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22년 경제 정책 방향' 발표 … 구체적 지원 방안 사실상 전무

출처 기획재정부.
출처 기획재정부.

정부가 내놓은 내년 경제 정책 방향에서 게임산업 진흥책은 여전히 뒷전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 콘텐츠 산업 수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게임산업이지만,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정책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일 내년에 시행할 경제 정책 및 앞으로의 방향성을 미리 밝히는 ‘2022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경제정책방향은 각 부처가 세운 이듬해 경제 정책에 대한 내용을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등 국무위원과 민간위원들이 참여하는 확대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정책 기조 토론을 거쳐 확정되는 내용이다. 내년 정부가 제시할 각 산업의 진흥책 및 집중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큰 틀을 확인할 수 있다.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문서 파일 기준 약 154페이지에 달하는 경제정책 내용이 보고됐지만 그 중 ‘게임’이라는 단어는 단 11차례 등장했다. 특히 지난 11월에 폐지가 확정된 셧다운제 관련 내용을 제외하면 사실상 언급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상 내년도 경제 정책에서 게임산업은 철저히 소외된 상태다.

상세 내용으로는 신산업 집중 육성 항목에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 지원 강화 분야 중 전통문화, 예술, 게임·애니메이션, 패션, 한국관광 등으로 묶여 단어 하나로 언급됐으며, 이 마저도 애니메이션과 같은 항목으로 분류됐다. 또한 콘텐츠 인재 양성 항목에서 지난 2019년 개원한 ‘게임인재원’을 통해 신기술 게임제작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전에 제시했던 내용을 다시 한번 밝히는 수준에 그쳤다. 이 밖에는 강제적 게임 셧다운제를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해 규제 내용을 개선했다는 내용 뿐이다.

각 부처는 내년에 입안할 주요 추진 과제를 월별로 분류해 캘린더 형식으로 내놓았지만, 이 항목에서도 게임산업 진흥책은 언급되지 않았다. 게임산업에 관여하고 정책을 내놓아야 할 문화체육관광부는 ‘일상회복 특별 여행주간’ ‘야간관광 발전전략’ 등 관광 산업 육성책과 K팝, K 뷰티 등의 홍보를 언급했을 뿐 ‘K-수출 효자’ 게임산업을 외면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21일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국내 콘텐츠 산업의 수출액은 52억 7855만 달러(한화 약 6조 283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6.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중 게임산업은 무려 35억 6593만 달러(한화 약 4조 2540억원)로 콘텐츠 산업 전체 수출액 가운데 67.6%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해외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 산업을 이끄는 것은 분명 게임이지만 경제정책 입안에서 소외되는 것은 굉장히 아쉽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특히 게임산업이 최근 큰 격동의 시기에 봉착해 있으며, 정책적인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도 볼멘소리를 나오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글로벌 게임산업은 현실과 가상 세계의 경계를 허무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게임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블록체인 및 대체불가능토큰(NFT) 기술을 활용한 경제 시스템을 게임과 결합해, 놀면서 돈을 버는 ‘플레이 투 언(P2E)’ 게임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이 합쳐진 가상 공간에서의 경제 시스템 ‘메타노믹스(Metanomics)’는 게임업계에서 별반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다.

국내 게임산업은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가장 기본적인 P2E 게임조차 마음대로 서비스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에 밝힌 경제정책을 통해 정부가 메타버스를 새로운 먹거리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긴 했지만 이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관광지 투어와 학생들을 위한 교육산업, 그리고 미디어에 집중돼 있다. 게임산업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 눈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게임산업은 현재 발전할 것인가, 도태될 것인가로 나뉘는 중요한 갈림길에 놓였다”면서 “이번마저 정책 보조가 뒤따라주지 않는다면 큰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고 아쉬움을 밝혔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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