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장 창출할 것으로 기대…대중화까지는 많은 고비 남아있어

게임개발업체들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이 나올 때마다 이를 게임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 대표적인 기술로 3D와 인공지능,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기술들은 대부분 게임개발 과정에 녹아들었고 퀄리티와 세계관을 확장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해 왔다.  

새로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ICT를 적극적으로, 그리고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응용해서 게임에 녹아들도록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누가 먼저 신기술을 적용한 게임을 상업적으로 성공시키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수년 전부터 많은 게임업체들이 VR과 AR 기술을 접목시킨 게임을 개발하겠다고 나섰지만 상업적으로 성공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 가상체험을 중심으로 한 VR게임방이 운영되고 있지만 게임의 비주류로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고 있고, 증강현실 게임은 막강한 캐릭터의 힘을 보여줬던 '포켓몬GO' 이후 이렇다 할 성공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 

블록체인기술 역시 마찬가지 였다. 이 기술을 게임에 접목시켜 보려는 시도가 이미 몇년 전부터 있어왔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못했다. 게임업체들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길을 헤매고 있었다.

그런데 1년 전 위메이드가 '미르4'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킨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큰 호응을 얻지 못했던 이 작품은 글로벌 서비스가 본격화된 이후 동남아와 남미 등에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최근 동시접속자가 130만명을 넘어섰다. 

이 작품의 흥행으로 그동안 내세울 만한 신작이 없어 고전하던 위메이드의 매출도 급증세를 타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3분기 매출 633억원, 영업이익 174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이 16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것이다. 그리고 향후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는 점에서 '미르4'의 성공은 위메이드의 기업가치를 수직상승시켰다. 불과 1년 전 2~3만원대에 머물던 이 회사 주가는 최근 19만원대로 뛰어올랐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 내에서 유저들이 아이템을 수집하면 이를 가상화폐 '위믹스'와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을 실용화 시켰다는 점이다. 이러한 시도가 글로벌 유저들에게 제대로 먹혀든 것이다. 아직은 서비스 초기이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겠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할 수 있겠다.  

'미르4'가 글로벌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자 그동안 눈치를 보고 있던 주요 게임업체들이 잇따라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게임개발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 게임빌, NHN 등 주요 게임업체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들 외에도 더 많은 업체들이 블록체인기술 개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히 '골드러시'를 방불케 한다고 여겨진다. 

아직은 성공작이 나오지 않았지만 대체불가능한토큰(NFT) 기술 역시 게임업체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다. 무엇보다 이 기술을 적용하게 되면 사행성과 아이템 사기 등 게임 내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블록체인과 NFT기술을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냥 맹신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기술들을 게임과 접목시키고,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더 필요할 것이다. 

지금도 말만 요란할 뿐 블록체인과 NFT기술을 어떻게 해서 게임과 연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제시한 업체는 거의 없다. 그만큼 현실과 이상 사이의 거리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업체들에게 도전을 멈추지 말고 계속해서 시도하고 또 시도해 볼 것을 당부한다. 열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다면, 열번의 열번을 더 찍어서라도 해내야 한다. 게임업체 뿐만이 아니라, 무언가 새롭고 흥미로운 게임을 기다리고 있는 유저들을 위해서라도 그렇다. 

그리고 더 많은 업체들이 블록체인과 NFT기술을 접목시킨 성공작들을 시장에 내놓아 파이를 키워나가길 바란다. 글로벌게임 시장의 상황이 갈수록 흉흉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정부의 게임규제 강화로 국내 시장이 위축되자, 그 돌파구를 해외시장 확대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그들이야 말로 우리 게임업체들의 최대 경쟁자인 것이다. 또 북미와 유럽, 그리고 일본까지 우리가 상대해야 할 경쟁국은 하나둘이 아니다. 

그동안 우리 게임업체들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거나, 안될 것이라고 말한 것들을 해 내며 지금까지 성장해 왔다. 필자는 우리 업체들의 이러한 저력과 도전정신을 다시 한 번 믿어보고 싶다.  

[더게임스데일리 김병억 편집 이사 bekim@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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