 왔다. 그리고 상당한  성과도 거둬 왔다는 평을 들어왔다. 확률형 아이템 문제도 점차 자율 규제를 통해 정착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업계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을 통해 통합과 공정을 강조해 왔다. 그런데 유독 게임산업에 대해서만 자유로운 경쟁을 막고, 기업의 영업 정책을 강제한다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보여진다. 

문화의 융성은 이데올로기란 이념을 뛰어넘을 때 이룰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여기에 색깔이 입혀지고 채색되면 실패하고 만다.

윤 대통령이 추구하는 새 정부의 문화 및 게임 정책이 반드시 성공했으면 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정권의 색깔에 따라 널뛰기식 정책을 펴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문화 정책은 간섭하지 않고 물 흐르듯 주변에서 지켜보는 것이 가장 부유하고 윤택함을 얻게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이전 정권의 묘목을 키우고 거둬들일 수 있다 할 것이다.  

윤 정부의 게임문화 정책이 내실 있게 천착되고 성공하기를 국민과 함께 기원해 본다.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