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산업 상반기 결산 / 온라인 게임

올해 상반기 온라인 게임 시장은 유저와의 소통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시기였다.

확률형 아이템의 신뢰성 문제로 인한 업체와 유저 간 갈등이 업계를 크게 강타했고, 그 동안 누적됐던 유저들의 불만이 크게 터져 나왔다. 많은 게임업체들이 이 같은 사태를 만든 것에 반성하며 유저들의 의견을 듣고자 유저 간담회를 개최하고 개선 방안에 대한 로드맵을 펼쳤다. 이렇듯 적극적으로 유저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노력했던 것이 성과를 거두며 갈등이 봉합된 모양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 게임의 스팀 플랫폼 진출과 세계 시장 공략은 올해도 계속됐다. 네오위즈는 올해도 퍼블리싱을 통해 다양한 작품을 스팀에 출시했으며, 기존에 이미 진출했던 작품들 역시 업데이트 등으로 게임성을 보강했다.

한편 PC방 점유율면에서는 작품들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1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자리는 여전했지만 TOP 15 이내의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는 갑작스러운 순위 역주행에 성공하며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아이온’이 경쟁하고 있던 RPG 삼국지에 뛰어들었다.

# 확률형 아이템이 몰고 온 업계 소통의 바람

상반기 게임업계를 크게 달군 이슈는 확률형 아이템으로 인한 유저와 회사간 갈등이었다. 확률형 아이템은 유저가 특정 아이템을 구매해 가치가 천차만별인 다양한 아이템을 확률에 따라 받는 게임 사업 모델(BM)이다. 큰 가치가 있는 아이템을 낮은 확률로 저렴하게 획득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유저들의 큰 구매 의욕을 부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과도한 사행성을 지녔다는 비판과 함께 게임업체가 제시한 확률에 대한 유저들의 불신이 이어지며 문제를 낳았다. 그동안 업계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 방안을 마련하고 자정을 위한 노력에 나섰으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유저들의 피로도는 극에 달했다.

이에 유저들은 확률 조작, 변동 확률 등의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과도한 과금 유도 및 사행성에 불만을 표시하며 행동에 나섰다. 회사 사옥 앞에 유저들의 불만을 담은 전광판을 배치한 트럭을 배치하는 등 시위를 전개하는 한편 무과금 운동과 같은 캠페인에도 나섰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호응하듯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의무 공개 법제화를 추진하며 사태가 크게 전개됐다.

이 같은 사태는 단지 확률형 아이템의 문제가 아닌, 업체와 유저간 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생긴 문제였다. 이는 많은 게임업체들에게 유저들과의 소통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고, 유저와 업체간 다양한 간담회가 개최되는 계기가 됐다.

넥슨의 온라인 게임 ‘마비노기’와 ‘메이플스토리’는 각각 3월과 4월, 유저들을 초청해 고객간담회를 개최하고 개발팀과 현안에 대한 토론 시간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확률형 아이템 문제에 대한 개선안이 제시되는 한편, 쌓였던 유저들의 불만에 개발팀이 직접 답변하며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겠다 약속했다.

이 같은 과정에서 유저들의 오해가 풀리는 한편 용기 있게 나서준 게임업체들에 호응이 따르자 많은 게임업체들이 앞다투어 유저 간담회를 개최하며 작품의 향후 로드맵 제시, 유저들 불만사항에 대한 개선안 공개 등 소통에 나섰다.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 등 다양한 업체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업체와 유저간 소통 기류는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향후 업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 국내 업체의 스팀 시장 진출 이어져

한국 온라인 게임의 스팀 플랫폼 진출과 세계 시장 공략이 올해 상반기에도 이어졌다. 크래프톤의 ‘플레이어언노운즈 배틀그라운드(PUBG)’,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 등의 작품이 연달아 큰 성과를 거두며 국내업체들이 이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본 것이다.

앞서 ‘디제이맥스 리스펙트’ 등을 스팀에 출시한바 있는 네오위즈는, 올해 상반기에도 2개 작품을 출시하며 속도를 높였다. 지난 4월 출시된 2D 액션 플랫포머 게임 ‘사망여각’은 한국 전통 설화인 바리공주 이야기를 배경으로 동양적인 느낌을 살려 극찬을 받았다. 스토리의 강점과 함께 다양한 무기 활용 및 액션 요소를 살려 유저들에게 어필했다.

6월 얼리 액세스 출시한 ‘블레이드 어썰트’ 역시 2D 플랫포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핵 앤 슬래쉬와 같은 빠른 전투 템포를 갖춘 개성적인 작품이다. 무기별로 각각 다른 개조를 거쳐 매 전투마다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등 유저들을 사로잡는 다양한 요소를 지녔다.

라인게임즈는 스팀을 통해 지난 4월 대전 액션 게임 ‘스매시 레전드’를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동화를 바탕으로 한 특이한 작품 배경을 지니고 있으며 캐릭터 또한 동화 주인공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3분이 채 안 걸리는 빠른 플레이 타임과 다양한 전투 모드, 호쾌한 타격감을 무기로 유저들의 큰 반응을 얻었다.

이 밖에도 하반기 액션스퀘어의 슈팅 게임 ‘앤빌’과 카카오게임즈의 서바이벌 게임 ‘디스테라’가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에도 국내 게임업체들의 스팀 시장 공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로스트아크' 역주행 등 PC방 점유율 경쟁 격화

PC방 이용률은 코로나19의 여파가 완전히 가시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설 대목을 맞은 1월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10.59% 감소했으며, 상반기 중에도 집단감염이 잇따르는 등 이용객들의 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특히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쳤던 지난해와 비교해도 이용객 감소가 이뤄져 PC방 업주들을 울상 짓게 했다.

현재 코로나19로 지속적인 큰 피해를 입은 PC방을 대상으로 정부와 제도권 차원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전국적 백신 도입, 여름 방학 및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다시금 소비 심리가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절대적 1위를 지키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 아래로 PC방 온라인 게임 점유율 TOP 15는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상위권을 형성한 ‘PUBG’ ‘서든어택’ ‘오버워치’ 간 FPS 점유율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흐르는 추세다. 서든어택은 겨울 대규모 업데이트인 ‘부트캠프’를 통해 한때 점유율이 9%까지 상승하는 등 유저 몰이에 성공했고, 오버워치 또한 5주년 이벤트를 통해 분위기를 살렸다.

이 밖에도 스마일게이트RPG의 ‘로스트아크’가 연초 1%대 점유율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역주행에 성공하며 흥행을 몰고 왔다. 지난 3월 무려 5%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치고 올라왔고, 이에 힘입어 최근까지 6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유저와 개발진 사이에 긴밀한 소통이 이뤄진 결과물이라는 평이다. 기존 RPG 삼국지를 펼치던 ‘메이플스토리’ ‘던전 앤 파이터’ ‘아이온’과 앞으로 계속 점유율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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