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ㆍ펄어비스ㆍ넷마블ㆍ게임빌-컴투스 등 참여 … 업계에 '지속가능한 경영 분위기' 확산

지속가능한 경영을 뜻하는 ‘ESG 경영’이 국내 산업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게임업계도 ESG 경영을 천명하며 변화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게임업계는 상대적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 면에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를 쇄신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게임빌-컴투스,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 다수의 게임업체들이 회사의 ESG 경영을 위해 ESG 조직위원회를 발족하고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ESG는 환경을 뜻하는 E(Environmental), 사회를 뜻하는 S(Social), 지배구조를 뜻하는 G(Governance)가 합쳐진 신조어로 회사의 투명한 경영 구조 및 사회 공헌활동 등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영’을 말한다. 이들은 문화 콘텐츠 기업으로서 사회공헌 방안을 강구하고 사내 문화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게임빌-컴투스는 지난 7월 사내에 ‘ESG플러스위원회’를 신설하고 본격적인 ESG 경영의 첫 발을 뗐다. 송병준 이사회 의장이 직접 위원장을 맡았으며, 두 회사의 사외이사가 위원으로 합류할 만큼 ESG 경영에 대한 열의가 높았다. 컴투스-게임빌은 위원회 출범 당시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넘어 문화 역량까지 더하기 위해 플러스(+)를 명칭에 붙였다”고 밝히며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게임빌-컴투스는 위원회 신설과 함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다양한 행동에 나서고 있다. 컴투스의 온라인 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는 지난 6월 작품의 서비스 7주년을 맞아 글로벌 NGO 환경재단과 함께 해양동물을 지키기 위한 환경보호 캠페인을 시작했다. 푸른바다거북, 고래상어, 큰양놀래기 등 해양쓰레기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한 해양동물 7종에 대한 정보를 유저들에게 알리고, 유저들이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실천 7가지를 소개하는 행사였다.

또한 유저들이 게임 플레이를 하면 모이는 재화가 일정 수치만큼 쌓이면 컴투스가 환경재단에 기부금을 전달하기로 공약을 내걸었다. 유저들의 참여를 통해 성공적으로 재화가 모였고, 컴투스는 5000만원의 기부금을 쾌척하는 등 사회적 기업으로서 면모를 보였다.

이 밖에도 게임빌-컴투스는 사내 조직 문화 향상을 위한 ‘레벨 업 프로젝트’를 실시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긍정적인 직원 경험’을 향상시키고 일하는 문화를 더욱 즐겁게 바꾸기 위한 캠페인이다. 이에 대한 일환으로 임직원들을 위한 카페를 리뉴얼하는 등 사내 문화를 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이에 한발 더 나아가 ‘미래 세대에 대한 고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환경 생태계의 보호’ ‘AI 시대의 리더십과 윤리’ 등 ESG 경영을 위한 핵심 분야에 대해 밝혔다. 엔씨는 지난 8월에는 ESG 경영을 위한 비전과 그동안의 성과를 담은 ‘엔씨소프트 ESG 플레이북 2020’을 발간하며 상세한 활동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엔씨는 이전부터 ‘엔씨문화재단’ 등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공익을 증진시켜왔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ESG 등급에서 B+의 높은 등급을 받아 업계의 ESG 경영을 선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환경 부분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이를 환경 단체 ‘프로텍티드시즈’와의 협업 및 개발 혁신 센터의 친환경 건립 등을 통해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펄어비스와 넷마블도 ESG를 전담하는 신규 부서를 설립하며 이 같은 업계의 물결에 합류했다. 펄어비스는 지난 6월 코스닥 상장 게임업체 중 최초로 ESG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으며, 이를 통해 향후 다양한 ESG 경영 전략 및 로드맵을 마련한다. 1일에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코딩 교육, 무인 세탁함 추가 등 사내 조직 문화 향상을 위한 새로운 복지제도를 발표했다.

넷마블은 이전부터 ‘넷마블문화재단’을 통해 꾸준히 사회적 공헌 활동을 실천해 왔다. 또한 지난 2월 이주한 구로 신사옥 ‘G타워’는 건축 과정에서 친환경 저탄소 건축 자재, 고효율 기자재를 활용하며 각종 친환경 인증을 획득했다. 이 회사는 4분기 중 ESG 위원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ESG 활동에 나선다.

국내 산업에서 ESG 경영은 앞으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활동 등을 포함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한다. 이미 의무화를 실시한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와 함께 점차 단계적으로 이를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넓힐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게임업체들이 이 같은 사회적 변화에 앞장서 ESG 경영을 위한 다양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 반색하고 있다. 또한 유저들에게 받은 성원을 사회에 환원하고, 기업 가치를 높여 게임과 업계 전체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켜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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