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 아이템 논란ㆍ블록체인 게임 잇따른 도전 ... 게임대장주 교체ㆍ리니지형제 벽 무너져

다사다난했던 신축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코로나19가 올해에도 이어지며 산업 전반이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가운데 게임산업은 홈 엔터테인먼트로 부각되며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연봉인상 경쟁이 벌어지며 게임업체가 이른바 신의 직장으로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해묵은 갈등인 확률형 아이템 문제가 다시 수면 위에 떠오르며 유저와 제도권, 게임업체가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또한 지난해 해결된 줄 알았던 판호 문제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샀다. 이 외에도 중국이 자국 내 게임산업 규제에 나서며 국내 업체들 파장을 입게 됐다.

이와 동시에 대표적인 게임산업 규제인 셧다운제가 올해 폐지되며 업계의 숙원 중 하나를 풀게됐다. 또한 대체불가능토큰(NFT) 및 플레이 투 언(P2E) 등 새로운 먹거리 시장이 부각되며 게임업체들이 잇따른 도전에 나서는 활기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본지가 선정한 2021년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편집자]

# 확률형 아이템 논란 재부각

올해 게임시장은 연초부터 확률형 아이템 문제로 뜨거웠다. 제도권에서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에 대해 법제화를 통한 방식을 주장했지만 업계에서는 자율규제를 통해 대응코자 했다. 지나친 확률형 아이템 사업모델(BM)에 피로감을 느낀 유저들은 제도권을 적극 지지했다. 이러한 가운데 일부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 방식이 문제로 지적되며 제도권과 유저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12월부터 보다 강화된 방식의 자율규제 시행에 나섰으나 제도권과 유저들은 여전히 법제화를 통한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갈등은 내년까지 이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국내에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게임이 확률형 아이템을 주요 BM으로 삼고 있어 파장이 매우 클 것으로 여겨진다.

# 셧다운제 폐지

게임산업의 대표 규제로 꼽혔던 강제적 셧다운제가 10년만인 올해 폐지됐다. 청소년의 수면권과 학습권을 기치로 발의된 이 법안은 업계의 지속적인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지돼왔다. 하지만 올해 청소년 게임 ‘마인크래프트’ 이슈를 시발점으로 여론화 및 유저들의 단결이 이뤄졌다. 정치권 역시 이러한 유저들의 목소리에 호응에 규제 개선을 주장했고 결국 11월 규제 폐지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업계에서는 셧다운제 폐지를 통해 게임이 강제적으로 이용을 제한해야 하는 나쁜 물질이 아닌, 선용의 대상으로 여겨지며 게임산업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다만 현재 국내 게임시장이 트렌드가 모바일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실질적인 효과에 대해선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 게임업계 연봉인상 경쟁

지난 2월 넥슨을 시작으로 국내 게임업체들이 일괄적으로 임직원 연봉인상에 나섰다. 당시 넥슨이 임직원 800만원 일괄인상, 엔씨소프트가 개발직군 1300만원 +α·비개발직군 1000만원+α, 크래프톤이 개발직군 2000만원·비개발직군 1500만원 등 대다수의 업체들이 앞다퉈 임직원 연봉인상을 단행한 것. 이는 게임을 포함한 산업 전반에서 IT 개발 인재 모시기 경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산업전반의 트렌드가 온라인 및 비대면으로 바뀌었고 이를 위한 플랫폼 구축을 위해 IT 인재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게임업체들 역시 인재확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없어 대우 높이기에 나섰다. 다만 해당 여파로 각 게임업체들의 영업비용이 증가했고 2분기 다수의 업체가 부진한 성과를 기록했다. 또한 다시 IT 개발인재 모시기 경쟁이 이뤄지고 있어 내년에도 같은 모습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 블록체인·NFT 잇따른 도전

지난 하반기부터 블록체인·NFT가 크게 부각된 가운데 게임업체들의 잇따른 도전도 이뤄졌다. 지난 8월 블록체인 기능을 도입한 ‘미르4’ 글로벌 버전이 해외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두며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됐다. 3분기 실적발표 당시 넷마블, 엔씨소프트, NHN, 카카오게임즈 등 다수의 업체들이 블록체인 분야 사업 진출 의사를 밝혔다. 업체들은 블록체인과 NFT를 기반으로 게임에 P2E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사행성 및 환금성의 이유로 P2E 게임의 서비스가 금지돼있다. 이로 인해 각 업체의 새로운 사업이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P2E 게임의 서비스를 허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 게임업계 조직개편

게임업체들의 조직개편도 활발히 이뤄졌다. 넥슨은 자회사 넷게임즈와 넥슨지티를 합병, 새 법인명은 넥슨게임즈(가칭)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당 합병을 통해 중견급 개발력과 탄탄한 라인업을 갖춘 회사가 새롭게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위메이드가 선데이토즈를 인수하며 캐주얼 게임 라인업 확대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앞서서는 컴투스홀딩스(구 게임빌) 지주회사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사명을 변경하며 브랜드 통합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게임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한편 P2E, NFT 등 새로운 화두가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행보라고 풀이했다.

# 코스피·코스닥 게임 대장주 교체

코스피와 코스닥 두 시장에서 게임 대장주 교체도 이뤄졌다. 이 중 코스피에서는 그간 엔씨소프트가 대장주 자리를 맡아왔으나 8월 크래프톤이 상장, 그대로 대장주 자리를 차지했다. 상장 당시 기업가치로 24조원이 거론되며 기존 주요업체들의 몸 값을 크게 뛰어넘는 모습을 보였다. 상장 이후 공모가 대비 가격이 떨어지기도 했으나 6조 이상의 격차를 보이며 명실상부한 대장주로 등극했다는 평가다. 코스닥에서는 펄어비스와 카카오게임즈의 대장주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졌다. 두 회사간의 시가총액 차이는 약 1억원 수준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 모두 긍정적 전망을 얻고 있어 향후로도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고 있다.

# 모바일 '리니지' 형제 벽 무너져

지난 2017년 ‘리니지M’ 출시를 시작으로 이뤄진 모바일 ‘리니지’의 벽이 올해 무너졌다. ‘리니지M’ 이후 2019년 ‘리니지2M’까지 출시되며 두 작품이 모바일 매출 최정상권 순위를 독차지해왔다. 일부 작품이 짧게 2위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약 4년여간 1위의 벽은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6월 출시된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모바일 ‘리니지’ 형제의 벽을 깨고 국내 매출 1위를 기록한 것. 11월 출시된 ‘리니지W’가 다시 1위를 차지하긴 했으나 모바일 최고 흥행작의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 중국 게임산업 규제

중국은 올해 자국 내 미성년자 유저가 게임을 일주일에 3시간(금요일·주말·연휴 각각 1시간)만 할 수 있도록 규제에 나섰다. 앞서서도 중국은 자국 청소년의 눈 건강을 이유로 게임산업 규제를 단행해 왔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에는 게임을 아편에 비교하며 더욱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선 것. 이러한 규제는 단순히 중국 유저와 업체들뿐만 아니라 국내 업체들에게도 파장을 미쳤다. 이미 중국에 출시됐거나 이를 기다리고 있는 업체들의 중국 시장 매출이 감소하게 된 것이다. 또한 현지 업체들이 자국 게임산업 규제를 피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적극 나섰으나 한국 역시 그 타깃이 됐다. 이로 인해 국내 중소업체들이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행위의 이면에 시진핑 정부의 장기집권을 위한 속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판호 발급과 재중단

지난해 12월 그간 빗장이 잠겨 있던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을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풀어냈다. 당시 업계에서는 해당 작품을 시작으로 한국 게임에 대한 본격적 판호 발급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이후 반년 가까이 소식이 없었다. 그러던 중 6월 말 다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이 판호를 획득하면서 관련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이후 3개월간 추가 소식이 없었고 9월 중국 정부가 판호 발급에 대한 무기한 보류 소식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완전히 판호 문제가 해결됐기 보다는 아주 조금씩 허가를 해주며 생색내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근래 미국과 중국이 다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중국에 기대해 반하는 행위를 할 경우 판호 문제는 다시 요원해 질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 정치권 게임업계 러브콜-게임 국정감사 주요 안건 부각

올해 정치권에서도 게임산업과 유저들에 집중했다. e스포츠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이 발족했으며 다수의 의원들이 게임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특히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된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해 법안 발의가 많았다. 또한 각 정당의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 당시 e스포츠 경기장을 방문하거나 관련 발언을 보였다. 게임이 콘텐츠 수출 효자 산업이자 대중적 취미로 부각되며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크게 높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2030의 표심을 잡기 위해 더욱 적극적 모습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올해 국정감사에선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다수의 정부부처에서 게임이 주요 안건으로 다뤄지며 높아진 게임산업의 위상을 드러냈다.

[더게임스 데일리 취재팀, 정리=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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