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다시 부는 게임 한류 (1) 프롤로그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시대의 가속화 전망이 제시된 것도 1년을 넘어서게 됐다. 전 세계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환경을 맞이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잇따르고 있다.

게임은 이 같은 변화를 대표하는 핵심 중 하나로 꼽히며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게임 시장의 격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글로벌 규모의 언택트 흐름을 따라가지 못한다면 격차는 더욱 급격하게 벌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빅마켓의 글로벌 공룡 업체들과 경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더욱 선제적인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게임업체들은 과거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세계 각지에서의 성공 사례를 탄생시키며 원조 한류의 주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으로 인해 앞으로 세계 각지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알 수 없는 일이다.

더게임스데일리는 이에 게임업체들의 해외 시장 진출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의 변화를 가늠해보는 연중기획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세계 각지의 성공 사례를 재조명하고 앞으로의 개척 가능성까지 진단할 예정이다. <편집자>

게임 업계는 국내외 치열한 경쟁 속에서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왔다. 국내에서의 큰 성공을 거둔 업체들도 있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가 큰 비중을 차지하며 이를 기반으로 업계가 성장세를 기록해왔다는 평이다.

그러나 상위 일부 업체들을 제외하고는 게임업계의 생존 위기를 버텨내기 어려운 빛과 그림자가 점차 짙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이미 글로벌 업체로서의 위상을 더해온 대규모 업체들뿐만 아니라 중소 업체들 역시 척박한 환경을 돌파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에 타진해왔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우리 업체들의 수출 비중을 크게 차지해왔다. 그러나 판호 발급 지연으로 인해 수출길이 막힌 상황이 계속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 전역에서의 새로운 전략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져왔다.

이에따라 북미‧유럽, 일본 등 빅마켓에서의 경쟁력 재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동남아시아 및 인도, 중남미 등의 권역별 특징을 파악하며 서둘러 새로운 가능성의 실마리를 찾아나가야 할 시기라는 평이다.

세계 시장에서의 한국 게임 시장 비중 비교.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백서'
세계 시장에서의 한국 게임 시장 비중 비교.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백서'

# 한국 게임 점유율 6.2%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전 세계 게임 시장에서 한국은 6.2%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중국, 일본, 영국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6위부터 10위 국가는 각각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스페인 순이다.

전 세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것은 충분히 자긍심을 갖고 위상을 높이 평가할 만한 수치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상황을 살펴보면 결코 여기서 안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업체들의 주요 수출 국가 및 권역으로는 중국이 40.6%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대만·홍콩 14.5%, 동남아 11.2%, 일본 10.3%, 북미 9.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은 판호 발급 지연으로 우리 업체들의 수출길이 막혀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다. 당장 수출 실적이 가장 큰 중국에서의 공백이 계속됨에 따라 우리 업체들의 위기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었다는 평이다.

또 한편으론 중국을 제외한 빅마켓에서의 영향력은 크게 떨어지는 실정을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전략을 재편하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게 됐다는 것이다.

'던전앤파이터'
'던전앤파이터'

# 모바일 전환 과도기 겪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게임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36억 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체 콘텐츠산업 수출의 72.4%를 차지하며 핵심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것이다.

지난해 비대면 환경으로의 급격한 전환 속에서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면서 게임은 비교적 견조한 수출 규모의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우리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개척은 온라인게임을 통한 성과가 큰 비중을 차지해왔다.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등이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조단위 매출을 올려왔다.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 웹젠의 ‘뮤’, 엠게임의 ‘열혈강호’ 등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로 국산 게임이 영향력을 발휘해왔다는 것이다.

중국뿐만 아니라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액토즈소프트의 ‘드래곤네스트’ 등도 일본이나 동남아시아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왔다. 신흥 시장으로 여겨진 남미에서도 제페토의 ‘포인트 블랭크’가 현지 최고 인기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세계 각지에서의 한국 게임의 개척 행보가 두각을 나타내왔다.

그러나 게임 시장의 규모가 커지며 양극화의 격차가 점차 벌어짐에 따라 수출의 탑을 쌓아올리는 사례 역시 점차 줄어들게 됐다는 평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모바일게임이 급격히 성장하며 새로운 흐름을 맞이하게 됨에 따라 이전까지 한국 업체들의 성공과는 접근법을 달리하게 됐다.

특히 기존 온라인게임에 투입된 비용이나 인력에 비하면 아주 적은 규모의 모바일게임이 폭발적인 인기와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는 시대가 오면서 우리 업체들은 과도기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는 평이다.

특히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이 한국 시장에서도 큰 인기를 끌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이 같은 신생 모바일게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원을 벌어들이면서 이전까지 우리가 쌓아온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퇴색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 업체들도 서둘러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들며 게임업계의 경쟁 양상 변화는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기존 온라인게임에 주력해 온 업체들이 모바일게임에 새롭게 투자하면서 투 트랙 전략을 펼쳤으며 또 한편으론 완전히 모바일게임 업체로 체질개선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가운데 선데이토즈, 데브시스터즈 등 신생 업체들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기존 온라인게임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성과를 추월하게 되는 등 업계의 판도는 뒤흔들리게 됐다.

그러나 이미 글로벌 업체들이 모바일게임을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다는 진단이다. 모바일게임으로 전환하는 시점, 시장 선점에 뒤처지면서 이에 따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 ‘배틀그라운드’ 등 저력 과시
모바일게임이 주류로 자리잡게 됐으나 시장은 여전히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또 이 과정에서 우리 업체들도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는 평이다. 이 외에도 온라인게임을 통해 쌓아온 저력을 발휘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이 점차 비중이 줄어드는 양상을 보여왔으나 우리 업체들의 새로운 성공 사례는 계속되고 있다. 앞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이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이례적인 성과를 거뒀으며 이를 바탕으로 콘솔 플랫폼까지 개척하며 향후 행보에 기대감을 더하고 있다.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적 흥행 돌풍을 불러일으키며 국산 게임의 저력을 보여줬다는 것도 희망적인 사례다. 출시 후 약 4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다.

주요 업체들의 대부분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도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해 해외 매출 1조 790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 대비 72%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펄어비스의 지난해 해외 매출 비중도 70%대를 기록했다. 또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가 지난해 누적 해외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는 것을 비춰보면, 우리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발휘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배틀그라운드’ 이후 이에 비견되는 작품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한편으론 일부 성공 사례를 제외한 대다수 업체들의 위기감은 더욱 심화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중소업체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는 평이다. 때문에 세계 각지의 상황을 살펴보고 곳곳의 흐름과 그 속에서 한국 업체들의 성과를 파악하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더욱 면밀히 살펴보며 재점검해야 할 시기라는 평이다.

[더게임스데일리 이주환 기자 ejohn@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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