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게임산업 총결산 - e스포츠] 오프라인-유관중 대회 개최 … e스포츠 국가 대항전 펼쳐지며 업계 위상 제고

'2021 한중일 e스포츠 대회'
'2021 한중일 e스포츠 대회'

 

올해 e스포츠업계는 코로나19의 영향력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많은 e스포츠 대회들이 취소 또는 온라인 대회로 전환했다. 하지만 올해는 국내 대회가 오프라인으로 치러진 것은 물론, 국제대회까지 다시금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앞으로의 대회 진행을 기대하게끔 했다.

e스포츠의 종목 다변화 및 모바일 게임 종목 증가 역시 업계를 꿰뚫는 화두였다. 라이엇게임즈는 올해 온라인 게임 ‘발로란트’의 e스포츠 생태계를 정식 출범했으며, 모바일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 와일드 리프트’ 역시 올해 e스포츠로 첫 선을 보였다. 넥슨의 모바일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와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 역시 올해 e스포츠 대회를 론칭했으며, 가레나의 ‘프리 파이어’는 역대 e스포츠 시청자 수 신기록을 새로 썼다.

e스포츠업계의 미래 지향적인 발전을 위한 여러 세미나 및 간담회와 함께, 정책적 지원 역시 잇따랐다. 여야를 막론하고 다수의 정치인들이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위한 법안을 내놨고 e스포츠 구단을 위한 세제 혜택 등 실제로 도움이 되는 법안이 통과되기도 했다. 또한 내년 개최되는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계기로 ‘e스포츠 국가대표팀’에 대한 로드맵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2021 오버워치 리그' 홈 스탠드 경기.
'2021 오버워치 리그' 홈 스탠드 경기.

# 오프라인 e스포츠 대회 재개 … 유관중 경기도 이어져

올해 국내 LoL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팬들에게는 기쁜 소식이 한 가지 있었다. 바로 지난 6월 개최한 LCK 서머 스플릿 개막전부터 관중 입장이 다시금 허용된  것. LCK는 지난해 1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하자 선제적인 조치로 대회를 무관중으로 전환한데 이어, 2월부터는 모든 대회를 온라인으로 실시하는 강수를 뒀다. 이 같은 조치로 e스포츠의 우수한 방역 능력을 선보이며 타 스포츠의 부러움을 샀지만, 경기장 입장이 불가능해진 팬들은 아쉬움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

대회가 열리는 ‘LoL 파크’ 수용 인원의 10%인 40명의 관중이 서머 스플릿 개막전에 입장하며 1년만에 LCK에서 관중 입장이 이뤄졌다. 대회가 진행되며 수용 인원은 80명까지 늘었지만, 7월 중 코로나19의 유행세가 점차 격화돼 다시금 무관중으로 전환됐다. 그러나 1년만의 LCK 관중 입장 재개는 어느 정도 업계에 희망을 가져오기도 했다.

또한 e스포츠는 국제 대회를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며 점차 지구촌이 코로나19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에서 LoL e스포츠의 국제 대회 ‘2021 LoL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 오프라인으로 개최된 바 있으며, 10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2021 LoL 월드 챔피언십’까지 열리는 등 두 번의 오프라인 국제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국제 e스포츠 대회 ‘오버워치 리그’는 홈 경기장에 다른 팀을 초대해 홈 관중과 함께 경기를 진행하는 ‘홈 스탠드’ 경기를 1년만에 다시 개최했다. 지난 7월 중국 항저우를 홈으로 사용하는 ‘항저우 스파크’ 구단이 홈 스탠드 경기의 첫 발을 뗐으며, 수많은 관중들이 참석해 선수들과 교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후 오버워치 리그는 미국 텍사스 주에서 ‘댈러스 퓨얼’의 홈 스탠드 경기를 갖는 등 점차 유관중 경기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플레이오프를 유관중 대회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쉽게 무산되는 등 내년에도 e스포츠업계의 이 같은 오프라인-유관중 추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1 와일드 리프트 챔피언스 코리아' 우승팀 롤스터Y.
'2021 와일드 리프트 챔피언스 코리아' 우승팀 롤스터Y.

# 모바일 e스포츠의 성장세와 종목 다각화

e스포츠 통계업체 ‘e스포츠 차트’는 지난 5월 역대 e스포츠 최고 온라인 시청자 수 기록이 경신됐다고 밝혔다. 그 동안 1위는 약 398만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한 ‘2019 LoL 월드 챔피언십’이 차지하고 있었으나, 순위가 약 1년 반 만에 갈아치워진 것이다. 새롭게 왕좌를 차지한 대회는 다름 아닌 가레나의 모바일 게임 ‘프리 파이어’의 e스포츠 대회 ‘프리 파이어 월드 시리즈 2021’이었다. 그것도 무려 약 541만 5000명의 시청자 수를 기록하며 기존 기록을 150만명 가까이 경신했다.

모바일 e스포츠 시장은 어마어마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텐센트와 크래프톤의 PUBG 모바일 역시 올해 뛰어난 흥행 실적을 거두며 원작 온라인 게임 ‘PUBG: 배틀그라운드’ 대회의 흥행 실적을 오히려 추월하는 형국이다. 모바일 e스포츠 시장은 특히 인도와 동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 신흥 게임 시장을 바탕으로 점차 온라인 게임 e스포츠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글로벌 e스포츠 구단 ‘팀 솔로 미드’의 앤디 딘 구단주는 SNS를 통해 “모바일 e스포츠는 5년 이내에 온라인 e스포츠 시장을 추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으며 이 같은 발언은 올해를 기점으로 점차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라이엇게임즈는 모바일 게임 ‘LoL: 와일드 리프트’로 모바일 e스포츠 시장에 진출했다. 올해 한국과 중국의 라이벌 매치를 주선함과 동시에, 국내에서는 ‘와일드 리프트 챔피언스 코리아(WCK)’를 출범하며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지난 11월에는 국제 대회 ‘호라이즌 컵’을 선보이며 모바일 e스포츠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라이엇은 온라인 게임 ‘발로란트’와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e스포츠화 역시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발로란트는 올해 지역 리그인 ‘챌린저스’와 챌린저스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이 펼치는 국제 대회 ‘마스터스’, 그리고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챔피언스’에 이르는 3단계로 구성된 e스포츠 로드맵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앞으로의 흥행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라이벌리가 형성되며 점차 인기가 높아지는 중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로드맵 발표에 참석한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왼쪽), 세바스찬 라우 AESF 사무총장(중앙), 김영만 Kespa 회장(오른쪽).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로드맵 발표에 참석한 조용만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왼쪽), 세바스찬 라우 AESF 사무총장(중앙), 김영만 Kespa 회장(오른쪽).

#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계기로 e스포츠 위상 제고

e스포츠 산업은 내년 개최되는 국제 스포츠 대회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맞아 더 높은 곳으로 도약을 꿈꾼다. 올림픽 지역 대회인 아시안 게임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e스포츠의 위상 제고와 함께 국제적인 영향력 또한 지닐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은 한국e스포츠협회(Kespa)의 노력으로 이번 아시안 게임에서 주도적인 위치를 형성하게 됐으며, 향후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은 e스포츠 국가대표팀 선발을 비롯한 아시안 게임 준비 과정에서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고 이를 아시아 45개국에 전파하는 막중한 책무를 맡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첫 국제 e스포츠 대회 ‘2021 한중일 e스포츠 대회(East Championships East Asia: ECEA)’가 서울에서 열리기도 했다. LoL, PUBG, 클래시 로얄, PES 2021, 던전앤파이터 등 5개 종목을 두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개국이 국가의 명예를 걸고 사흘간 치열한 대회를 전개했다. 아쉽게도 우승 트로피는 중국이 차지했지만 한국은 첫 번째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며 ECEA가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대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첫 발을 뗐다. 또한 ECEA 국가대표팀 선정에서도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출범해 선수 선발에 만전을 기하는 등 향후 국가대표팀 선발을 위한 좋은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이처럼 e스포츠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산업으로 위치가 격상되자, 정치권에서도 e스포츠를 주목하며 다양한 지원 방안을 펼치고 있다. 게임업계를 휘몰아친 ‘강제적 셧다운제’를 둘러싸고 ‘e스포츠 유망주들의 연습권 보장’ 등이 주된 폐지 사유 중 하나로 등장하기도 했으며, 이는 설득력을 얻어 셧다운제 폐지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국회에서는 정청래 의원의 주도로 ‘e스포츠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발족하고 e스포츠 산업 진흥을 위한 다양한 연구 수행 및 입법을 계획하는 등 향후 e스포츠 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12월에는 e스포츠가 조례특례법상 세제혜택 지원대상인 정식 운동종목으로 지정되며, 기업이 e스포츠 구단을 설립할 경우 비용의 10%를 공제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 e스포츠업계의 숙원인 Kespa의 대한체육회 회원 가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등 2021년은 앞으로 e스포츠의 발전 가능성을 확인한 한 해가 됐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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