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히 수요가 증가하는 것과 맞물려 새로운 트렌드가 급부상하고 있다. 폐쇄적 생활로 인해 온라인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들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언택트 시대로의 가속화와 맞물려 가상세계를 통한 상호작용이 확장되며 새로운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메타버스’의 개념에 대한 열기가 점차 고조되는 등 급격한 변화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전 세계적 흐름이 급변하는 가운데 국산 게임이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은 편이다. 때문에 기존의 흥행 공식과는 다른 새로운 성공 사례의 발굴 역시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사회적 혼란은 게임업계 역시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생활이 일상이 됐으며 이에따른 게임의 트렌드 변화에도 업계는 주목하게 됐다.

지난해 ‘어몽어스’ ‘폴가이즈’ 등의 파티 게임 열풍이 한 차례 휩쓸고 간 이후 올해 들어서는 ‘메타버스’의 대표격으로 꼽히는 로블록스의 폭발적인 성장세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게임업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는 평이다. 이 같은 예상치 못한 시대의 변화는 게임업계 안팎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시대 1년을 넘어서는 가운데 아직 우리 게임업체들은 이 같은 새로운 트렌드 측면에서의 선제적 대응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때문에 앞으로 우리 업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 완결성 갖춘 작품 늘어

게임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새로운 시대를 대변하는 ‘메타버스’에 합류하겠다는 업체들도 나타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웨이투빗과 바른손, 그리고 갈라랩은 협업을 통해 ‘프리프’와 ‘라펠즈’ 등 게임 판권(IP)을 활용한 블록체인 메타버스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웨이투빗은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사용 가능한 블록체인 대체불가토큰(NFT) 기술을 담당한다. 바른손은 메타버스 서비스의 배경이 되는 가상월드를 구현하며 서비스와 관련된 인프라 및 경제 시스템을 구축한다. 갈라랩은 게임 IP를 기반으로 메타버스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운영을 책임진다는 방침이다.

플레이댑도 NFT와 메타버스 융합기술 기반의 게임 ‘플레이댑 타운(가칭)을 개발 중이다. ’로블록스‘에 최적화된 캐주얼 장르 게임으로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유저 간 경쟁 모드를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늦어도 올해 6월께 론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타버스와 같은 급변하는 트렌드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기존 게임 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한 새로운 도전도 이어질 전망이다. 앞서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적 흥행세를 거두며 국산 게임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됐으나 이후 ‘배틀그라운드’에 비견되는 사례가 좀처럼 등장하지 않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커져가게 됐다.

때문에 당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국산 게임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점차 강화해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로운 도전 사례가 이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평이다.

온라인게임 시장에서는 신작이 줄어드는 것과 비례해 시장에서 새롭게 반향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는 님블뉴런의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이 입소문을 타고 급상승세를 보이며 새로운 흥행 사례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작품은 배틀로얄과 MOBA 요소가 결합된 게임성을 비롯해 다양한 캐릭터의 매력 등이 호응을 얻으며 유저들이 몰리게 됐다. 인터넷 방송을 진행하는 스트리머 등의 참여를 통한 대회도 열기를 더하기도 했다.

특히 스팀을 통한 앞서 해보기(얼리 액세스)로 서비스가 제공된 가운데 흥행세를 이어가게 된 것도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됐다. 글로벌 플랫폼에서의 수요를 확인함에 따라 앞으로의 저변 확대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것이다.

또 카카오게임즈가 님블뉴런의 모회사 넵튠에 1935억원 규모를 투자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것을 비롯,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향후 행보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이 아닌 PC 패키지 게임의 감성을 자극하는 시도 역시 늘어나고 있다. 네오위즈는 ‘스컬’을 비롯해 ‘플레비 퀘스트: 더 크루세이더즈’ ‘메탈유닛’ ‘사망여각’ 등을 스팀을 통해 출시하며 국산 PC 패키지 게임의 도전 사례를 이어가는 중이다. 최근 퍼블리싱을 체결한 ‘산나비’의 데모를 공개해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외에도 오션드라이브가 준비 중인 싱글 플레이의 전략 RPG ‘로스트 아이돌론’의 소식을 알리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도전이 성과를 거둔다면 완결성을 지향하는 작품들의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평이다.

# 스토리의 힘으로 승부
모바일게임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하며 업체들의 역량을 집중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것은 기존 온라인게임의 판권(IP)을 활용한 작품들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작품들 중 상당수 역시 팬층이 두터운 IP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때문에 게임업체들은 일찌감치 전 세계를 아우르는 IP에 주목하며 이를 확보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그러나 유력한 IP는 한정돼 있고 시장성과 사업 전개를 고려함에 따라 기존 IP의 한계가 빠르게 찾아오며 새로운 IP에 대한 요구도 늘어나게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업체들은 드라마, 영화 등에 이어 새롭게 급부상하는 웹소설 및 웹툰를 활용하는 시도를 이어가는 중이다. 단순히 시장에서 검증된 웹툰‧웹소설을 확보해 게임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IP 발굴하고 만들어가기 위한 토양 조성에도 나서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6년 엔씨코믹스를 통해 게임 IP 기반 웹툰 등을 선보였으며 이후 2018년 웹툰 및 웹소설 플랫폼 '버프툰'을 론칭했다.

컴투스는 스토리 공모전 ‘글로벌 게임문학상’을 개최하며 창작 인재 발굴과 지원에 나서고 있다. 또 자회사 데이세븐을 통해 스토리 게임 플랫폼 ‘스토리픽’을 선보이며 SF, 느와르, 추리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일진에게 찍혔을 때’ ‘새빛남고 학생회’ 등 데이세븐의 기존 인기작품뿐 아니라 ‘킹덤’ ‘하트시그널’ ‘스카이캐슬’ 등 유명 IP를 활용한 스토리게임들을 선보여왔다.

최근 카카오와 네이버가 일본, 미국 등에서 웹툰 및 웹소설 영역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업계 안팎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카카오가 일본의 픽코마에 이어 북미의 타파스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키다리스튜디오의 ‘델리툰’이 프랑스 시장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등 유럽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도 새로움 흐름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이 전년 대비 230% 증가하며 100억원대를 달성하는 등 K웹툰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키다리스튜디오가 웹툰 플랫폼 업체 레진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것도 게임업계와 연결이 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4년 레진엔터테인먼트에 50억원을 투자했는데, 키다리스튜디오가 레진엔터테인먼트를 편입하는 과정에서 키다리스튜디오의 보통주(지분율 5.04%)를 엔씨소프트에게 발행한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이 외에도 웹소설 플랫폼 업체 문피아, 웹소설‧웹툰 업체 재담미디어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이 같이 게임업계 대표업체인 엔씨소프트가 IP 발굴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적 성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조이시티도 웹툰 자회사 로드비웹툰을 설립하며 새로운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게임의 웹툰화뿐만 아니라 새롭게 발굴한 웹툰과 게임을 동시 선보이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는 ‘거울전쟁’ ‘붉은보석’ 등 자사 대표 시리즈를 웹소설로 새롭게 연재하기도 했다. 또 최근 이세계 서바이벌 배틀 소재의 ‘더 라스트 원 먼스’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하며 신작에 대한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용사는 진행중’을 통해 인디 게임의 성공 사례로 주목을 받은 버프스튜디오는 스토리게임을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선보인 ‘세븐데이즈’가 4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론칭한 ‘언더월드 오피스’도 약 5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 돌파 소식을 알린 바 있다.

또 지난 3월 ‘아르고의 선택’에 이어 최근 ‘히어로 아닙니다’를 출시하는 등 잇따라 신작을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특히 웹툰 및 콘텐츠 업체 워니프레임과 협업을 통해 작가와 함께 게임을 개발해 나가는 환경을 구축했다는 것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 1%의 바닥에서 시작
글로벌 시장에서 국산 게임이 좀처럼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영역으로는 콘솔 플랫폼이 꼽히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기존 플랫폼과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콘솔에서의 수요를 아우르는 시대에서의 경쟁이 불가피하는 시각도 적지 않은 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여전히 콘솔 게임이 인기를 끌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의 콘솔 게임 비중은 24.9%로 PC(17.6%) 및 아케이드(18.1%)보다 규모가 크다.

반면 콘솔 시장에서 국산 게임의 비중은 1%대에 불과한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 업체들이 성장해 나갈 여지가 크다는 평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플레이스테이션(PS)5 및 X박스 시리즈X‧S 등 최신 콘솔 기기 발매와 맞물려 콘솔 시장에 대한 관심도 다시금 고조되는 추세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이 X박스와 협업을 통해 국산 인디 게임을 퍼블리싱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는 점에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퍼블리싱의 첫 사례로 티노게임즈의 ‘네오버스’가 발매되기도 했다.

이후 액션스퀘어의 슈팅 액션 ‘앤빌’이 연내 콘솔 및 스팀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써니사이드업의 ‘숲 속의 작은 마녀’도 퍼블리싱 라인업 중 하나로 기대감을 더한다는 평이다.

PS5의 라인업 발표에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된 니오스트림의 ‘리틀 데빌 인사이드’도 7월 출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넷마블로부터 투자를 받은 업체로도 시장에서의 기대가 높은 편이다.

스위치 플랫폼에서의 국산 게임의 도전 사례도 이어진다. 이미 스팀을 통해 흥행성을 검증 받은 ‘스컬’이 올 여름 닌텐도 스위치 버전을 발매키로 했으며 스튜디오나인의 ‘아리아 크로니클’도 7월 스위치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HG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메탈릭 차일드’ 역시 올 여름 스팀과 더불어 스위치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RPG ‘붉은사막’이 PC와 더불어 콘솔을 통해 출시될 예정이라는 점에서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또 스마일게이트가 ‘크로스파이어X’를 시작으로 트리플A급 콘솔 타이틀을 내놓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이 같은 유력 업체들이 콘솔 게임 시장에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새로운 흐름을 만들지도 모른다는 평이다.

이 외에도 라인게임즈의 ‘베리드 스타즈’ 이후 행보와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등을 기대하는 이들도 적지 않은 편이다. 앞서 멀티플랫폼 게임 ‘그랑사가’를 흥행시킨 엔픽셀의 콘솔 플랫폼까지 아우르는 ‘크로노 오디세이’를 선보이겠다고 예고했으며 시프트업이 콘솔 진출에 중점을 두고 준비 중인 ‘프로젝트 이브’ 등 업체들의 도전 사례는 계속될 전망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