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략전쟁 양상 과거와 완전히 달라… 초연결ㆍ초지능의 시대 주도해야

지금 세계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러시아의 침략전쟁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전쟁은 푸틴이라는 독재자가 러시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벌인 것이지만 그 양상은 당초 예상과는 완전히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때,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2~3일 내에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을 잃고 금방 항복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런데 막상 전쟁이 벌어지자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양상이 벌어졌다. 

세계 2위의 군사대국 러시아의 파상적인 공세는 그저 숫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백대의 탱크와 비행기를 앞세워 돌진했지만 우크라이나 군은 효과적인 정보전을 펼쳤다. 그들은 숫적인 열세와 군사장비의 절대적인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침략을 무려 50여 일 간 막아내고 있다. 이제 일부 전선에서는 상황이 역전되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전쟁은 그동안의 전쟁과는 전혀 다른 전쟁이 되고  있다. 러시아의 강력한 탱크부대를 막아선 것은 첨단 드론과 휴대용 대전차 무기 등이었다. 터키에서 제공한 드론은 탱크부대의 진격을 막아내는 1등 공신이 됐고 일론 머스크가 제공한 위성 정보와 인터넷은 러시아의 이동과 전략을 효과적으로 파악해 분쇄할 수 있도록 도왔다. 

물론 나라를 지키고 자유를 수호하겠다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인들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이 없었다면 지금가 같은 선전을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인정하지만 그러한 투쟁정신 만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는 없다. 

또 유럽과 미국이 똘똘 뭉쳐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는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불안감에 빠져들었다. 결국 러시아는 장기전을 펼치며 그들이 호언장담했던 전체 우크라이나의 해방(?)을 포기하고 돈바스 지역에 집중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이 전쟁은 4차 산업혁명의 위력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혁명에 비해 더 넓은 범위(scope)에 더 빠른 속도(velocity)로 크게 영향(impact)을 끼친다. 

우크라이나는 위성과 인터넷이란 초연결, 초지능을 적극 활용했고 세계 각국은 하나로 뭉쳐 경제제재 등으로 러시아를 압박했다. 이러한 전방위 전략이 조금씩 먹혀들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 경제 대국 일본의 몰락이다. 일본은 70년대 까지만 해도 미국과 독일 다음으로 막강한 경제력을 자랑하며 세계에 영향력을 미쳤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일본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어쩌다가 일본이 이 지경까지 추락했는 가 하는 의문을 갖고 바라보고 있다. 

그 이유는 일본의 보수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들은 거세게 몰아치는 제3의 물결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리고 여전히 2차 산업혁명이 낳은 공산품의 경쟁력에 의존했다. 그 결과 일본은 도전하지 않고 안주하면서 수많은 기회를 날려버렸다. 

정보혁명으로 불리는 3차 산업혁명은 이른바 제3의 물결로 불린다. 그런데 일본은 이 3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그 물결에 편승하기를 바라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제4의 물결 속에 파묻혀 더욱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지금도 1차 농업과 2차 공업, 그리고 3차 정보서비스산업이 존재한다. 그리고 4차 산업은 이제 막 꽃봉우리를 터뜨리려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속해 있는 게임산업은 어디쯤에 있는 것일까.

게임은 3차 산업이 한창이던 때 태어나 4차 산업의 개화와 함께 더욱 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어디까지 더 성장해 나갈 지 알 수 없을 만큼 그 가능성이 무한한 산업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게임산업에 발을 담그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산업혁명의 한 가운데 들어와 있다는 것은 결코 평온한 상황이 될 수 없다. 그것은 뜨겁고 불안정하며, 때로는 폭발적이다가도 때로는 차갑게 꺼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혁명의 한 가운데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혼신의 힘을 다 쏟아내야 한다. 

대 변혁의 시대에 우리 게임업체들도 뒤쳐져 낙오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게임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도입하는가 하면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내려 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가 이어지고 있지만 곧 제대로 된 방향을 잡게 될 것이다. 

산업혁명기에는 반드시 반발세력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2차 산업혁명이 발생하자 공장을 파괴하는 자들이 등장했다. 3차 산업혁명기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4차 산업이 태동하고 있는 지금의 반발은 더욱 강하다. 

법과 제도는 기존의 질서를 옹호하고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따라서 새로운 산업과 문화를 수용하기 보다는 금지시키고 억제시키려는 경향이 더 강하다. 이 때문에 발목을 잡히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기존의 법과 제도가 사회를 안정시켜주는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새로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파악하고 숨통을 터 주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워 하고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주고 지켜 보며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부양하는 역할을 해 주는 것이다.  우리 정치권이 반성하고 돌이켜 봐야 할 대목이다. 지금도 여야는 정권을 잡고,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국민들도 여기에 편승해서 흥분하고 대립하는 양상이다. 

지금 산업인들이게 그런 것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게임인들 만이라도 정신을 차리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저 무서운 제4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그리고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니 말이다. 

[더게임스데일리 김병억 편집담당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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