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창업자 늘리기 위한 효율적 수단 ... 금융 제도권 환골 탈태의 노력 절실

암호화폐 공개(ICO) 금지 이후, 상당수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해외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작 일은 국내에서 하고 있지만, 자본 조달을 비롯한 각종 기업활동이 규제에 노출되다 보니 이같은 울타리에서 좀 더 자유로운 해외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특금법 이후 속칭 '김치코인'으로 불리는 국산 프로젝트들은 원화 거래가 가능한 4대 국내 거래소 상장에도 막혀있다. 그러다보니 우회 상장을 위한 해외 법인 설립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블록체인과 관련된 기업 규제는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로 하여금 시작부터 편법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기업에 대한 해외 법인 설립을 지원해 주는 컨설팅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해야 할 것이다.

기업 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자금 운영이다. 정부와 민간에서 이런저런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받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이 젊은 연령대인 암호화폐 발행 블록체인 유관 기업은 이런 지원을 받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음에도, 각종 규제로 인해 기업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이 또한 차별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현직 부장판사이자 블록체인 법학회를 이끌고 있는 이정엽 판사는 암호화폐에 대해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 

"암호화폐는 젊은 자본이다. 젊은 창업자들이 암호화폐를 통해 보다 손 쉽게 자금을 조달하고 기업 운영에 힘쓸 수 있다면,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 및 내수 경제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일련의 정부 규제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사행 및 사기 등으로 분칠되고 있는 암호화폐에 대한 이 판사의 인식이 신선하다고 까지 느껴진다. 그는 덧붙여 "암호화폐는 가상자산 보다는 '정보자산'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새로운 금융 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특히 직업 선택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젊은 세대를 향해, 미래사회를 견인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급성장하는 새로운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따라가길 그는 완곡히 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블록체인에서 파생된 디파이, NFT( Non-Fungible Token)에 주목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인데, 똑같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직업이나 투자의 선택에 따라 10년, 20년 후에는 엄청난 차이의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실제로 NFT의 경우, 트위터 창업자인 잭 도시의 첫 멘션을 NFT를 씌워 판매한 결과 33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에 낙찰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각종 게임 아이템을 시작으로 미술품이나 스포츠 경기의 중요한 장면과 음반 등에 이같은 시도가 잇따르면서 NFT 시장은 한마디로 확대일로다. 디지털화가 진행될수록 NFT의 가치는 커질 것이며, 세상 모든 것에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고 있다. 결국 자연스럽게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이 탄탄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의 견해이다. 

이런 추세임에도 NFT에서 가장 성장세가 예상되고 있는 블록체인 게임은 게임등급조차 내주지 않고 있어 국내에서는 사업조차 전개할 수 없다. 한마디로 사업을 하지 말란 뜻이다. 이에따라 이들 게임기업은 내수시장 규제를 피해 해외에서 영업을 전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디파이는 기존 금융권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상상 초월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연 이율이 기본 30~40%에서 많게는 몇백 퍼센트까지 달하는 상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물론 이같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감당해야 할 리스크도 크지만, 기본적으로 제도권 금융이 제공할 수 없는 수익을 안겨주면서 관심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특히 금융거래에서 소외되고 있는 개발도상국이나, 제3세계의 소외계층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디파이를 이용해 금융거래와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기술의 발달이 기존 금융 시스템을 넘어 모든 계층에게 그 혜택을 골고루 나누는 것이다. 

향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이 정착될수록 리스크는 줄어들고 긍정적인 효과가 세상을 변화시킬 것이 확실하다. 새로운 질서의 등장에 따른 손해를 막기 위한 기득권 층의 저항도 한동안 만만치 않을 것이다. 

블록체인은 누구에게나 공정하다. 제도권의 패권을 쥐고 있는 그들에게도 언제나 기회의 문은 열려 있다. 이미 시작된 대변환의 분기점에서, 기득권 진영이 발빠르게 합류해 새로운 산업과 콜라보를 이룬다면, 더 많은 시너지를 창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블록데이터(Blockdata)에 따르면, 세계 100대 은행 가운데 55%가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업에 약 30억 달러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3억 8,000만 달러를 시작으로, BNY 멜론 3억 2,100만 달러, 씨티은행 2억 7,900만 달러 등 글로벌 13개 대형 은행들이  앞다퉈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암호화폐 산업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것은 타당성 조사를 넘어 본격 진출을 위한 시금석을 깔았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 제도권 금융도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고 봐야 한다. 시장 진출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한 암호화폐 커스터디 서비스 수준에 머물러서는 향후 미래 금융시장을 주도할 수 없다. 정도를 뛰어 넘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의 눈치만 보지 않는다면, 기존 금융권은 자금 동원력에서 누구보다도 월등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들이 암호화폐 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적지 않은 파급력을 보여줄 것이며, 산업의 볼륨을 키우는데 있어서도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블록체인 분야의 젊은 창업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젊은 자본'의 한 축을 튼실히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솥 안에 빠져 있는 개구리 신세에서 벗어나려면 더 큰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그리고 이왕이면 그 방향이 '젊은 자본'이란 새로운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더게임스데일리 고상태 미디어신사업국 국장 qkek619@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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