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게임산업 대변혁 이끈다] 메타버스와 게임의 만남 … 현실과 가상 경계 허무는 미래 상징

블록체인과 더불어 메타버스가 미래 시대를 상징하는 키워드로 주목을 받고 있다. 현실과 가상공간의 경계를 허무는 공상과학 속 이야기가 실제 구현되는 세상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가는 중이다.

메타버스는 새로운 것이면서도 또 한편으론 그렇지 않다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구현에 있어 블록체인 기술이 핵심이자 필수적인 것으로 여기며 이를 활용한 시장 개척에 나서는 업체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 같은 각각의 관점이나 해석이 분분한 만큼 메타버스의 모습 역시 어떤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메타버스는 아직 시장이 제대로 열리기도 이전의 단계와 같다는 것. 때문에 앞으로 만들어나갈 것들이 무궁무진하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특히 글로벌 대형 업체들이 메타버스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미래 시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언택트 시대가 주목을 받게 됐고 새로운 흐름 역시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이와 맞물려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며 새로운 미래로 주목하고 이에 대비하는 각계각층의 행보도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메타버스가 시대의 화두가 되긴 했으나 이를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은 다소 차이가 나는 편이다. 현재 구현되고 대중이 즐길 수 있는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에서 아바타를 생성해 생활하고 현실과 같은 삶을 영위하는 경제 활동이 가능한 것을 중요한 가치로 두는 편이다.

# 메타버스와 게임 서로 다를까
일각에서는 메타버스의 고유 특징으로 5C를 꼽고 있다. 세계관(Canon), 창작자(Creator), 디지털 통화(Currency), 일상의 연장(Continuity), 연결(Connectivity) 등을 칭한다.

이 가운데 메타버스의 경제의 기반이 되는 가상화폐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핵심 요소로 보는 이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때문에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는 이들이 궁극적으로 메타버스를 구현하겠다고 밝히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반면 메타버스 요소들의 상당 부분이 이미 서비스 중인 게임을 통해 구현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과거 온라인게임이 첫 등장하는 시점부터 메타버스는 우리와 함께해왔고 게임과 메타버스를 동일한 의미로 봐도 무방하다는 입장도 있다.

지금의 메타버스는 현대 생활과 비슷한 세계를 그리고 아이템을 구현하는 것에서 주목을 받는 편이다. 이는 기존 게임들과 다르게 보일 수도 있지만 ‘바람의나라’ ‘리니지’ 등 온라인게임 태동기의 MMORPG부터 메타버스와 다를 바 없는 행태를 보여 왔다고 평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게임에서 생산된 아이템에 대한 현금 가치가 매겨지고 거래가 활성화되는 등 유저 간 경제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됐다는 점이 그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유통이 되진 않았으나, 가상세계에서의 활동을 통한 가치를 인식하고 현실과 경계를 허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게임과 메타버스를 동일시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의견도 팽팽한 편이다. 메타버스는 플랫폼으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고 향후 발전에 따라 게임과 차이점이 커지게 될 것이란 관측도 존재한다. 또 한편으론 미래의 게임 역시 변화를 거듭하며 메타버스와 같은 포괄적인 형태가 되면서 둘 사이의 정체성이 점차 모호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서비스 중인 메타버스의 정체성에서도 상반된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가장 영향력이 큰 메타버스 중 하나로 꼽히는 ‘로블록스’는 게임을 만들고 서로 즐기는 게임 플랫폼의 개념에 가깝다는 평이다.

반면 최근 누적 가입자 3억명을 돌파하며 주목을 받고 있는 네이버제트의 ‘제페토’의 경우 소셜 플랫폼에서 게임 요소들을 늘려가는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때문에 먼 미래를 보면 게임과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가 점차 불분명해지고 이를 구분하는 것에 의미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추측도 제기되고 있다.

‘GTAV’
‘GTAV’

# 시장 개척 단계 평가절하되기도
그러나 현재 메타버스를 통해 구현된 가상세계는 기존 게임의 그것들과 비교해 엉성하게 비춰진다는 시각도 적지 않은 편이다. 게임업계가 수십년간 기술의 발전과 함께 가상세계를 만드는 경험이 녹아들어 있는 반면, 메타버스는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가장 표면적인 시각적 비주얼 구성의 완성도부터 큰 격차를 보이며 메타버스에 대한 부정론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편이다. 약 10년 전에 출시된 ‘GTA’가 가상세계의 구현 규모나 디테일 측면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서다. 거대한 도시 속 다양한 사람들과 자동차가 교통신호에 맞춰 움직이는 것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기술 기반 상호작용 등을 통해 사실적인 가상세계가 구현됐다는 것이다.

이는 현시점에서의 메타버스 열풍에 공감하지 못하고 의문을 갖게 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로블록스’나 ‘제페토’ 등은 마치 10년, 혹은 그보다 더 오래 전 게임이나 기술력이 부족하거나 완성도가 떨어지는 모습으로 비춰진다는 소감도 적지 않은 편이다. 이로인해 기존 게이머들은 이 같은 메타버스 실체에 실망하거나 흥미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먼 미래의 기술이 발전한 시대에서의 메타버스는 감각적인 측면에서도 현실과 가상세계의 경계를 허물게 될 지도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갈 길이 너무 멀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때문에 기존 게임업체들이 메타버스에 도전하는 것에 부정적인 반응도 없지 않다. 이미 ‘GTA’를 비롯해 완성도 높은 대작들의 가상세계에 몰입하며 눈높이가 높아진 게이머들에게 메타버스는 허술하고 조악한 수준에 가까워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현실과 가상세계 간 경계를 허무는 수준의 몰입감을 위해서는 ‘GTA’ 그 이상의 기술력과 개발력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러나 당장 ‘GTA’ 등과 비견되는 게임을 개발할 역량을 보여줄 업체들은 많지 않은 실정이다.

'로블록스'
'로블록스'

현시점에 등장한 메타버스가 그만큼의 기술력과 개발력을 발휘해 가상세계를 구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운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업체들이 메타버스 시장 개척을 외치며 도전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평가절하와 함께 부정적인 편견이 굳어지게 됐다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기존 게임업체로서의 개발역량을 인정받지 못한 업체들이 대다수인 가운데 과연 새로운 기술을 통해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렇다보니, 메타버스가 실속 없는 허황된 마케팅 용어와 같다는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반면 현시점에서 단순히 기술력이나 시각적으로 비춰지는 것만으로 메타버스를 판단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혁신적인 신기술이나 시장을 뒤흔들 ‘메가 트렌드’는 기존과 다른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인 만큼 이전까지 통용된 가치관이나 기준점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이 같은 신기술 기반 사업화 과정 역시 처음부터 대규모의 완성작을 내놓는 게 아니라 소규모로 지속적인 가능성을 확인하고 점차 규모를 키워나가는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일각에서의 입장이다.

# MS 등 메타버스 미래가치에 빅딜
게임과 메타버스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는 가운데 메타버스가 게임과는 다른 개념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또 한편으론 메타버스가 게임을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해야 한다는 입장도 없지 않다.

또 전망이 분분한 상황에서도 글로벌 대형 업체들이 메타버스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이어감에 따라 미래 시대 대전환의 상징으로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평이다.

앞서 페이스북이 메타로 사명을 변경한 것도 적잖은 충격을 줬다.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액티비전블리자드를 82조원 규모에 인수하겠다는 소식을 발표한 가운데 향후 개발하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핵심적인 역할이 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메타버스의 미래 가치 관측에 무게감을 더했다는 평이다.

업계는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향후 메타버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에 대한 미래 예측 중 하나로 다수가 공감하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특히 미래 메타버스의 예시로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을 꼽는 이들도 적지 않다. 플레이 투 언(P2E) 게임 열풍을 불러일으킨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도 그 중 하나다.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의 모습을 메타버스로 보는 것에 큰 이견이 없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또 게임이 곧 메타버스이자 메타버스의 코어와 같다고 봤다. 그러면서 블록체인을 통해 메타버스의 경제 ‘메타노믹스’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과 메타버스 간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블록체인 게임이 곧 메타버스라고 정의할 수 있느냐에는 물음표가 남을 것으로 보인다. 서로 맞닿아 있는 부분이 많지만 동일한 것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모호한 지점이라는 평이다.

지난해 열린 ‘게임정책 세미나’에서 박형준 성균관대 교수가 발표한 게임물관리위원회 연구용역 내용에 따르면, 메타버스와 게임의 공통점으로는 ▲지속성 및 개별적 존재감(아바타) ▲이용자 존재와 경험의 실시간성 ▲동시적인 참여 및 타인의 소통 ▲가상공간에서의 활동 등이 꼽혔다.

이 가운데 이용자의 콘텐츠 생산 및 확장성, 독자적인 경제 체계, 이용자의 결정에 따라 바뀌는 개방형 구조 등으로 인해 게임과 메타버스는 서로 다른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다만, 현재 기준에서는 메타버스와 게임의 차이를 명확하게 정의하기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는 것. 메타버스와 같은 개방형 구조가 구현된 게임이 존재하고 경제 활동 역시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서다.

'제페토'
'제페토'

# 스타팅 블록에 힘주는 업체들
국내에서의 메타버스 대표격으로는 네이버제트의 ‘제페토’가 꼽히고 있다. 최근 전세계 누적 가입자가 3억명을 돌파하며 아시아 플랫폼 서비스로는 가장 많은 유저를 확보하며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플랫폼 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메타버스 생태계의 크리에이터에 대한 사례도 점차 늘어나는 중이다. 아바타가 착용할 의상이나 액세서리를 제작해 판매하는 수익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게 가능해졌고 새로운 직업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불과 10년 만에 유튜버가 유망 직종으로 자리 잡으며 달라진 시대상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게임 역시 유튜브 및 인터넷 방송 플랫폼을 통해 ‘보는 게임’에 대한 수요가 창출되며 그 영향력이 급격히 확대되기도 했다.

메타버스 서비스 확대에 따라 게임 역시 다양한 형태로 역할을 해 나갈 것이란 관측이다. 단순 반복 작업이 아닌 창의적 활동을 통해 이 같은 새로운 직업으로서의 면모를 더해나가며 일상으로서의 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로블록스’는 950만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4000만개가 넘는 게임을 창작하고 1억 달러(한화 약 1235억원)의 수익을 창출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 게임업체들은 서둘러 이를 따라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컴투스 그룹은 오피스, 테마파크, 상업지구, 커뮤니티 등을 아우르는 올인원 메타버스 ‘컴투버스’를 내세우고 있다. 넷마블도 메타버스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가상현실 플랫폼 개발과 버추얼 아이돌 매니지먼트 등 게임와 연계된 메타버스 사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네이버제트와 협력을 통해 대체불가토큰(NFT) 및 메타버스 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리소스 기반 메타버스 ‘프로젝트 MOD’를 추진 중이며 펄어비스도 신작 ‘도깨비’를 통해 메타버스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슈퍼캣도 네이버제트와 조인트 벤처 ZEP(젭)을 설립하고 생태계 조성 및 파트너십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는 UGC 메타버스 플랫폼 ‘디토랜드’를 내세우며 위메이드의 위믹스 생태계와 협업을 추진해왔다. 해긴의 ‘플레이투게더’는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8000만 및 일일사용자수(DAU) 400만명을 달성한 가운데 IPX(구 라인프렌즈) 등과 협업을 늘려가는 중이다.

이 외에도 다수의 업체들이 다방면으로 메타버스 영역 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올해는 이 같은 행보를 더욱 구체적인 모습으로 확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를 내리거나 이를 받아들이는 것부터 모호한 가운데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역시 지켜봐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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