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젤란실ㆍ콜롬버스실서 연구 집중 … 글로벌 경쟁력 높일 것으로 기대

모바일 게임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에 적용된 AI 모드
모바일 게임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에 적용된 AI 모드

넷마블이 지능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통한 미래 성장 발판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지능형 AI는 유저들에게 끊임 없는 재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개발 효율 증대, 번역, 고도화된 마케팅 등 다방면에 영향을 미치며 이 회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최근 도미니카공화국 푼타카나 및 온라인으로 동시에 치러진 ‘EMNLP 2021’에서 AI번역 후보정 기술 챌린지 우승을 차지했다. 이 행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자연어처리 분야 컨퍼런스다. AI 번역, 챗봇, 기계 독해 등 언어 데이터 기반 자연어처리 접근법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다룬다.

# 넷마블 AI 기술력 국제 무대서 인정받아

컨퍼런스에서 넷마블은 커리큘럼 학급과 멀리태스크 학습을 핵심 기술로 AI 번역 후보정 기술을 선보였다. 커리큘럼 학습은 번역 초안과 후보정 모델간의 상관관계를 AI가 학습해 번역 퀄리티를 개선하는 것이다. 멀티태스크 학습은 후보정 필요 단어를 분류하는 태스크 등 연관성 있는 항목들을 AI가 하나의 카테고리로 엮어 학습하는 모델이다.

이러한 행사에서 이 회사는 오번역율과 번역 신뢰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국내 게임업체 중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그간 지능형 AI 개발에 전념해온 이 회사의 노력 및 성과가 인정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 2014년부터 ‘사람과 함께 노는 지능적인 인공지능’ 개발을 목표로 다양한 기술을 연구해왔다. 게임 내에서 AI가 유저 플레이 수준과 패턴을 분석해 적절한 난이도의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게임 플레이 도중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스킬을 발휘하는 것 등이 개발목표의 예시 중 하나다.

넷마블은 'EMNLP 2021' AI 번역 후보정 기술 챌린지에서 국내 게임업체 처음으로 우승했다.
넷마블은 'EMNLP 2021' AI 번역 후보정 기술 챌린지에서 국내 게임업체 처음으로 우승했다.

지난 2018년에는 AI 기술의 연구 범위를 확장하기 위해 전담 연구 조직 AI 센터를 설립하기도 했다. 전담 연구 조직 AI 센터는 각각 마젤란실과 콜롬버스실이다. 이름에서부터 열정과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아무도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내겠다는 넷마블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평가다.

회사 차원에서도 지능형 AI 기술 개발을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을 사용하며 개발력과 미래 성장동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 회사 ‘분기보고서(2021.09)’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이 회사는 연구개발에 4344억원의 돈을 사용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24.76%에 해당하는 수치다. 다른 게임업체들과 비교해도 비용 및 비율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의 연구개발실 중 마젤란실에서는 AI에이전트팀, 밸런싱AI팀 등이 지능형 게임을 만드는데 집중하고 있다. 지능형 게임의 핵심은 AI 플레이어가 유저 패턴을 학습해 지속적인 재미요인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AI 플레이어는 유저를 상대하는 것 외에도 게임 밸런싱과 QA 등 게임 관련 업무를 지원한다.

# 사람과 함께 노는 AI가 개발 목표

이를 통해 게임의 재미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개발 효율도 극대화된다. 예를 들어 게임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됐다. 이를 통해 QA를 사람이 아닌 AI가 맡고 있으며 게임 내 버그 발견 확률을 높이고 수정 후 정상 작동 여부 검증에서도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저는 버그가 적은 게임을 즐길 수 있고 회사측은 업데이트 시간 감소 및 게임 품질을 쉽게 늘리는 것이다.

또한 지능형 AI는 유저의 원활한 플레이도 지원한다. 콘텐츠별 난이도를 측정하고 유저가 각 콘텐츠를 클리어하는데 필요한 캐릭터의 적절한 스킬 조합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

아울러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 입력 대신 음성을 통해서도 가능하도록 했다. 실제 지난해 5월 ‘A3: 스틸 얼라이브’에 음성 AI 모니카가 도입됐다. 음성명령을 통해 퀘스트를 자동으로 즐길 수 있는 것. 퀘스트 외에도 다양한 게임 메뉴를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는 원활한 플레이가 불가능한 유저나 다른 일을 하면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유저에게 도움을 준다.

여기에 이 회사는 다년 간 쌓아온 다국어 번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게임에 기계 번역 기술을 도입했다. 마젤란실에선 AI가 게임별 학습을 통해 더 높은 수준의 기계 번역 퀄리티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향후 데이터 누적 및 연구개발로 더욱 개선된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사의 다른 연구조직인 콜롬버스실은 글로벌 유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프로젝트를 개발 중이다. 게임 내 이용자 생애 구간에 대한 최적의 분석과 매니지먼트를 통해 제품 수명 주기 개선에 집중한다. 게임 이상 탐지 시스템, 프로필 서비스 시스템, 광고 사기 탐지 및 마케팅 최적화 등을 구현했다.

이 중 게임 이상 탐지 시스템은 게임 로그를 딥러닝 알고리즘으로 학습해 게임 내 발생하는 이상 케이스를 신속히 탐지, 관련 부서 및 담당자에게 자동으로 리포팅하는 시스템이다. 이 회사는 해당 시스템을 어뷰징 및 핵툴 확산 방지, 게임 PLC의 안정적 운영, 게임 지표 왜곡 방지 등에 활용하고 있다.

프로필 서비스 시스템을 통해선 게임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유저의 성향이나 패턴을 세부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개별 유저에게 최적화된 이벤트 및 알림, 아이템 맞춤 제안 등이 가능하다. 고도화된 마케팅을 통해 유저의 만족도와 실적개선에 모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진다.

# 제품 수명 장기화ㆍ재미 강화에 힘 보태

이 회사의 지능형 AI 기술은 ‘EMNLP 2021’ 챌린지 우승 이전에도 국내외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NeurIPS 2020’에서 딥러닝 기반 모바일 음성 인식 기술을 선보인 것. 이 행사는 AI 분야의 연구를 다루는 권위있는 컨퍼런스다. 당시 이 회사는 딥러닝 기반 음성 인식기를 모바일 게임에 탑재 가능한 수준까지 경량화한 기술(모니카) 선보였고 심사관 전원에게 만점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가 지능형 AI 기술을 통해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유저들에게 완성도 높은 게임을 제공하며 장기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봤다. 보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축소된 기간에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 자체에서도 유저들에게 끊임없는 흥미를 유발시키며 몰입을 강화하고 고도화된 개별 마케팅으로 매출 역시 증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또한 이 회사의 탁월한 AI 기술력이 다른 산업에도 큰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회사가 인수한 코웨이에서 AI 기술을 활용한 ‘아이콘 정수기’를 출시한 바 있는 것. 또한 이 회사는 자회사를 통해 뷰티, 헬스 분야 사업도 추진 중인데 여기에서도 역시 AI가 큰 힘을 보탤 수 있다는 것. 이 외에도 금융을 포함한 다양한 산업군에서 게임업체들의 AI 기술력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높은 지능형 AI 기술을 보유한 넷마블이 향후 종합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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