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산업 상반기 결산 / 종합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지난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한 코로나19의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는 이 같은 코로나19로 인한 폐쇄적 생활 및 언택트 환경의 급부상 1년을 넘기는 시기이기도 했다.

앞서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언택트 환경으로의 전환이 주목을 받았다면 올해 들어서는 가상공간의 생활인 ‘메타버스’가 화두가 됐다. 비대면 소통을 넘어 새로운 방식의 교감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는 평이다.

게임업계는 이 같은 변화 속 경쟁력을 발휘하기 위한 고민을 거듭하게 됐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게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왔고 이에 대비하기 위한 인력 충원 바람이 불었으며 복지 경쟁의 열기를 더하기도 했다.

특히 주요 업체들의 대규모 인력 채용과 맞물려 전 직원 연봉 인상을 발표해 화제가 됐다. 이후 중소·중견뿐만 아니라 신생 업체까지 인력 확충을 위한 복지 제도 및 보상 구조 강화를 내세우는 등 게임업계 전반에 새로운 바람이 불게 됐다.

# 확률형 아이템 논쟁 격화
지난해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과 가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과 맞물려 게임에 대한 가능성이 재평가되기도 했다. 정부 역시 새로운 흐름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며 게임산업 진흥 정책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여 왔다.

올해 상반기는 이 같은 정부의 진흥 정책 기조가 이어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당장의 변화를 체감하긴 어려운 시기가 됐다. 특히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법제화의 논쟁이 격화되며 게임업계 안팎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으나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평이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게임 이용자들의 정서에 공감하려는 행보를 보이며 확률형 아이템 법제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여럿 발의해 논의가 점차 심화되는 양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나 심사 과정에서의 법리 해석이나 넘어야 할 단계들이 많이 남아 있으며 이에 대한 변수도 크다는 시각이다.

또 게임업계를 대변하는 한국게임산업협회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자율규제 개정안을 내놓았으나 3분기부터 시행이 된다는 점에서 각계각층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으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한 변화의 여파는 증시의 변동성으로도 이어졌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코스닥이 21년 만에 ‘천스닥’ 시대를 맞이하는 등 새로운 시대의 일면을 지표로서 확인하게 됐다는 것.

'디토랜드'
'디토랜드'

투자의 열기는 기존 증권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형태로도 확대돼왔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4월 8000만원대까지 가격이 상승했다가 절반 이하인 3000만원대로 폭락하는 등 급등락 양상이 나타나게 됐다. 비트코인과 더불어 일론 머스크를 화제의 중심으로 만든 도지 코인도 이 같은 가상자산 투자 열풍의 단면으로 꼽히게 됐다.

게임업계는 가상공간에서의 생활 메타버스와 맞물려 이 같은 가상자산의 활용 가능성에도 주목해왔다. 또 블록체인 기반 게임으로서 대체불가토큰(NFT)를 접목하는 시도 역시 이어져왔다.

그러나 NFT를 활용한 게임은 제도권의 사행화 우려로 인해 등급분류 보류 및 취소 처분을 받는 등 난항을 겪게 됐다는 것. 이 가운데 스카이피플이 게임물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승소해 블록체인 게임의 변화 조짐이 나타나기도 했다.

앞서 탈중앙 RPG ‘나인 크로니클’을 개발 중인 플라네타리움(법인명 나인코퍼레이션)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아기유니콘 200 육성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K-유니콘 프로젝트’의 첫 단계 사업으로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블록체인 게임의 국내에서 저변을 넓혀갈 것이란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제도권에서 지원과 규제가 상반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위메이드와 같이 블록체인 게임에 도전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국내를 제외한 해외 시장 서비스만 제공하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정부가 내세운 규체챌린지 1차 과제 중 하나로 게임 셧다운제가 꼽히면서 때늦은 관심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규제 중 하나인 셧다운제의 개선은 그간 달라진 제도권의 인식을 상징하며 향후 정책 기조의 변화가 기대된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제2의 나라'
'제2의 나라'

# 20대 ‧ 여성 소비 영향력 커져
시장에서는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MMORPG의 경쟁이 계속됐다. 이 가운데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과 같이 SNG 및 RPG 요소가 결합된 보다 폭넓은 타깃층의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전까지 매출 순위 상위 작품들이 30대 이상, 남성 유저들의 비중이 높았으나 점차 유저층의 변화가 나타나게 됐다는 평이다. 엔씨소프트의 ‘트릭스터M’에 이어 넷마블의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가 흥행세를 보이며 MMORPG 장르에서 20대 및 여성 유저층의 소비력이 검증됐다는 것.

또 한편으론 기존 온라인게임 판권(IP)을 활용한 신작들의 경쟁 역시 계속됐다. ‘이카루스 이터널’ ‘DK 모바일’ ‘데카론M’ 등이 출시돼 MMORPG에 대한 인기가 여전하다는 것을 방증했다.

모바일게임 시대의 히트작이 시리즈를 확대하는 사례도 주목을 받게 됐다. 컴투스는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을 통해 실시간 대전 게임으로 IP의 영역을 넓히는 시도에 나섰다.

이 외에도 ‘쿠키런: 킹덤’과 더불어 비슷한 시기 출시된 엔픽셀의 ‘그랑사가’는 신생 업체의 신규 IP 흥행 사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또 상반기 마지막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 출시되면서 새로운 IP의 흥행작이 탄생할지에 대한 관심도 고조됐다.

모바일과 PC의 경계를 허무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게 됐다. 라인게임즈는 스팀과 모바일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는 ‘로얄 크라운’과 ‘스매시 레전드’를 잇따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상반기는 스팀 플랫폼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2인 개발 팀사모예드가 선보인 ‘팀파이트 매니저’는 두 달여 만에 15만장의 판매고를 올리는 성과를 거두며 인디 게임의 스팀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기도 했다.

스팀과 더불어 콘솔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 사례도 이어졌다. CFK는 앞서 모바일게임으로 출시된 ‘맺음: 오페라의 유령’을 닌텐도 스위치로 발매했다.

CFK는 또 유니티코리아와 함께 국내 개발 스튜디오의 콘솔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 외에도 대원미디어는 코멧소프트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 대원미디어게임랩을 설립, 첫 퍼블리싱 타이틀로 ‘루바토: 오리지널 콤플렉스’ 발매를 예고하는 등 국내 업체들의 콘솔 시장 진출을 타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시기가 됐다.

'리그오브레전드' 대회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롤파크의 LCK 아레나 전경.
'리그오브레전드' 대회가 열리는 서울 종로구 롤파크의 LCK 아레나 전경.

# 방역 지침 완화 등 변화 조짐
올해는 메타버스 돌풍이 부는 것과 맞물려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업체들도 이목을 끌게 됐다. 플레이댑은 대체불가토큰(NFT)와 메타버스 융합기술 기반의 게임 ‘플레이댑 타운(가칭)’을 개발 중이다. 웨이투빗과 바른손, 그리고 갈라랩은 협업을 통해 ‘프리프’와 ‘라펠즈’ 등 게임 판권(IP)을 활용한 블록체인 메타버스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위메이드는 ‘로블록스’ 2.0을 목표로 메타버스 업체 유티플러스인터랙티브에 투자하고 ‘디토랜드’의 블록체인 결합을 추진 중이다. 자사의 위믹스 토큰을 사용하는 것을 포함해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계속되긴 했으나 또 한편으론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폐쇄적 활동의 완화 조짐도 나타나는 시기가 됐다. 제한적이지만 e스포츠 대회의 직접 관람을 허용하는 등 가시적인 변화를 확인하기도 했다는 것.

올해는 국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e스포츠 대회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프랜차이즈 전환 첫 해로도 의미를 더한다는 평이다. 무관중 및 비대면 온라인 개최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도 흥행세를 이어가며 향후 가능성을 검증했다.

e스포츠 업계는 오프라인에서의 열기 및 교감의 부재를 해소하기 위해 인터넷 방송 등을 통한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대체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모바일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정규 리그가 새롭게 출범하는 등 e스포츠 업계의 새로운 수요를 확인하는 시기이도 했다는 평이다.

지난해 코로나19의 방역 지침으로 영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한 PC방 업계도 점차 완화 추세를 보여 왔다. 올해는 앞서 직격탄을 맞아 급격히 감소한 이용률이 어느 정도 회복되긴 했으나 일정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는 소강상태를 이어왔다는 평이다.

지난 상반기는 이 같은 코로나19의 영향이 계속되는 한편 방역 생활의 일상화, 백신 접종의 확대 등이 맞물리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정부가 7월부터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를 시행하며 방역 지침이 완화됨에 따라 일상으로의 회복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사회 및 문화 전반에서의 변화로 인해 게임업계 역시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받게 될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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