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게임산업 총결산-모바일] '오딘'에 내준 자리 되찾은 '리니지W' … 중국 게임 기세 여전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은 그간 왕좌를 지켜온 ‘리니지’ 시리즈가 새로운 도전자들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는 시기가 됐다.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선두를 차지하며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으나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를 통해 다시금 1위 자리를 되찾는 모습이 연출됐다.

앞서 상반기는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이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화제가 됐다. MMORPG 비중이 압도적인 가운데 SNG 요소, 그리고 캐주얼 캐릭터의 매력을 통해 20대 및 여성 유저층의 관심을 끌며 경쟁력을 발휘한 사례로 평가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온라인게임 ‘트릭스터’의 판권을 활용한 ‘트릭스터M’을 론칭하며 기존 MMORPG와 다른 타깃층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비주얼로 MZ세대의 관심 끌기에 나섰다.

이후 넷마블의 ‘제2의나라: 크로스월드’까지 애니메이션 감성을 내세워 MMORPG 시장 타깃층을 달리하는 행보가 이어졌다. 이를 통해 기존 경쟁 구도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신생 업체 엔픽셀이 선보이는 첫 프로젝트 ‘그랑사가’도 론칭 직후 매출 순위 선두권에 진입하며 주목을 받게 됐다. 이미 시장에서의 새로운 도전작들이 ‘리니지’ 시리즈를 맹렬하게 추격하는 양상을 보여왔다는 것.

'오딘: 발할라 라이징'
'오딘: 발할라 라이징'

# '리니지' 쌍벽 허문 '오딘'
하반기 들어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등장으로 MMORPG 선두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리니지M’에 이어 ‘리니지2M’까지 4년여 간 매출 1위를 지켜온 ‘리니지’ 형제의 쌍벽을 ‘오딘’이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오딘’은 론칭 전 수익모델(BM)을 비롯해 게임 요소들이 ‘리니지’ 시리즈와 유사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에서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출시 직후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으며 약 4개월 간 이를 지켜내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앞서 ‘리니지’ 시리즈와 유사한 MMORPG가 호응을 얻으며 순위권에 진입한 사례는 다수 존재했으나 세대교체나 장기 흥행 측면에서는 한계를 보여왔다. 이를 통해 ‘리니지’ 시리즈의 아성은 절대 깨지지 않을 불가촉의 위치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딘’이 선두 자리를 수개월 간 지켜내면서 이제 엔씨소프트가 도전자 입장에서 추월의 기회를 노리게 됐다. 특히 ‘블레이드&소울2’가 다시금 왕좌를 되찾을 대작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오딘’의 기세가 약 두 달 간 이어지는 가운데 ‘블레이드&소울2’가 출시됐다. 그러나 이 작품은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이는 ‘오딘’의 입지를 더욱 견고히 만들고 엔씨소프트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 기존 ‘리니지’ 시리즈가 여전히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오딘’을 추월하지 못하는 상황도 계속됐다.

이 가운데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의 출시 일정을 발표하며 도전 의지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리니지’의 무대를 글로벌로 확대하는 ‘월드 와이드’를 내세워 이목을 끌었다.

‘리니지W’는 앞서 ‘블레이드&소울2’를 통해 꺾인 자존심을 회복할 신작으로 꼽히기도 했으나 차가워진 여론에서의 우려도 적지 않은 편이었다. 신뢰감에 타격을 입은 직후인데다가 이전까지와 다른 타깃의 글로벌을 아우르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물음표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

‘오딘’이 선두 자리를 차지한 지 약 4개월이 되는 시점, ‘리니지W’가 출시됐다. ‘리니지W’는 론칭 직후 매출 순위 1위를 탈환하며 ‘리니지’ 시리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리니지W'
'리니지W'

# '리니지W'의 막판 뒤집기 성공
‘리니지W’는 론칭 한달 간 유저 인프라 및 커뮤니티 지표, 각종 전투 수치 등에서 지난 25년간 엔씨소프트의 모든 게임의 기록들을 갈아치웠다. 매주 신규 월드를 증설해왔으며 16개 월드, 192개 서버를 운영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기록해왔다.

이 같은 흥행세는 이전까지 볼 수 없었던 패턴으로, 론칭 후 긍정적인 평가와 구전 효과가 글로벌에서도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리니지W’를 통해 의도한 국가 간 경쟁 구도가 얼마나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됐다는 평이다.

때문에 올해 기준으로 보면, 그간 수세에 몰린 엔씨소프트가 ‘리니지W’를 통해 역전에 성공한 격이 됐다. 이 회사가 내년 글로벌 지역에서의 영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예정으로, 경쟁 구도는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 같은 MMORPG 경쟁과는 궤를 달리하는 신작으로는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뉴 스테이트’의 등장이 이목을 끌었다. 이 작품은 ‘배틀그라운드’를 계승한 배틀로얄 게임으로, 사전예약 신청자 55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기대감이 높게 나타났다.

이후 론칭 당일 1시간 반 만에 액티브 유저가 270만명을 기록하는 등 파급력을 보였다는 것. 또 출시 2주 만에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4360만건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하며 향후 흥행 가능성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

또 넥슨은 ‘코노스바 모바일 판타스틱 데이즈’와 ‘블루 아카이브’ 등 서브컬처 게임 신작을 내놓으며 MMORPG 경쟁과는 다른 행보를 이어갔다. ‘블루 아카이브’는 매출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며 이 같은 서브컬처 게임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는 것을 인정받기도 했다.

넷마블은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통해 마블 유니버스 판권(IP)을 활용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이어가기도 했다. 앞서 수집형 RPG 스타일의 ‘마블 퓨처 파이트’가 인기를 얻은 가운데 이 같은 성과를 이어갈 신작으로도 기대를 모아왔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출시하며 실시간 전략 대전 게임 시장에 도전했다. 게임빌에서 사명을 변경한 컴투스홀딩스는 ‘아르카나 택틱스: 리볼버스’ ‘로엠’ ‘이너털소드’ 등 작품성이 입증된 강소 개발업체들의 작품을 발굴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는 전략을 펼쳐왔다.

국내에서는 실질적으로 경험할 수 없지만 위메이드가 ‘미르4’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글로벌 버전을 출시한 이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플레이 투 언(P2E) 열풍이 불기도 했다. 컴투스 그룹 역시 이 같은 블록체인 및 메타버스 영역에 뛰어들면서 신작 출시 때보다 훨씬 더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됐다.

'원신'
'원신'

# '원신' 등 중국 게임 위협 여전
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는 중국 게임의 기세가 여전했으나 신작보다는 기존 인기작들의 장기 흥행세가 이어지는 한해에 가까웠다. 특히 미호요의 ‘원신’이 새 캐릭터 등장 효과에 따라 일시적으로 매출 순위 선두권에 진입하는 등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히어로즈 테일즈’가 상위권을 장기간 유지하며 올해 등장한 외국 게임 중에서는 가장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 쿠카게임즈의 ‘삼국지 전략판’이 상위권에 진입하며 삼국지 소재 전략 게임의 흥행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외에는 ‘기적의 검’ ‘라이즈 오브 킹덤즈’ 등 기존 작품들이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해왔다는 것.

앞서 텐센트게임즈의 ‘백야극광’, 빌리빌리의 ‘파이널기어’, 홍콩히어로엔터테인먼트의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 요스타 ‘깨어난 마녀’ 등 중국발 서브 컬처 게임들이 다수 등장했으나 ‘원신’과 같은 장기적 사이클을 보여주진 못했다. 문톤의 ‘심포니 오브 에픽’이 출시 2개월이 지난 가운데 중상위권을 기록하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해는 론칭 단계부터 PC 클라이언트를 함께 출시하거나 차후 PC버전을 추가하는 등 멀티 플랫폼 환경을 지원하는 사례들이 다수 등장했다. ‘오딘’의 경우 PC방 점유율 순위 10위권을 기록하는 등 이 같은 PC 버전에 대한 수요가 기존 온라인게임을 뛰어넘기도 했다는 것.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리니지’ 시리즈 등 기존 MMORPG의 글로벌 시장 개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또 한편으론 블록체인 기반 P2E 게임의 열기가 날이 갈수록 고조됐다. 특히 국내에서는 게임에서의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환전을 규제하는 가운데 ‘무한돌파삼국지 리버스’가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해 뒤늦게 주목을 받기도 했다.

때문에 내년에는 이 같은 블록체인 게임의 국내 시장 흐름과 더불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MMORPG 장르 개척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고조될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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