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대회 취소ㆍ방송 채널 사업 축소 여파 … 투자는 늘었지만 매출은 답보 상태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팬데믹으로 인한 대회 취소 및 상금 감소, 관련 방송 채널의 사업 축소 등이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이 같은 침체 속에서도 e스포츠 종목사의 투자가 늘어나는 등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한 업계의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1 e스포츠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국내 e스포츠 산업규모는 약 1204억원으로 전년(약 1398억원)보다 13.9% 감소했다. 이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산업 규모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일어난 역성장이었다.

세부 항목으로는 방송 분야 매출이 약 228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9% 감소했다. 또한 상금 규모 역시 약 132억원으로 31.1%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의 유행이 시작되며 다양한 e스포츠 대회의 중단 또는 온라인 형태로 대회 진행이 이뤄져 상금 규모가 크게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등 메이저 종목과는 달리 비교적 주목도가 낮은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으며 오프라인 행사 취소, 투자 감소 등이 이어졌다.

방송 분야에서는 e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인 OGN과 스포티비게임즈 등이 사업을 축소하고 폐국 준비에 들어가며 큰 폭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았다. OGN은 지난해 12월, 스포티비게임즈는 지난해 3월 각각 폐국하면서 e스포츠에서 방송이 차지하는 부분은 향후 더욱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2021년 7월 기준, TV를 통해 e스포츠를 시청한 비율은 15.6%에 불과하며, 산업의 구조가 재편되며 일시적으로 더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대로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은 약 3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향후 e스포츠 중계가 유튜브,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을 감안한다면 지금까지 방송 분야의 매출을 스트리밍이 고스란히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게임단의 예산 규모는 약 528억원으로 산업 규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1% 상승한 금액이다. 특히 e스포츠 산업계에서 종사하는 인력은 약 36% 증가하며 산업이 완연한 성장세에 올랐음을 입증했다. 코칭 스태프와 프로게이머들의 숫자도 증가했지만, 특히 올해 들어 게임단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크리에이터 및 제작 인력들의 충원이 이뤄지며, e스포츠가 단순히 스포츠에만 그치는 것이 아닌 종합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출처 2021 e스포츠 실태조사.
출처 2021 e스포츠 실태조사.

e스포츠를 운영하는 종목사들의 투자 금액은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종목사들이 2020년 e스포츠 산업에 투자한 금액은 약 731억원으로 전년 대비(약 604억원) 21.1% 상승했다. 방송 및 대회 운영에 약 498억원으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졌으며, 인프라 충원에 약 100억원을 사용했다. 이 밖에도 선수 및 게임단 지원, 기술과 인력 충원 등 다양한 분야에 종목사들의 투자가 일어났다.

종목사들의 의욕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여전히 답보 상태를 기록하고 있다. e스포츠 투자는 2018년 약 437억원에서 2020년 약 731억원으로 약 2배 가까이 늘었으나, 매출은 동기간 240억원에서 281억원을 기록하는 등 투자와 매출의 간극이 점차 벌어지고 있다. 또한 다수의 게임단들 역시 적자를 기록하며 국내 e스포츠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고서는 끝으로 “e스포츠 산업의 성장에는 정부 주도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e스포츠 상설 경기장 구축사업에 따른 추가적인 사업 운영 및 지원, 인력 양성 사업, 지역 연고제 등을 지원해 e스포츠 생태계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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