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게임산업 총결산-콘솔] 넥슨 펄어비스 네오위즈 등 새로운 먹거리 찾기 나서 … 내년 정면 승부 예고

'프로젝트 매그넘'
'프로젝트 매그넘'

올해 콘솔 시장은 눈에 띄는 큰 대작 타이틀의 출시 없이 한 해 쉬어 간다는 인상이 매우 강했다.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 진영은 갓 오브 워,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 회사의 대표 타이틀 출시 시기를 2022년으로 발표하며 숨을 골랐고,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는 게임 패스에 다양한 게임을 출시하는 한편 스타필드, 아우터 월드2 등을 내년 출시하겠다고 밝혀 대규모 격전을 예고했다.

이는 닌텐도도 마찬가지였는데 내년 1월 중 출시될 포켓몬스터 레전드 아르세우스를 비롯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시퀄과 별의 커버 디스커버리 등을 예고하며 콘솔 시장 패권을 두고 맞불을 놨다. 이처럼 내년 중 출시될 라인업들이 매우 흥미로운 것은 좋았지만 그 덕분에 올해 콘솔 시장은 다소 빈약했다는 것이 팬들의 반응이다.

특히 닌텐도의 콘솔 기기 닌텐도 스위치를 획기적으로 개량한 일명 ‘닌텐도 스위치 프로’에 관련한 루머가 1년 내내 떠돌았으나, 결국 이는 근거 없는 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닌텐도는 이후 디스플레이를 OLED로 변경하고 베젤을 줄인 뒤, 성능 면에서 어느 정도 개선을 거둔 ‘닌텐도 스위치 OLED 버전’을 출시했다. 한편, 게임업체 밸브 코퍼레이션은 회사의 온라인 게임 플랫폼 ‘스팀’ 게임을 손 안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콘솔 기기 스팀 덱의 출시를 근시일 내로 예고하며 콘솔 게임 업계의 지각 변동을 준비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위주의 개발을 진행해왔던 국내 게임업체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트리플A급 대작 콘솔 타이틀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넥슨, 펄어비스,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등 다수의 국내 게임업체들이 대작 콘솔 게임이라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벌써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으며, 내년 중 어느 정도 성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여 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 국산 트리플A 게임 출격, 목표는 GOTY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게임 시장은 모두 중국 게임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는 수준이다. 중국 게임산업은 최근 5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뒀으며, 어느새 국내 게임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어떤 부분에서는 이미 추월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그 사이 국내 게임업체들의 신작 부진이 겹치며 한국 게임들은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꽤 많이 잃은 상태다.

국내 게임업체들도 게임 시장 주도권을 눈뜨고 뺏기고만 있지는 않았다. 넥슨은 올해 초 회사 구조를 개편하며 대형 신작 타이틀 개발에 나서기 위해 이를 총괄하는 신규개발본부를 출범하고, 다채로운 신작 프로젝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온라인 뿐만 아니라 콘솔을 아우르는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해 콘솔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먼저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 중인 온라인-콘솔 멀티 플랫폼 게임 ‘프로젝트 매그넘’이 공개 직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작품은 RPG와 3인칭 슈터 게임의 특성을 결합한 루트슈터 게임 장르이며, SF 스타일의 팬터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다. 다양한 스킬과 총기를 활용해 거대 보스와 전투를 치르는 재미를 유저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다. 넥슨은 작품에 대해 “넷게임즈가 쌓아온 RPG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신 3인칭 슈터 장르를 결합한 신규 판권(IP)”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될 계획이다.

기존 IP 역시 콘솔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IP를 바탕으로 한 신작 콘솔 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3차 비공개 테스트(CBT)를 진행한 바 있다. 언리얼 엔진4 기반의 4K UHD 그래픽과 HDR 기술 등을 통해 콘솔 시장에서도 통할만 한 뛰어난 비주얼을 선보인다. 이 밖에도 던전앤파이터 IP를 활용한 신작 콘솔 격투 게임 ‘DNF 듀얼’이 오픈 베타 테스트에 들어갔으며, 온라인 게임 캐릭터들의 화려한 대전 액션을 팬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P의 거짓'
'P의 거짓'

 

네오위즈는 내년 하반기 중 트리플A급 콘솔 게임 ‘P의 거짓’ 출시를 예고하고 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고전 동화인 피노키오를 각색한 이 작품은 화려한 그래픽과 멋진 액션의 트레일러 영상으로 공개 직후 전세계 팬들의 관심을 독차지했다. 특히 최근 게임업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장르인 ‘소울라이크‘를 표방해 뛰어난 전투 경험을 팬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액션스퀘어는 게임 퍼블리싱 시장에 진출을 천명한 SKT와 함께 온라인-콘솔 멀티 플랫폼 게임 ‘앤빌’을 X박스 게임패스를 통해 얼리 억세스 출시했다. 로그라이크와 액션 슈팅을 적절히 조합한 이 게임은 멀티플레이어 코옵을 작품의 중점으로 내세우며, 다수의 유저들과 협력하는 재미를 유저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출시 직후 많은 유저들이 몰리며 서버를 증설하는 등 새로운 시장에서의 활로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신작 관련해 잠잠했던 김형태 대표의 시프트업은, 지구를 침공한 괴물과 맞서 싸우는 어드벤처 게임 ‘프로젝트 이브’로 콘솔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플레이스테이션5로 출시 예정인 이 작품은 여성 특수부대원 ‘이브’가 주인공으로, 황폐화된 지구 속에서 외계인 ‘네이티브’를 처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화려한 그래픽과 거대 보스와의 전투, 그리고 뛰어난 연출의 컷 신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트리플 A게임 ‘프로젝트 TL’로 콘솔 게임 시장 도전에 나선다. 또한 다수의 콘솔 게임 프로젝트를 진행해 내년부터 빠르게 출시할 것이라고 밝히며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 내년을 기약한 콘솔 게임업체들 … 그래도 선방했다

올 한 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 생태계에서는 의미 있는 한 해가 됐다. 그 동안 할 게임이 없다며 유명무실한 서비스라고 불리던 ‘X박스 게임패스’에 다수의 게임이 입점했기 때문이다. X박스는 지난 6월 개최된 국제 게임쇼 ‘E3 2021’을 통해 내년까지 게임 패스에 총 42개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베데스다가 개발 중인 오픈월드 SF 게임 ‘스타필드’의 티저 영상이 공개되는 등 다수의 신작 발표가 이뤄지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X박스는 앞으로 자사 독점작을 게임 패스로 선보이는 한편 기존작들 역시 꾸준히 게임 패스 라인업에 추가하며 다른 콘솔 게임업체들과의 경쟁에 불을 붙일 예정이다.

닌텐도는 기대했던 ‘닌텐도 스위치 프로’에 대한 정보는 일절 공개하지 않았지만, 신형 모델인 ‘OLED 모델’을 출시하며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디스플레이 변화로 인해 보다 선명한 화면을 제공하며, 뒷면 스탠드 개선과 신규 색상 추가, 독 모델에 유선 LAN 단자를 추가하는 등 다소의 편의성 개선이 이뤄졌다.

닌텐도는 올해 대작 타이틀의 부재가 아쉬웠으나, 어느 정도 무게감 있는 라인업을 선보이며 선방했다는 평이다. 먼저 지난 3월 출시한 ‘몬스터 헌터 라이즈’는 출시 3일만에 400만장을 판매하는 등 시리즈 역대 최고 판매 수치를 갈아치웠으며, 슈퍼 마리오 IP의 리메이크작인 ‘슈퍼마리오 3D월드+퓨리 월드’와 ‘마리오 파티 슈퍼스타즈’ 등이 뛰어난 흥행 실적을 거뒀다. 이 밖에도 메트로이드 시리즈의 침묵을 깬 ‘메트로이드 드레드’, 포켓몬스터 4세대 리메이크작 ‘포켓몬스터 브릴리언트 다이아몬드-샤이닝 펄’ 등이 올 한 해 닌텐도의 라인업을 채웠다.

PS 진영은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인 ‘라쳇&클랭크: 리프트 어파트’와 함께 ‘데스루프’가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며 올 한 해 그다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러나 내년 중 ‘갓 오브 워: 라그나로크’와 ‘호라이즌 포비든 웨스트’ 등 회사의 대표 타이틀을 연달아 내놓으며 최고의 한 해를 다짐하고 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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