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게임산업 상반기 결산 / e스포츠

올해 e스포츠는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생력을 갖추고,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큰 과제로 떠올랐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국내 e스포츠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은 지난해 예고했던 프랜차이즈화를 도입해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 이를 통해 각 구단 스폰서쉽 확보 및 안정적인 리그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게 됐다.

라이엇의 또 다른 온라인 게임인 ‘발로란트’도 본격적으로 대회를 개최하며 e스포츠화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해외에서 큰 성과를 올리며 향후 지속 가능한 스포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오버워치 리그’ 또한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아쉽게 중단했던 ‘홈스탠드’ 관중 문화를 다시 선보이며 인기 몰이에 나섰다. 올해 중국에서 첫 선을 보인 이 행사는 곧 북미에서도 다시 개최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관중과 직접 교감하는 e스포츠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점차 발전해 나가는 e스포츠 산업의 미래를 위해 다양한 유망주 육성책이 전개됐다. LCK는 프랜차이즈화와 함께 2군 리그 및 아마추어 대회를 리뉴얼해 새로운 스타 찾기에 나섰다. 오버워치 또한 지역 컨텐더스 및 아마추어 대회 신설을 통해 유망주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LCK, 프랜차이즈화로 리그 질적 향상

LCK는 올해 프랜차이즈 도입으로 큰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대기업의 기존 팀 인수 및 프랜차이즈 심사 등을 거쳐 기아자동차, 국민은행, 한국야쿠르트가 네이밍 스폰서로 새롭게 선보였다. 또한 농심 역시 팀 다이나믹스 인수를 통해 리그에 뛰어들며 총 10개 팀으로 프랜차이즈의 출범을 알렸다.

프랜차이즈가 출범하며 스폰서 또한 이전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시크릿랩’ ‘HP’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새롭게 LCK와 스폰서 계약을 맺었으며, ‘아디다스’ ‘코오롱스포츠’ ‘르꼬끄’ 등 스포츠 의류 업체가 국내 e스포츠 구단들과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도 다수의 업체가 스폰서 및 게임용품 후원에 적극 나서는 등 리그의 질적인 변화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 밖에도 영국의 글로벌 브랜드 업체인 ‘디자인 스튜디오’와 협업해 새로운 로고를 공개하고 플레이오프 방식을 ‘6강 시드 토너먼트’로 변경하는 등 리그 자체적인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상금 규모가 기존 3억원에서 4억원으로 늘어나고 1군 선수들의 최저 연봉 역시 6000만원으로 3배가량 상승하는 등 몸집을 불렸다.

발로란트 마스터스에서 활약한 누턴 게이밍.
발로란트 마스터스에서 활약한 누턴 게이밍.

# '발로란트' e스포츠 첫 발 

라이엇의 FPS게임 ‘발로란트’는 1월, e스포츠화에 앞서 ‘챌린저스’ ‘마스터스’ ‘챔피언스’ 3단계로 나뉜 포맷과 대회 진행 방식을 공개했다. 지역별 대회인 챌린저스를 연 3회 실시하고 그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이 국제 무대에서 겨루는 마스터스를 각각 실시한다. 또한 연말에 전세계 최고의 발로란트 팀을 두고 챔피언스 대회를 실시하는 등 체계적인 대회 방식으로 e스포츠 흥행몰이에 나섰다.

5월 펼쳐진 발로란트 사상 첫 국제대회 ‘2021 발로란트 챔피언스 투어 스테이지2 마스터스’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18경기 동안 평균 48만 8000명의 시청자수를 기록했으며, 최고 시청자 수는 108만 5000명에 달했다. 이는 상반기 펼쳐진 온라인 게임 e스포츠 대회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국내 챌린저스 우승팀 ‘누턴 게이밍’의 활약은 눈부셨다. 뛰어난 경기력으로 북미의 강호인 ‘버전원’을 상대로 승리를 따내는 등 대회에 참가한 10개 구단 중 3위를 기록하며 국내 발로란트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국제 대회에서 이 같은 성과를 계속 거둔다면 LoL과 같이 한국이 단지 다크호스가 아닌 메인 스트림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오버워치 리그 댈러스 퓨얼의 홈스탠드 경기.
오버워치 리그 댈러스 퓨얼의 홈스탠드 경기.

# '오버워치' 홈스탠드 일정 전개로 자생 목표

오버워치 리그는 6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중국 항저우에서 홈스탠드 일정을 진행했다. 홈 스탠드는 한 구단의 홈 경기에 다른 팀을 초청해 홈 관중과 함께 경기를 펼치는 행사로, 주최인 블리자드가 리그 출범 당시 내세운 핵심 마케팅 포인트였다. 작년 일부 지역에서 시범적으로 잠시 시행했지만 코로나19가 덮치며 모든 행사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항저우 스파크의 홈 경기장에서 열린 이번 일정은 수많은 중국 팬이 참여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오버워치 리그는 7월과 8월에도 중국에서 홈스탠드 경기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북미에서도 댈러스 퓨얼이 7월 중 알링턴 e스포츠 스타디움에서 홈스탠드 일정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관중 유입의 소식은 e스포츠 업계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신호탄이다.

오버워치 컨텐더스 우승팀 'O2 블라스트'
오버워치 컨텐더스 우승팀 'O2 블라스트'

# e스포츠 유망주 육성 프로그램 속도

발전하고 있는 e스포츠산업을 지속하기 위해 프로게이머 유망주 및 산업 관계자를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다.

LCK는 프랜차이즈화와 함께 기존 2부 리그였던 ‘챌린저스 리그’를 프랜차이즈 구단의 2군 리그로 리뉴얼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이 대회를 통해 실전 감각을 쌓을 수 있으며, 이들이 콜업 및 센드다운 시스템으로 1군 로스터에 진입하는 등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LoL e스포츠 아마추어 대회인 ‘LCK 아카데미 시리즈’를 정식으로 운영하며 새로운 스타 발굴에 나섰다. 매달 오픈 토너먼트를 진행해 우승팀을 대상으로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이를 통해 아마추어들의 실력을 증진하고 프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체계적인 유망주 선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버워치 또한 지역 e스포츠 대회인 컨텐더스를 기반으로 유망주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상반기 펼쳐진 ‘컨텐더스 코리아 시즌 1’의 경우 O2 블라스트가 격전 끝에 우승을 차지했으며 윤재희, 김준, 최태민, 이승현 등 리그에서 활약할 만한 뛰어난 유망주가 실력을 선보였다. 이 밖에도 오버워치는 올해 ‘오픈 테스트’ ‘언리미티드’ ‘스쿨토너먼트’ 등 각종 아마추어 대회를 새롭게 선보였다.

이 같은 유망주 육성 정책을 통해 e스포츠 생태계가 점점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업계 모두 미래 지향적 발전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상민 기자 dltkdals@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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