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엔 인색, 생색내기에만 혈안…규제에 가까운 제규정 등은 삭제해야

‘신데렐라 법’으로 불려온 게임 셧다운제가 시행 10년만인 올해 비로소 폐지 결정이 내려졌다. 정부가 최근 내부 진통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 이 문제를 가지고 부처간 치열한 갑론을박이 빚어져 왔다는 것도 그렇지만, 무려 10년 동안 이 문제를 놓고 서로의 입장차 만을 확인하며 끌어왔다는 것이 더욱 놀라웁다.

게임 셧다운제 시행 당시부터 지금까지 게임계가 납득하지 못한 채 고개를 좌우로 젓고 있는 것은 정부가 그만큼 중대 사안이라고 판단했다면 어떻게 부처간 조정 과정을 제대로 조율하지 못하면서 시행할 수 있었는가 하는 점이다. 부처간 힘겨루기에서 이기면 그 정책은 바르고 정의로운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비합리적이고 편협한 정책이던가. ‘신데렐라 법’은 이같은 여러 의문점과 아쉬움을 안겨주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법은 사라졌지만 게임계는 이로인해 붉은 주홍글씨를 가슴에 씌어지게 됐다. 벗어 던져 버리려고 해도 그럴 수 없게 된 것이다. 시장은 망가지고 산업은 크게 흔들렸다. 모바일게임이란 것이 새로운 게임장르 절대 강자로 나타나지 않았다면, 스티브 잡스란 시대적 거대한 인물이 앱이란 것을 우리 인류에게 선물하지 않았다면 대한민국 게임은 때 아니게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어 몸부림치고 있었을 게 분명했다 하겠다.

스마트 폰 시대를 맞이하면서 게임시장은 모바일 게임이 주류로 떠올랐다. 온라인게임이 이선으로 물러나고 모바일게임이 전면으로 나선 것이다. 그러면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이 애플의 앱 스토어와 구글의 플레이스토어다. 특히 구글은 아주 친 게임적인 환경을 제공하면서 한국에서는 최고의 앱 스토어로 불리게 됐다.

게임 앱의 몸값이 치솟자 이들의 태도는 슬그머니 거만해 졌다.  이들에 대한 평판은 우월적 지위를 내세운 일방 정책과 오만함에서 끝나지 않았다. 장터를 열어줬다는 이유로 엄청난 이익을 챙겨 갔고, 자신들의 그릇을 지키기 위해 괴상한 논리를 펴가며 합리화했다.

구글의 지난해 표면적인 실적을 보면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그 때문인지 그들의 실적 발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참고로 경쟁사인 애플의 지난해 매출실적은 139억달러, 약 1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구글의 실적을 애플의 그 것과 비교해 보면 대충 짐작할 수 있는 수치가 보인다.

이들이 앱이란 무기를 앞세워 엄청난 수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 조차 부족하다며 인앱결제란 것을 만들어 이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인앱결제란 자신들의 시장에선 자신들이 만든 결제 방식에 따라 결제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수수료는 따로 결제액의 30%를 가져간다. 친절하게도 내 창고에서 내가 내 주는 쌀 꾸러미가 아니라 자신들의 창고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제외한 쌀 꾸러미를 내가 지은 농사의 댓가로 받아가는 방식이다.

이같은 결제 방식은 한마디로 착취에 가깝다. 그러면서 나라 세금은 쥐꼬리 만큼만 내고 있다.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장터를 지키는 어깨들이 세금을 낸다면 얼마나 더 내겠는가.  인건비나 계상했을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 폼에  맞는 아우라로 살아가면 되는데 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 스타일과 아우라는 애플도 크게 다를 바 없다. 단지 애플은 그같은 우스꽝 스런 모습을 구글과 다르게 자신있게 드러내고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를테면 대표적인 게 이런 것이다 아주 입 닥치고 사는 애플에 반해 구글은 자신들 만큼은 애플과 사뭇 다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마치 할만큼 하고 있다는 식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디게임 지원사업이다.

실제로 구글은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 TV에  한국 게임업계를 육성하기 위해 매년 인디게임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광고를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 행사를 위해 구글측이 얼마큼의 자금을 지원하는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마치 대한민국 스타트업들을 모두 구제하고 있는 듯 한 느낌을 주려 애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게임업계는 한마디의 말도 못하고 있다. 구글이 게임 앱에 있어 절대 갑의 위치에 있어서 그런 까닭이기도 하겠지만 또다른 이면에는 생색내기에 혈안이 된 구글에 대한 치사스러움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양대 앱 사업자에 대해 그간 참아온 것은 게임업계 뿐 아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이들의 제규정을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에서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상정해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의 골자는 앱마켓 사업자가 특정한 결제수단을 강제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여야가 합의한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올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렇게 되면 애플과 구글의 일방적인 앱 결제방식이 사라지게 되고, 앱 생태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걷어내면 잡초처럼 되살아나는 게 기업 규제다. 그 하나의 명분은 국민을 위한다는 것으로, 또 다른 하나는 업계를 위한다는 이름으로 대못을 박아댄다. ‘신데렐라 법’도 양대 앱 사업자들의 그 것도 그같은 이유로 엉뚱한 법을 만들고 일방적인 제 규정을 급조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율을 이길 수 있는 법은 없다는 사실이다. 특히 양대 앱 사업자들은 이제 껍데기를 벗어내야 한다. 그 형편없는 아우라에서 벗어나 실질적이고 생산적인 일에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최소 양심은 있는게 아닌가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본지 발행인 겸 뉴스 1 에디터 inmo@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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