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2020 총결산-증시]산업·경제적 가치 표출…엔씨 시총 20조 돌파 대기록

코로나19로 인한 산업 전반의 위축은 증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다수의 업체가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보였으나 오히려 게임은 수혜종목으로 꼽히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였다. 대다수의 게임주가 올해 첫 거래일 대비 가격을 올리는데 성공했고 일부 업체들은 수 백 퍼센트 이상의 두드러진 급등세도 연출했다. 

특히 국산 게임 판호 발급 재개는 게임주에 날개를 달아줬다는 평가다. 엔씨소프트 등은 시가총액 앞 자릿수 최고치를 갈아치우기도 하는 등 올해 게임주의 분위기는 최근 몇년 사이 그야말로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

지난 1월 2일 첫 거래를 시작한 2020년 주식시장이 마지막 거래까지 불과 3일 만을 남겨 놓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게임주는 연초대비 가격을 크게 높여놓은 상태다. 각 업체의 모멘텀도 충분히 작용했으나 증시 전반의 분위기 자체가 게임에 유리하게 흘러갔다. 연초부터 게임주는 기분 좋은 출발을 보이며 가격을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 게임주 투자자 관심 받으며 우상향

1월 게임주 중에서는 엔씨소프트가 특히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리니지2M’의 흥행이 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주가를 큰 폭으로 올렸다. 이를 통해 1월 2일 54만 1000원을 기록했던 이 회사 주가는 같은 달 31일 63만 6000원에 장을 마쳤다. 또한 NHN 역시 웹 보드 규제완화가 수혜 기대감이 커지며 순조로운 주가 상승 행보를 보였다.

1월부터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감이 존재하기도 했으나 당시에는 국내에서 큰 유행이 이뤄지지 않아 큰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

그러나 2월부터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우려가 차츰 커지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2월 초까지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던 게임주가 중순 이후 분위기가 악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엔씨소프트, 조이시티 등은 월 초 대비 가격을 높이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샀다.

이후 3월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코로나19 퍼지기 시작하며 증시 전반의 분위기가 악화됐다. 여기에 국제유가 급변 등의 이슈도 겹치며 게임주에서도 줄줄이 주가 하락세가 나타났다. 실제 대다수의 게임주가 3월 중 52주 최저가를 찍었다. 하지만 4월 다시 분위기 회복이 이뤄지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게임이 주식시장에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상단부터 엔씨소프트, 컴투스, 펄어비스. 각 업체에 따라 등락폭에 차이는 있으나 비슷한 주가 변동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상단부터 엔씨소프트, 컴투스, 펄어비스. 각 업체에 따라 등락폭에 차이는 있으나 비슷한 주가 변동 그래프를 보이고 있다. 

게임이 코로나19 수혜 종목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전역에서 사람들의 야외활동이 줄어드는 반면 게임이용시간은 급증했다. 이러한 게임 이용 증가는 자연스럽게 매출에도 영향을 미치며 호실적을 실현시켰다.

이후 하반기 들어서 미국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증시 분위기가 악화됐고 일부 종목도 이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대선 종료 해당 리스크가 해소되고 코로나19 백신이 가시화되며 증시의 분위기가 살아났다. 이러한 흐름에 게임주도 편승해 우상향의 모습을 보였다.

특히 12월들어 국산 게임에 대한 판호 발급이 재개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일종의 허가권이다. 지난 2017년 초 사드 갈등 이후 4년여간 발급이 중단됐다. 이러한 판호를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가 받은 것. 이를 통해 국내 게임산업 전반에 중국 진출 기대감이 반영됐고 이는 그대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강력한 모멘텀을 갖춘 업체들은 더욱 두드러진 주가 상승을 연출했다.

#연말 판호 이슈에 게임주 급등

실제 개별 게임주의 가격 흐름 역시 이와 부합하는 모습이다. 엔씨의 1월 2일 종가 54만 1000원을 기록했고 이후 3월 초까지 꾸준히 가격을 높였다. 그러나 3월 중순이 주가가 급락하며 50만 4000원까지 떨어졌다. 4월부터는 다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해 7월 99만 700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가격조정이 이뤄졌으나 80만원대에는 확실히 안착해 있는 상황이다.

넷마블은 1월 2일 종가로 9만 300원을 기록해 상반기 중에는 비교적 잠잠한 흐름을 보였다. 3월 8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이후 하반기 들어 주가가 급등했다. 이를 통해 9월 장 중 20만 45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해당 주가의 경우 자체적인 이슈보다는 당시 상장을 준비 중이던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지분 보유 이슈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해당 모멘텀이 해소된 후 가격이 다소 떨어졌으나 10만원대 이상에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 중이다.

중소업체 중에선 조이시티, 넵튠이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조이시티는 올해 꾸준한 우상향의 모습을 보였다. 다른 게임업체들과 마찬가지고 3월 중 저점을 기록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가격을 높이며 3만원대까지 가격을 높였다. 1월 2일 이 회사의 종가는 8180원이었다.

넵튠은 1월 2일 6790원에서 12월 4일 장 중 4만 3200원을 기록했다. 자회사의 님블뉴런의 신작 ‘영원회귀: 블랙서바이벌’이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대다수의 업체가 3월 저점 기록, 4월 이후 회복세, 10월께 가격조정, 12월들어 주가 대폭 상승 등의 모습을 보였다.

# 코스닥 새 얼굴 카카오게임즈도 안착

게임주에 대한 관심은 카카오게임즈의 사례에서 잘 드러난다 할 수 있다. 9월 상장한 이 회사는 앞서부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며 증권가의 비상환 관심을 샀다. 이후 수요예측 경쟁률로 약 1479대 1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후 공모청약에선 1524.85대 1이라는 경쟁률과 청약 증거금 58조 5543억원을 모았다. 국내외 및 온라인과 모바일을 아우르는 탄탄한 라인업, 코로나19대 시대 부각된 게임주, 상장에 나서는 카카오의 첫 계열사라는 점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외 주가가 급등함에 따라 시가총액 20조, 30조 등의 대기록도 나타났다. 일본에 상장한 넥슨이 5월 중순 국내 게임업체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20조원을 돌파했다. 이후 6월에는 엔씨소프트가 국내에서 시총 20조원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넥슨은 이후 더욱 가격을 높였다. 탄탄한 라인업, 닛케이 225 편입 등이 영향을 미치며 12월 17일 시총 30조원을 달성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게임주 변동과 관련해 코로나19 이후 부각된 게임의 산업적·경제적 가치가 주가와 시총 등 구체적인 가격 지표로 표출된 것으로 분석했다.

[더게임스데일리 강인석 기자 kang12@tg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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