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다고 게임산업에 대한 관심을 끊으면 곤란하다. 게임 유저들은 잡은 물고기가 아니다.”

최근 중소업체 한 관계자는 인터뷰 중 이 같은 말을 꺼냈다. 그는 앞서 대선 후보와 소속 정당들이 젊은 세대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게임산업에 러브콜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러한 모습이 그간 대선에선 보기 힘들었던 것이라며 높아진 게임산업의 위상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앞서 대선기간 유력 정당 후보들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법제화를 중심으로 하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한 게임 관련 유튜브 채널이나 e스포츠 경기장 등에 방문하며 유저들과의 접점을 늘렸다.

하지만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이러한 모습은 뜸해진 것이 사실이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 활동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도 잠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정치권에서 챙겨야 할 다양한 문제가 산적해 있는 점은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러니 최소한이라도 제도권이 계속해서 게임산업에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일각에서는 이미 선거가 끝났는데 정치권에서 게임 유저 민심 잡기에 나서겠느냐는 냉소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잡은 물고기에 밥을 줄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선거철만 되면 시장에 와서 국밥을 먹던 후보들이 선거 종료 후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사례가 흔하다는 것.

하지만 올해 게임산업은 어느 때보다 중요한 과도기를 겪고 있다. 잡은 물고기 취급할 때가 아니라 더욱 신경 써야 할 시점이라는 것. 블록체인, 대체불가능토큰(NFT), 메타버스 등 새로운 화두가 부각돼 게임과 결합하고 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규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e스포츠가 국제체육대회 종목으로 치러지며 명실상부한 전세계인의 놀이문화로 자리잡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을 지탱할 인력은 갈수록 부족해지고 있다. 그나마 다행히 개별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게임산업에 관심을 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게임을 통한 학업 성취도 증진 토론회 개최를 비롯해 게임 서비스 종료 시 현금 환불, 게임중독 표현 삭제 법안 등이 발의되고 있는 것. 이러한 모습이 더욱 자주, 그리고 오래 이뤄지길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마음을 사로잡고자 했던 게임 유저들은 아직 젊다. 지난 대선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수 많은 선거에 참여할 것이다. 당장 두 달 뒤면 지방선거가 있고, 국회의원 선거도 2년여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러한 주요 유권자들에게 여당이든 야당이든 선거철에 공수표만 남발하는 그런 집단으로 인식되지 않길 바란다.

향후 게임산업의 시장규모와 중요도는 갈수록 커질 것이다. 이러한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고 게임 유저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치권의 행보도 선거 때마다 계속해서 이뤄질 것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 마치 시장에서 국밥을 먹는 상투적인 일회성 관심이 아닌 실제로 실천되는 모습으로 바뀌길 기대해본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저작권자 © 더게임스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