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난 마음(The woke mind)’ 바이러스가 넷플릭스를 재미없게 만들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남긴 말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지난 1분기에 구독자 수가 20만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11년만의 구독자 수 감소로, 발표 직후 시간외 거래에서 넷플릭스의 주가는 35% 폭락했다. 관계자는 이를 두고 “OTT 업계의 거품이 무너지는 징조”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머스크가 지칭한 ‘깨어난 마음 바이러스’는 최근 업계를 뒤덮은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뜻한다. 인종, LGBTQ+, 여성 등의 인권을 다룬 콘텐츠 및 사회적인 편견과 차별을 배척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의 이야기다. 최근 많은 수의 오리지널 미디어 콘텐츠에서는 의식적으로 흑인·여성 등을 주연 배우로 기용하고, 트랜스젠더 또는 성소수자라는 설정을 이들에게 부여하고 있다.

머스크가 작성한 해당 게시물은 1일 현재 트위터에서 30만 5000회의 ‘좋아요’ 및 5만 1000회의 리트윗을 받으며 글로벌 의제로 논의되고 있다. 다수는 “’깨어난 마음’은 정의와 평등을 위해 싸우는 활동”이라며 머스크의 발언에 강하게 반발하는 한편, 머스크의 의견에 강하게 찬동하는 인원도 적지 않은 편이다.

머스크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등장인물에 무차별적으로 소수자라는 설정을 부여하고, ‘이것이 옳다’며 주입식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작품에 몰입할 수 없게 만든다”며 최근 업계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취지는 좋지만 이러한 일이 너무 잦다는 것이다.

최근 서양권 콘텐츠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인물들은 LGBTQ+, 흑인 또는 아시아인, 여성이다. 신규 캐릭터들이 이런 설정을 갖고 나오는 것은 이해하지만, 기존 시리즈에서 등장하던 인물들이 갑작스러운 설정 변경으로 동성애자 또는 트랜스젠더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느닷없는 등장인물 설정 변경은 작품과 캐릭터에 집중하던 시청자들의 몰입감을 크게 저하한다.

게임은 어떨까. 유명 MOBA 게임에 등장하는 한 캐릭터는 당초 아내와 아들을 잃고 복수를 위해 타락한 아버지였으나, 최근 설정 변경으로 남성 동성애자(게이)가 됐다. 같은 게임에서 기존에 적대하던 관계였던 두 명의 인물은 깨어난 마음 바이러스에 의해 여성 동성애자 커플로 설정이 바뀌었다.

2016년에 출시된 한 FPS 게임의 경우, 강인하고 마초적이며 베테랑 군인으로 많은 인기를 끌던 한 플레이어블 캐릭터에 대해 작품 출시 후 3년만에 남성 동성애자라고 설정을 밝혔다. 또한 이 작품이 최근 선보인 한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어떤 무기를 사용하고, 어떤 스킬을 지녔는지”보다는, ‘여성 흑인 장애인’이라는 캐릭터 설정이 현지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앞서 예시를 든 게임들 뿐만 아니라 최근 게임업계도 ‘깨어난 마음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에 지쳐가는 유저들 또한 너무 많다.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하지만, 너무 잦은 것은 아닐까.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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