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게임산업 총결산-온라인/PC방] 로스트아크ㆍ디아블로2: 레저렉션 등 온라인 게임 구도 변화 이끌어 … PC방은 '울상'ㆍ인디게임은 '웃상'

올해 온라인 게임 시장은 RPG 장르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며 새로운 얼굴들이 모습을 비춘 한 해가 됐다.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는 연초 유저들과 다방면에서 소통을 진행하고 작품 개선에 나서며 유저들의 복귀가 눈에 띄게 증가하더니, 여름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유저들까지 확실하게 사로잡았다. 또한 4분기에 출시 3주년 이벤트까지 더하며 올 한 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반기에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온라인 게임 시장 변동을 이끌었다. 고전 명작의 리마스터를 통해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다시금 유저들을 PC방으로 불러온 원동력이 됐다. 이번 열풍을 계기로 과거 작품들의 리메이크 또는 리마스터에 다시금 추진력이 붙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및 영업 제한이 이어졌던 PC방 산업은 올해도 여전히 매출 감소에 시름하고 있다. 여름 방학 대목을 놓고 팬더믹 상황이 격화되며 방역 지침이 강화됐고, 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문을 닫는 PC방 업체들이 많았다. 연말이 다가오며 확산세가 잦아들자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나섰고 이에 PC방 업주들 역시 기대감을 가졌지만, 결국 두 달 만에 다시 강화된 방역 수칙이 적용되며 겨울방학 특수 누리기도 어려워 보인다.

한편 국내 인디게임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네오위즈와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 국내 대형 게임업체들이 앞을 다퉈 재능 있는 인디 게임들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이들이 큰 호평을 받으며 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망여각’ ‘블레이드 어썰트’ 등의 뛰어난 퀄리티를 지닌 신작과 함께 ‘슬기로운 데모 생활’ 등의 다양한 행사를 전개하며 온라인 인디 게임 시장에 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로스트아크-디아블로, 온라인 게임 판도 뒤흔들다

스마일게이트RPG의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는 올해 가장 큰 반전을 이뤄낸 게임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작품은 서비스가 2년 가까이 진행되며 하향 안정화에 접어들었고, 그다지 인상적인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PC방 인덱스 업체 ‘더 로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 달간 PC방 점유율 1% 턱걸이에 그치며 14위라는 평범한 성적에 그쳤다.

반등의 시작은 올해 초였다. 앞서 개발진은 유저 축제 ‘로아온’을 통해 2021년 상반기 로드맵을 공개하고 유저와 긴밀하게 소통한 다음, 신규 대륙 베른 남부를 비롯해 대규모 PvE 콘텐츠인 ‘군단장 레이드’ 등 다양한 콘텐츠를 빠른 시간 동안 꾸준히 업데이트하며 유저들의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PC방 점유율에서는 톱10 안에 진입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였으며 신규 유저가 355%, 복귀 유저가 318%씩 각각 증가하는 등 놀라운 상승세가 이어졌다.

로스트아크는 이에 그치치 않고 여름 업데이트 ‘아스탤지어’로 화룡점정을 찍었다. 신규 클래스인 ‘소서리스’와 군단장 레이드의 출시, 성장형 무기 ‘에스더 무기’ 등 다양한 콘텐츠를 선뵀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유저들이 게임 플레이에서 느꼈던 불편한 부분을 개선하고 성장 난이도를 완화하는 등 유저 친화적인 패치가 이어졌다. 또한 대규모 이벤트 ‘마하라카 페스티벌’을 통해 막대한 보상을 지급하며 유저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8월 중 동시 접속자가 24만명을 돌파하고, 평일 저녁에 서버 대기열에 2만 명이 운집하는 등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7월 한 달간 평균 PC방 점유율이 7%에 달하며 3위에 올라 국내 RPG 판도를 크게 뒤집어 놨다.

하반기에는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2: 레저렉션’이 출시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작품은 지난 2000년에 출시된 고전 명작 ‘디아블로2’를 20년이 지난 현재 환경에 맞게 리마스터한 게임이다. 원작의 캐릭터와 배경을 뛰어난 퀄리티의 3D로 구현했으며 4K 해상도를 지원해 그래픽 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다.

출시 직후 원작을 기억하는 팬과 함께 디아블로 판권(IP)에 관심이 있던 신규 유저들을 모두 공략하며 두 마리 토끼를 사로잡았다. 디아블로2: 레저렉션은 출시 직후 한 달간 8%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PC방 점유율 2위를 마크했다. 유저 쏠림 현상이 일어나며 새벽에도 접속 지연이 이어지는 등 다시금 디아블로 신드롬이 일어났다.

블리자드는 디아블로2: 레저렉션과 함께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등 다수의 온라인 게임으로 최근 다시 PC방 영향력을 되찾고 있다. 다소 주춤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블리자드지만, 내년 중 출시되는 ‘디아블로4’ ‘디아블로 이모탈’ 등의 라인업을 통해 다시금 명가 부활의 신호탄을 쏠 계획이다.

# PC방 업계 올해도 코로나19로 ‘울상’

지난해 코로나19 팬더믹이 기승을 부리며 큰 타격을 입었던 PC방은 올해 역시 사태가 크게 호전되지 않으며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PC방 산업은 전년 대비 11.9% 감소한 1조 7979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역시 사정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진이 밝힌 2021년 PC방 산업 매출액 전망치는 1조 9456억원이다.

새해를 맞아 연초 방역 지침이 약간 완화되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운영 시간 제한이 해제됐으나,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약 1년간 PC방을 떠났던 사람들을 PC방에 돌아오게 만들기에는 조금 시간이 필요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3월 중 코로나19 소규모 집단감염이 잇따르며 재확산세를 보였고 다시금 업계가 얼어붙었다.

여름방학 기간인 7월과 8월 중에는 4차 대유행이 일어나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는 등 대목 시즌에 또다시 풍파를 맞았다. 3분기에는 이용률 회복이 기대되던 PC방 업계에 이는 치명타로 작용했으며, 일부 PC방 업주들이 사업을 포기한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추석 연휴 기간 중에는 코로나19가 다소 잦아들며 PC방 이용이 활기를 띠었다. 10월에는 위드 코로나로 방역 지침이 변화되며 어느 정도 전환점을 맞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다시 대유행이 번지며 위드 코로나가 중단되는 등 당분간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대형 게임업체 중심 인디게임 퍼블리싱 증가

인디게임 시장은 최근 2년간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인해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며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개인 스튜디오에서 작품을 출시하던 이전과는 달리 네오위즈, 스마일게이트스토브 등의 대형 게임업체가 스튜디오와 손을 잡고 인디 게임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추세다.

네오위즈는 지난 4월 인디게임 개발 팀 '루트리스 스튜디오'가 개발한 온라인 게임 '사망여각' 출시를 시작으로 올해도 다수의 인디게임 출시에 나섰다. 사망여각은 저승을 탐험하는 콘셉트의 2D 플랫포머 게임으로, 동양적 개성을 지닌 그래픽과 시스템을 비롯해 바리데기 설화를 작품 설정에 채용하는 등 다소 독특함을 지녀 많은 유저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회사는 이미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스컬' 등의 인디게임을 다수 선보인 경험이 있으며, 이 중 특히 스컬은 정식 출시 5일 만에 10만장을 판매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인기 몰이를 한 인디 게임이다. 올해 또한 '사망여각' '블레이드 어썰트' '언소울드' 등의 뛰어난 작품을 연달아 출시했으며, 내년에는 전세계가 기대중인 사슬 액션 게임 '산나비'가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한편 스마일게이트 역시 '스토브 인디'를 통해 다수의 인디게임과 행사를 선보이며 인디게임에 대한 유저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있다. '트러블 슈터' '원혼: 복수의 영혼' 등 다수의 국산 인디게임을 퍼블리싱해 라인업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자체 인디게임 행사인 '슬기로운 데모 생활'을 통해 재능있는 인디게임 업체들을 지원하고 유저와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사업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인디게임 행사 또한 개최됐다. 올 한해 '인디크래프트'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 '방구석 인디 게임쇼' '플레이엑스포' 등의 대형 게임쇼를 통해 다수의 인디게임이 팬들에게 선을 보였다. 또한 인디게임들을 위한 다수의 시상식까지 펼쳐지며 향후 국내 인디게임에 밝은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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