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e스포츠 산업을 육성한다고 하지만 그 노력은 선수 개개인과 구단, 업체에만 부담시키는 것 같다. 보다 효율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업체 한 관계자는 인터뷰 중 이 같은 말을 꺼냈다. 앞서 치러진 ‘2021 한중일 e스포츠 대회’를 포함해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항저우 아시안 게임’을 이야기 하던 중 나온 이야기다.

이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e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전국 각지에 e스포츠 경기장을 짓는 한편 ‘한중일 e스포츠 대회’ 등을 개최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국가대표로 나서게 되는 선수 개개인의 실력양성과 지원, 종목부문에서는 큰 노력이 안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e스포츠 정식종목을 살펴보면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한국 게임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며 겨우 체면을 유지한 모습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e스포츠 시범 종목으로 치러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서는 한국 e스포츠 선수들이 식빵과 물만 먹고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사실 e스포츠 경기장이라던가 누가 e스포츠 대회를 주도했는지는 팬들 입장에서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이러한 경향은 코로나19 시대 더욱 심화됐다. 이미 다수의 e스포츠 대회들이 무관중 혹은 온라인으로 대회를 갖고 이를 실시간으로 생중계하고 있다.

경기장이 그렇게 중요했으면 지난 2020년 넥슨이 스스로 넥슨 아레나를 폐장했겠냐는 것이다. 경기장이 있어야만 대회를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공간적 제약이 적은 e스포츠의 특징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정부 주도의 e스포츠 대회라는 다소 빛을 바란 모습이다. 물론 상징적인 의미야 있겠지만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e스포츠 경쟁력 강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겠냐는 것. 이 관계자는 “유저에게 ‘롤드컵’을 시청할래? 아니면 ‘한중일 e스포츠 대회’를 시청할래? 물었을 때 대답이 뭘 것 같냐”고 되묻기도 했다.

종목 역시 중요하다. 대회의 인기 및 영향력 등도 결국 어떤 종목이냐라는 문제에 귀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e스포츠 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 그 수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본질은 제쳐두고 딱 눈에 보이는 것만 신경 쓰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다분하다.

물론 아예 신경도 쓰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피상적이나마 정부가 e스포츠 산업 육성에 나선다는 점은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왕 지원에 나서는 거 보다 현장과 업계의 의견을 경청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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