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게임산업 전망-e스포츠]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ㆍ유관중 대회 개최ㆍ'발로란트' 비롯 신규 e스포츠 뿌리 내릴까?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왼쪽), 세바스찬 라우 AESF 사무총장(중앙), 김영만 Kespa 회장(오른쪽).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왼쪽), 세바스찬 라우 AESF 사무총장(중앙), 김영만 Kespa 회장(오른쪽).

2022년은 e스포츠 업계가 위상을 제고하고 발전의 초석을 다지는 등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작용할 한 해로 예상된다. 올해의 가장 큰 이슈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다. 이번 대회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하스스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 총 8개 종목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특히 이를 위한 아시아 각 국가별 대표팀 선발, 대회 진행 방식 등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e스포츠 국제 표준이 선정돼 e스포츠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일각을 담당하고 있어, 국제 e스포츠 산업을 주도하는 위치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또한 국제 대회의 연이은 개최로 e스포츠의 위상이 높아지며 곧 열리는 대통령 선거에서도 후보들의 주요 의제로 언급되는 등 현재 진행형으로 '별의 순간'을 맞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2년간 온라인으로 대회를 진행했던 e스포츠 관람 문화 역시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이미 국내 LoL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올해 대회를 유관중으로 진행 중이며, ‘오버워치 리그’ 역시 별 문제가 없다면 지난해와 같이 대규모 유관중 경기를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발로란트’ ‘LoL: 와일드 리프트’ 등 지난해 첫 발을 뗐던 e스포츠는 올 한 해를 통해 장기적인 흥행을 이뤄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갈릴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종목 다각화가 이뤄지며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인기를 지속하는 것에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이 밖에도 지난해 존재감을 드러냈던 모바일 e스포츠가 2022년에도 흥행세에 오를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인 상태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화면 일부.
항저우 아시안게임 홈페이지 화면 일부.

# '항저우 아시안 게임' 계기로 위상 급등 조짐

올림픽 아시아 지역 대회인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이 오는 9월 막을 올린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참가했던 e스포츠는 이번 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기쁨을 누렸다.

대회에 참여하는 각 국가는 내년 3월까지 엄정한 선발을 거쳐 국가 대표팀을 구성하게 된다. 한국은 이에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기력 향상 위원회’를 구성해 선수 선발에 나선다. 해당 위원회는 향후 한국 e스포츠 국가 대표팀의 선수 및 지도자 선발, 훈련 계획, 선수단 지원 등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한다.

선수단 선발이 완료된다면 3월부터 5월까지 각 지역별 예선에 돌입한다. 지역 예선을 통해 각 국가별로 순위를 매겨, 오는 9월에 펼쳐질 본선 대회의 조 추첨에 활용하게 된다. 대회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LCK는 일정 조정으로 예선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는 등 각 종목사와의 원활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한국은 6개 종목에서 금메달 1개를 포함해 총 2개의 메달을 획득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는 더욱 많은 메달을 목표로 삼고 있다. 특히 LoL 종목은 중국에 아쉽게 내준 금메달을 이번에는 기필코 찾아올 기세다. 이 밖에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과 ‘클래시 로얄’ 등의 종목에서 메달이 기대된다.

지난 2018 한국 e스포츠는 한국e스포츠협회(Kespa)가 대한체육회의 회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선수 등록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정식으로 대한체육회 준회원으로 가입해 당시와 같은 내홍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 나아가 Kespa는 대회 주최 측인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아시아e스포츠연맹(AESF)로부터 대회 준비 과정에서 각 종목사, 단체들과 협업을 통한 e스포츠 국제 대회 준비 모델을 만들고 이를 다양한 아시아권 국가에 전파하는 중책을 맡았다. 향후 한국이 e스포츠 국제 표준을 선도하는 위치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지난해 첫 발을 뗀 ‘한중일 e스포츠 대회’의 연속 개최 여부가 관건이다. 이 대회는 동아시아 3개국의 우호를 증진하기 위해 펼쳐졌으며, 지속 가능한 대회를 목표로 올해 역시 중국에서 열린다. 아직 상세한 로드맵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 대회의 성공을 계기로 향후 더 큰 발전을 이룰 것으로 보이다.

e스포츠의 위상이 점차 높아지며 정치권에서도 큰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오는 3월 펼쳐지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주요 공약 중 하나로 e스포츠와 게임 산업이 언급되며 업계 관계자들의 촉각이 곤두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최근 e스포츠 선수들의 군 입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e스포츠 상무팀'을 신설하겠다고 밝히며 화제가 됐다. 과거 스타크래프트 프로 선수들의 군 문제 해결을 위한 '공군 에이스' 팀이 있긴 했으나 편법 의혹이 불거짐과 동시에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하지만 상무 팀이 정식으로 출범한다면 2년 간의 공백기를 이겨내기 어려웠던 e스포츠 선수들의 수명 연장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또한 게임산업 관련해 e스포츠의 지역 연고제 도입을 공약으로 발표하며 시선을 끌었다. e스포츠 지역 연고제는 향후 e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다. 이미 2020년 발표된 '게임산업진흥 종합계획'을 통해 지역 상설 e스포츠 경기장 설립이 이뤄지고 있으며, 향후 이를 통한 전국 단위 시설 체계화 및 다양한 계층과 지역에서의 e스포츠 대회 출범 등 e스포츠의 생활 스포츠 전환으로 이어지는 것이 목표다.

2019 LoL 월드 챔피언십.
2019 LoL 월드 챔피언십.

# e스포츠, 코로나19 탈출할 수 있을까

LCK는 2022년 스프링 스플릿을 맞아 철저한 코로나19 방역 수칙 하에서 일부 관중 입장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대회가 펼쳐지는 ‘LoL 파크’의 정원인 400명의 75%에 달하는 총 287석이 경기당 제공되며, 지난해 임시적으로 약 10%의 관중을 허용했던 것보다 훨씬 증가한 수치다.

국내 e스포츠 산업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역대 첫 역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20년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전년 대비 13.9% 감소한 약 1204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회 상금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으며, 중소규모 e스포츠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아 하향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백신의 발전, 치료제의 개발 등 코로나19에 대한 대처법이 점차 등장하며 전세계는 점차 팬더믹의 위협에서 벗어날 준비를 하고 있다. e스포츠 역시 온라인 대회에서 벗어나 점차 오프라인으로 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며, 그동안 침체기에 들었던 e스포츠 역시 활로를 찾게 될 것이다.

실제로 LCK에서 연초 진행된 10여개 경기에서 관중 입장이 이뤄졌으며, 관객들과 선수들이 함께 호흡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방역 수칙이 제대로 지켜진다면 다른 e스포츠 종목에서도 이와 같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오버워치 리그’와 ‘PUBG: 배틀그라운드’ 리그 역시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된 내용은 없지만 머지않아 현장에서 관중과 함께 대회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버워치 리그는 이미 지난해 6월 항저우와 댈러스에서 각각 대규모 유관중 경기 ‘홈 스탠드’를 개최한바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 펼쳐진 국제 대회 ‘PUBG 글로벌 인비테이셔널’의 경우 무대에 관중 입장이 허용되지는 않았지만, 대규모 쇼핑 아케이드에서 대회를 개최하며 아케이드 고객들이 대회를 화면으로 관람하는 등 유관중과 비슷한 형태로 진행됐다.

'2021 발로란트 챔피언스'
'2021 발로란트 챔피언스'

# 걸음마 떼는 신규 e스포츠, 뿌리 내릴까

지난해 ‘발로란트’ e스포츠는 3차례의 지역 대회 및 국제 대회, 그리고 세계 챔피언을 가르는 최상위 대회 ‘발로란트 챔피언스’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e스포츠 데뷔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올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e스포츠로서 연착륙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발로란트 e스포츠는 올해 로드맵 발표를 통해 기존 지역 대회인 ‘챌린저스’의 주기를 연 2회로, 기간은 7주로 늘리는 등 대회 구조 변경에 나섰다. 또한 기존 토너먼트 방식 대신 풀리그 형식을 대회에 적용하는 등 볼거리를 늘리고 대회에 체계성을 더했다.

하지만 다소 침체된 국내 발로란트 e스포츠가 어떻게 나아갈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챌린저스에서 두각을 드러냈던 F4Q, 리오 컴퍼니, TNL e스포츠 등 다수의 게임단이 해체를 선언했으며, 누턴 게이밍 등도 리빌딩을 선언하며 아직 팀원 구색조차 못 갖춘 상태다. 이대로는 국내 발로란트 e스포츠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워 보인다.

‘LoL: 와일드 리프트’ 역시 지난해 국제 대회 ‘호라이즌 컵’까지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밝은 전망을 보였다. 특히 올해부터 T1, 리브 샌드박스, 롤스터 Y에 이어 광동 프릭스까지 리그에 합류하며 향후 국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LoL의 모바일 버전인 만큼 유망주 및 게임단 확보가 쉬울 것으로 보이며, 점차 발전하는 모바일 게임 e스포츠 생태계 특성상 큰 성장이 예측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이터널 리턴'은 올해 2부 리그 '이터널 리턴 챌린저스(ERC)' 출범과 함께 승강전 방식을 도입하는 등 획기적인 변화에 나선다. 이 밖에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의 신규 종목들이 올해도 성공적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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