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산업 상반기 결산 / 증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는 가운데 연초까지만도 다수의 게임주가 수혜산업으로 투자자들의 큰 주목을 받는 듯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흐름은 얼마 가지 못하고 곧 게임주 전반의 기세가 꺾여 버렸다. 공매도 재개, 게임업계 인건비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우려 등이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 코스닥이 동반 상승하며 호황을 누린 가운데 게임주의 부진은 더욱 두드러졌다. 다만 판호 이슈가 다시 부각되는 한편 새로운 업체들의 상장이 준비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상반기 게임주 중 가장 화제를 모았던 곳은 데브시스터즈다. 1월 출시한 ‘쿠키런: 킹덤’의 흥행에 힘입어 1월 4일(종가기준) 1만 4900원에서 3월 29일 13만 4000원의 변동을 보인 것. 약 3달 만에 799%의 가격 상승을 달성한 것이다. 이 작품의 흥행을 앞세워 데브시스터즈는 시가총액을 1조원대로 높이며 단숨에 중견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이 외에도 액션스퀘어가 1월 4일 1630원에서 6월 11일 7200원, 썸에이지가 1월 4일 1435원에서 4월 6일 4600원의 높은 상승 변동을 달성했다.

# 중소업체들 시장 분위기 달궈

대형업체들 가운데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대기록을 세웠다. 1월 8일 장중 첫 주가 100만원대를 달성한 것. 이어 2월 3일에는 종가로 100만원대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국내 게임주 중 1주당 100만원을 기록한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이 외에도 연초 다수의 게임주가 괄목할 만한 모습을 보이며 지난해 상승세 흐름을 이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게임주 호황은 4월께까지만 이었다. 이후 게임주 전반의 분위기가 악화되며 내림세를 지속했던 것. 연초 100만원대를 기록했던 엔씨의 주가는 5월 80만원대를 간신히 지키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언급한 다른 게임주 역시 4월 이후 하락세가 지속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변동은 인건비 증가 등에 따른 영업비용 감소 우려, 공매도 재개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가 지속되며 산업 전반의 비대면 전환이 가팔라졌다. 이를 위해 다수의 개발인력이 요구됐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 각 업체들은 잇따라 연봉인상 경쟁을 펼쳤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개발직군 1300만원+α·비개발직군 1000만원+α의 연봉 인상을 결정했다. 또 크래프톤은 개발직군 2000만원·비개발직군 1500만원의 급여 인상에 나서며 업계의 관심을 샀다. 이 외에도 다수의 업체가 적게는 수 백 만원부터 많게는 1000만원대까지 자사 임직원의 연봉을 높였다. 하지만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각 업체의 영업비용이 크게 늘 것으로 우려돼 당초 기대 수준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예측됐다.

공매도 재개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도 게임주에 타격을 입혔다. 특히 게임주의 경우 그간 공매도에 크게 영향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부터 장기간 오름세를 거듭해 가격 부담감이 높아져 있던 것. 실제 공매도 재개는 5월달에 이뤄졌으나 이미 시장에서는 4월부터 투자심리에 영향을 끼쳤다. 이 외에도 일부 업체를 제외한 다수가 신작 공백 장기화를 겪으며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상단부터 최근 1년간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주가변동 현황 일부
상단부터 최근 1년간 엔씨소프트, 넷마블, 컴투스 주가변동 현황 일부

# 4월부터 게임주 분위기 전환

그러나 상반기 마지막인 6월부터 게임주에 다시 반등 조짐이 돌아왔다. 넷마블이 ‘제2의 나라: 크로스 월드’, 카카오게임즈가 ‘오딘: 발할라 라이징’을 출시하며 각각 흥행에 성공한 것. 이를 통해 두 회사가 신작 성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3분기부터 실적 개선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다.

반년 만에 판호 재개도 큰 이슈였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일종의 허가권이다. 사드 갈등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원활한 발급이 중단돼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빗장을 푸는데 성공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 작품을 시작으로 판호 발급 정상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이후 반년 동안 특별한 이슈가 발생하지 않으며 다시 기대감이 줄어 들었다. 하지만 6월 28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넥슨 관계사 스튜디오비사이드의 ‘카운터사이드’가 판호 발급에 성공한 것이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한국 게임 두 작품에 동시에 판호가 발급됐다며 다시 중국 진출 기대감을 크게 높였다. 판호 발급 재개는 특정 업체뿐만 아닌 산업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키는 이슈다. 실제 증권가에선 판호 발급 기대감을 이유로 하반기 게임주 분위기 전환을 예측한 상황이다.

# 판호 발급 등 반등 발판 마련

크래프톤, 넷마블네오의 기업공개 도전도 증권가의 주요 사안이었다. 크래프톤은 이전부터 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며 증권가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아왔던 곳이다. 이러한 업체가 6월 16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나섰다고 밝혔다. 당시 이 회사는 총 공모주식 수 1주당 공모희망가액으로 45만 8000원~55만 7000원, 총 공모주식 수 1006만 230주라고 발표했다. 이는 공모가 최하단 기준으로만 해도 기업가치가 23조원에 이르는 것이다. 기존 상장해 있던 엔씨소프트(17조 9854억원)와 넷마블(11조 9000억원)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일본에 상장해 있는 넥슨(22조 1732억원)의 가치도 뛰어 넘는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지나친 고평가라는 지적에 나섰고 금융감독원은 6월 25일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이후 크래프톤은 하반기 첫 날 공모가 등을 낮춘 기재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적지 않은 가격으로 증권가 안팎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네오도 6월 코스피 상장을 위해 주권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접수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881억원, 영업이익 432억원, 총자산 4108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실적만 보면 코스피 상장에 나서기 다소 작은 규모로 여겨지나 같은 달 이 회사가 개발한 ‘제2의 나라’가 출시, 흥행에 성공해 높은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새로운 종목들이 새롭게 추가되며 게임주 전반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게임주의 경우 증시 분위기를 따라가지 못하는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판호 이슈를 비롯해 새 업체들의 상장 채비 등 하반기 반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놨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발판을 기반으로 하반기 게임주가 주식시장에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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