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의원, 강제적 셧다운제 폐지 온라인 세미나 개최

허은아 의원이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후원하는 ’게임 셧다운제 폐지 및 부모 자율권 보장 세미나‘가 13일 온라인 화상회의를 통해 개최됐다. 청소년의 게임 이용시간을 제한하는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정책적 실효성과 헌법상 기본권, 문화콘텐츠 이용 자율성 등 다각적인 방향에서 논의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이번 세미나에는 허은아 의원과 이준석 당 대표(이상 국민의힘)가 참석했으며, 황성기 교수(한양대)가 좌장을 맡았다. 조문석 교수(한성대), 이병찬 변호사(법무법인 온새미로)가 발제자로 나섰으며 박승범 과장(문화체육관광부), 한종천 교사(수원공고), 장근영 선임연구원(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전현수 대표(마인크래프트 커뮤니티)가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진행했다. 행사는 허 의원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됐다.

세미나는 허 의원의 셧다운제에 대한 문제의식 확인 발언으로 시작했다. 허 의원은 “셧다운제는 청소년의 수면 시간 확보라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의도와 결과가 달랐던 대표적인 사례”라고 밝혔다. 또한 천편일률적인 법안을 통해 청소년의 행복 추구권과 직업 선택의 자유, 헌법 기본권 침해 소지 등의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역설했다. 허 의원은 실효성이 부족하고 헌법과 동떨어진 정책인 셧다운제 폐지 여부에 토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세미나 개최 배경을 소개했다.

다음으로 이준석 당 대표(국민의힘)의 세미나 개최 축사가 이어졌다. 이 대표는 게임 셧다운제에 관련해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다고 설명한 후 “개인의 특성을 무시하고 제약하는 법률에 대해 부정적”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게임 산업과 이에 대한 인식을 사행성 논란 및 학습 능력과 연관지어 해로운 듯이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문석 한성대 교수,
조문석 한성대 교수,

세미나의 첫 번째 발제는 조문석 교수가 ‘셧다운제의 논리와 정책의 한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 청소년의 수면권 보장과 게임 중독 방지라는 셧다운제의 도입 취지를 설명한 후 “법안이 의도했던 만큼 청소년의 수면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고 게임 과몰입 문제 역시 해소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입법 당시 청소년 수면 부족의 원인이 게임이 맞는지 여부조차 확실하지 않았다”면서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시간 제한 등 규제를 제외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병행하지도 않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급진적인 규제를 통해 게임 산업을 위축시켰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는 2017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2017년 한콘진이 청소년 1728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청소년들은 여전히 심야 시간에도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 있었으며, 이는 온라인 게임을 대상으로 한 이용 시간 제한 정책의 실패라고 주장했다.

또한 셧다운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 모바일 게임의 청소년 이용률이 온라인 게임의 1.5배에 달한다고 밝히며 셧다운제가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수면 시간과 게임 이용 시간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다는 자료를 제시하는 등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셧다운제가 의도했던 정책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발제에서는 이병찬 변호사가 ‘강제적 셧다운제의 헌법적 문제’에 대해 발표했다. 이 변호사는 “셧다운제는 크게 세 가지의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청소년의 기본권, 게임업체의 기본권, 부모의 기본권을 항목으로 들었다.

그는 먼저 청소년의 기본권에 대해 셧다운제는 행복추구권이라는 게임을 할 권리를 침해하고 있고, 인터넷 게임을 하는 청소년과 다른 취미를 가진 청소년들의 평등권에 저촉되며, 청소년의 자아 실현을 억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셧다운제가 게임업체의 표현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며, 부모의 자녀 교육권에 개입한다고 헌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셧다운제의 법적 문제점을 설명했다.

박승범 문화체육관광부 과장.
박승범 문화체육관광부 과장.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박승범 과장이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섰다. 박 과장은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해 “개인의 자율적 게임 이용에 대해 국가가 너무 과도하고 일률적으로 개입하는 갈라파고스적 규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역시 셧다운제로 인해 별도의 설비 및 운영 인력을 요구해 중소 개발업체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있었으며, 산업 전반에도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하는 낙인 효과를 만들어 성장을 저해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유로 박 과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입장으로 강제적 셧다운제의 폐지에 찬성하고, 게임 과몰입군에 대한 보호 정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종천 교사는 “학생들은 자기 가치 확인, 통제감 회복 등 다양한 이유로 게임을 한다”면서 “기성세대들이 이 같은 청소년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한 채, 막연히 게임은 나쁘다는 생각으로 셧다운제라는 법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부모들이 게임을 하는 자녀를 상대로 접근 방법이 잘못됐다”며 “자녀들에게 게임을 그만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오늘 게임 플레이가 어땠는지를 물어보며 자기 존중감을 느끼게 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근영 선임연구원은 “셧다운제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이용 시간 제한을 늘리고, 게임만이 아니라 SNS 및 인터넷 방송 제한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면서 “그러나 이 같은 규제가 청소년들이 건강한 성장을 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세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셧다운제를 계기로 본인 인증 제도 등 해외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규제가 생겨났으며, 한국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이러한 비정상적인 규제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연수 대표는 “게임은 청소년의 학습 수단으로 활용되는 추세이며, 셧다운제 논의를 촉발시킨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경우 해외에서 교보재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마인크래프트를 통해 건축가, 개발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꿈을 갖게 된 학생들을 예시로 게임의 긍정적인 면을 강하게 역설했다.

황성기 교수는 셧다운제를 두고 “문제의 소재와 비난 대상을 혼동한 제도”라면서 “청소년들이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이유는 입시 제도에 있지만 비난 대상은 게임을 향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허 의원은 “세미나의 발제와 의견을 종합해 정책 입안에 힘쓰겠다”면서 “세미나 생중계 도중 방청객들의 다양한 관심과 댓글을 받았으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진 의제이기 때문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히며 세미나를 마쳤다.

허은아 의원(국민의힘)
허은아 의원(국민의힘)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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